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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대향로와의 귀한 만남

| 조회수 : 1,063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6-11-25 10:20:46


   지난 번 부여에 갔을 때 정림사지와의 인연으로 인해서

다른 가고 싶은 곳 부여 박물관과 부소산성을 못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한 달 후인 어제 다시 부여에 갔지요.

보람이가 원서를 다 쓴 후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는데 최종집계로 15대 1이라고 하니

와 소리가 절로 납니다.

발표가 12월 16일이라고 하니 그 때까지는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지도 모르겠구나 싶다가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으니 그저

평소처럼 살면서 기다리고 있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꾸었지요.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 길이 되었습니다.

대전 혹은 충청남도와는 전혀 인연이 없이 살다가
'
지난 한 해동안 여러 번 이 길을 오고 갔습니다.

if there is no wind,row.

이런 짤막한 경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대전가는 길에 갑자기 그런 말이 생각나는 것은

특별한 인연에 대한 헌사였을까요?

수산나님의 행복다방에서 알게 된 하늬바람님이

오늘 함께 하기로 하고

부여에 가서는 지난 번 정림사지에서 만난 시인과

부소산성에 함께 가기로 해서

이번에는 일행이 네 명이 된 셈이라 어떤 여행이 될까

궁금합니다.

대전에 도착하니 열한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하늬바람님과 접선하듯이 만나서

그 다음 클레어님 차가 기다리는 곳으로 찾아갔지요.

서로 인사를 한 다음

부여까지 가는 길

두 사람이 먼저 수인사를 하고 한 달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부여네요.

국립 부여 박물관에 차를 대고

일단 우리들의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조금 놀라는 목소리네요.

다른 학예사하고 함께 보려고 약속한 것 아니냐고요.

무슨 다른 학예사요?

저는 시인이 일상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살고

시인으로서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사는 줄 알았는데요.

사연인즉 알고 보니

제게 쪽지를 보내신 분은

정림사지 박물관에서 일하시는 다른 분이고

(지난 번 쓴 글을 읽고 연락을 하신 모양인데

저는 당연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시인은 이번 여행에서는 그 분과 우리들이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었다고요.

그래요?

그건 아니라고 저는 같은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니

흔쾌히 부여박물관으로 오시겠다고 합니다.

클레어님이 김밥을 준비해오셔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일단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여행중에 이렇게 미리 점심을 간단하게 준비해주시는 것이

여행의 일정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는지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이는 부분입니다.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한 다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보니 다른 박물관에 비해서

이곳에서 나오고 있는 어르신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반가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물론

금동대향로와의 만남입니다.

지난 번에 미리 백제를 다시 본다라는 책을 통해서

금동대향로에 대한 공부를 했고

오래 전에는 무심코 보았던 이 유물의 가치에 대해서

새로 눈뜨고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그래도 덥썩 그 유물을 먼저 보러 들어갈 수는 없었고

밖에 그려진 백호도부터 시작하여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면서 이 나들이가 아주 특별한

시간이 되리란 것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백호도의 선이

당나라에서 수입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나서

그것을 넘어선 백제만의 선으로 승화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즘 읽고 있는 일본문화에 관한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납니다.

일본에서는 견수사,견당사를 파견하여

선진문화를 받아들이고 나서 그것을 모방하는 단계를 지나자

고유의 선이 나오는 시기에 관한 것이지요.

누구에게나 그런 모방의 시절이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선 독자적인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없는가가

한 개인,한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지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송곡리유적지의 유물부터 시작하여

정말 열정적인 해설을 들으면서

그녀에겐 백제의 혼이 쓰인 것이 아닐까

공연히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유물은 참 훌륭했고

그 동안 다닌 박물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여러 점의

유물을 볼 수 있어서 안복을 톡톡히 누린 하루였습니다.



이 문양은 부처님 광배를 탁본해놓은 곳앞에서

문양이 신기하여 그림그림때 참고하고 싶어서 찍은 것이지요.

새롭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은 오래 전에 선조들이 생각해놓은 것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닐까 해아래 진짜 새로운 것은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요.

역사소설속에서 만난 사택지적이란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가 정계에서 은퇴하고 절을 지으면서 썼다는 문장이

마음을 울려서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뜻밖의 만남은 항상 여행을 더 풍요롭게 하는

자극제가 되는군요.

그 다음에 한 나한상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를 뜨기가 어렵게 만든 얼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아마 다시 부여에 가고 싶게 만드는 얼굴

오래 기억속으로 침잠하여 불쑥 다시 고개를 내밀

얼굴이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부여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금동대향료였습니다.

복사해서 보는 도판이란 얼마나 실제를 반영하기 어려운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한 날

그 주위를 돌고 또 돌았습니다.

여섯 번 혹은 일곱 번

이리 저리 돌면서 향로를 보고 있는데

문득 이 인연이 기이하게 느껴집니다.

분명 오래 전에 본 향로인데 그 때는 무슨 마음으로 본

것이었을까

이렇게 강렬하게 인상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힘에 전율한 시간이기도 했지요.

다 보고 전시실을 나오니

백제의 공방이란 이름의 특별전이 있네요.



철괴와 철정,그리고 도가니를 본 것이 가장

인상적인 일이었습니다.

아서 밀러의 작품에 the crucible이란 것이 있고

그 작품으로 석사논문을 썼었는데도

저는 크루서블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저 비유적인 뜻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백제의 공방에서는 아이들에게 기와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느라

이렇게 전시를 했습니다.

덕분에 암기와 숫기와,암막새 수막새에 대해서도

말로만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었지요.

4,5세기에 벌써 송풍관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사람의 지혜란 사람살이에서의 곤란을 해결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이겠지요?

박물관에 가는 일은 결국 어떻게 살아왔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지는

훌륭한 살아있는 교육장을 찾아가는 과정이로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든 날이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치미를 찍은 사진입니다.

치미를 보면 그 건물의 규모를 대강 짐작할 수 있겠더군요.

공방을 둘러보다보니 서동요란 소설에서 만난

무왕의 젊은 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가 연마하던 기술이 절로 나온 것이 아니었네 하는 것

그런 감상이 절로 떠올랐지요.



밖으로 나오니 뮤지움 샵이 다른 때보다 더 눈길을 끄네요.



옛 백제는 사라졌어도 계백의 혼과

이 금동대향로로 그 존재는 영원한 것이 되었구나

그래서 문화의 힘이 중요한 것이로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 날이기도 했지요.



와당무늬를 이용한 이런 티셔츠와 가방을 보고 있으니

어린 아이가 있다면 사다 주고 싶은 기념품이란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한 방 눌러서 찍어보게 되었지요.



그 곳을 둘러본 다음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음 행선지인 무량사가 가기 전

박물관 경내를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었지요.



백제를 만나러 왔다가 만난 고려 석불입니다.







석탑의 윗부분을 보수한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을까

혼자서 생각해보게 되네요.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하늬바람님이

우리들의 시인을 만난 것은 그녀에게 큰 자극이 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정림사지에서 클레어님과 제가 그저 묵묵히

구경만 했더라면 이런 인연이 생기지 않았겠지요?

그 때 배흘림기둥과 앤타시스 양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소리에 끌려서 그녀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고 그렇게 시작한 인연이

이번 부여행에서는 더 꽃이 피어서 조금 더 깊어진

해설을 만나고 부여박물관에서의 충만한 시간이

부소산성으로 가는 길을 막았으니

다음 번에 다시 부여로 가야 할 것 같은 행복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연두
    '06.11.25 11:06 AM

    어쩌면 이렇게 부지런하게 사시는지.....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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