오랜 장마끝에 찾아온,
비가 그쳤다고 생각된 하루.
그러나 육감만 믿고 의지하며 나선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여
계획에 없던 다른 코스로 오릅니다.
검은 구름과 흰 구름이 서로 엇갈리면서 앞다퉈 흘러가는데,
시가지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불암산과 수락산이 코앞으로 다가와 보입니다.
강풍이 거세게 불면서 시커먼 먹구름을 몰고오니 또 비가 쏟아질까
아니 벼락이라도 내려칠까 간이 쪼그라드네요^^*
삼각산과 도봉산도 그림자에 휩싸여있고
왼편 원효봉만이 밝은 햇살에 빛나고 있지요~
서울 시내 중심가가 내려다 뵈는 곳~
시내는 구름이 잔뜩 끼어 곧 비라도 내릴 듯하지만 한강 건너 관악산 방면엔
햇빛이 내려쬡니다.
뒤돌아 보니 어느 새 삼각산도 맑갛게 씻긴 얼굴로 환히 웃고 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내려다보고 있는 사이
마침 지나가는 소나기의 형체를 발견하였지요.
사진 오른편, 뿌옇게 흐려있는 부분이 바로 비가 내리는 곳입니다.
다시 새파란 하늘 사이로 강렬한 팔월의 태양이 내리쬡니다.
눈을 뜰 수 없으리 만큼 시린 코발트빛의 하늘과 뭉개구름~
이제 비 걱정은 안해도 될 듯 싶네요.
비봉을 잡아당겨 찍은 그 위로는 한 덩이 먹구름이 또 다시 몰려오고
사모바위 위로는 파랑하늘을 캔버스 삼아 흰 구름과 검은 구름의 향연이 한창...
비봉 바로 앞으로 다가서니 어느 새 먹구름은 지나간 뒤~
즐겨찾는 아주 작은 계곡으로 내려옵니다~
오솔길마저 어제 내린 빗물에 개울로 변해버려 신발을 다 적셨지만
요렇게 예쁜 자리를 오래두고 간직하며 찾아가는 산행의 묘미는
그 어느 것과도 비할 바 없이 상쾌합니다^^*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웃통을 벗고 목물도 하고 땀을 식혀봅니다.
아침에 입산할 땐 비때문에 노심초사했으나
이렇게 맑고 청량한 기운을 몸과 마음속 깊이 맞으며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변화무쌍했던 하늘과 구름의 그림솜씨를 감상하면서 아주 어렸을 적 부른 동요도 나지막히 불러봅니다.
구름이 구름이 하늘에다
그림을 그림을 그립니다
노루도 그려놓고 토끼도 그려놓고
동생하고 나하고 풀밭에 앉아
떠오르는 구름을 바라봅니다
바라봅니다♪~
*** 들으시는 곡은 Bert Kaempfert가 연주한 That happy fee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