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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카메라에 잡힌 하루

| 조회수 : 1,332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6-10-26 01:03:17

  수요일은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상당히 분주한 날입니다.

그래도 오전 어른들과 함께 하는 수업과 오후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 사이에 약 한 시간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집안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오시는 날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오셨더군요.

호수공원을 한바퀴 돌고 오니 좋다고 하시면서요

그것은 좋지만 제가 원래 계획했던 15분의 낮잠은

어쩐지 민망해서 그냥 일어섰습니다.

잠자는 대신 걸어서 도서관까지 가면서 풍경이나 꽃을

담아볼까 싶어서요

아직도 피어 있는 장미를 담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10개월

오늘 사진을 올려서 검토하면서 바라보다 보니

아,같은 장미라도 가능하면 자리를 달리 해서 찍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네

예전같으면 그 자리에 서서 그저 조금 비켜서 눌러보곤 했었는데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장미를 찍고 후곡 16단지 아파트를 돌아서 도서관으로 걸어가는

길목에서 만난 출입금지 표지판인데요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바로 이 곳을 찍은 적이 있어요

제 마음속의 출입금지,이것은 철망이 둘러쳐진 것이 아니라해도

오히려 더 굳건하게 나를 속박하는 힘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어서 어떻게 하면 철망을 소리없이 거두어들이면서 살

것인가 조금 거창하게 의미부여하면서 찍은 것이지요.

그런데 마침 오늘도 그 글자에 눈길이 가면서 다시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아마 어제 화실에 가서의 변화에 마음이 움직여서 찍은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시작한 지  3개월에 접어드는 그림그리기

어제 처음으로 선생님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선과 색을 쓰는 일에서 많이 과감해진 흔적이 느껴진다고요

늘 무엇이라고 코멘트를 할까 난감했을 선생님이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해주시기 전에도

미리 제 자신에게도 그런 느낌이 왔었습니다.

뭔가 더 대담하게 마음속의 갈등이 덜 한 상태에서

선을 그리고 색을 쓰는 것의 자유로움이라고 할까요?

갈 때마다 갈등하던 날에서 조금 벗어나니 기분이 좋아서

집에 와서 찍어 온 사진을 정리하면서

캔버스는 진화중이란 거창한 제목을 달아서 올리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비교하면서 보고 싶어서요.

그러고 보니 올해는 참 여러가지로 제 마음속의

철망을 완전히 잘라내진 못했다 해도

철망의 존재가 희미해지고 있었다는 것

그것도 의식적으로가 아니라 어느새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참 소중한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수요일 오전에 함께 읽던 how to think like L.D.V가

오늘로 다 끝나고 새로 받은 책이 SELF MASTERS인데요

책장을 들추어보다가 재미있어서 계속 한 chapter를

다 읽었지요.

그 과정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구절도 한 번 찍어보았지요.



료마 소속의 도사한에서는

(소설속의 이야기로 들어가서)

조시와 고시 이렇게 두 부류의 사무라이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서군편을 든 가문이 몰락하고

동군편을 든 가문이 등장하여 그들이 조시가 되고

몰락한 가문의 사무라이들은 고시가 되는데

그 신분의 차이가 무시무시하더군요.

300년을 이어온 전통이 발전적으로 뻗지 못하고

뒤틀린 봉건제가 되었을 때 두 계급사이의 골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합니다.물론 미움을 조장하는 기제로요

그래서 조시와 고시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고

살인이 일어나지요.

동생이 죽은 사실을 알고 복수를 한 다음

할복하게 되는 사람,그를 위해서 결국 그의 죽음을 돕게 되는

두 사무라이

여기서 바쿠후를 무너뜨리고

존왕양이의 싹이 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시바 료타로는 쓰고 있더군요.

역사적인 장면이라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그리곤 일본의 무사도

지난 번에 사 놓은 책을 마저 읽었는데요

그 책에서는 귀한 도판이 많아서 눈도 즐거웠습니다.



도다이지의 종에 새겨진 부처님 상이라고 하네요.




이 그림은 에도 시대의 학교 안을 그린 것이라고요

아마 이 학교에서는 난학을 가르치지 않았을까요?

하루 중에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주절주절 수다를 떨고 나니

다시 소설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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