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본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교토 박물관에 갔을 때 특별전으로 료마에 관한
전시회를 하고 있더군요.
료마가 누구지?
화가나 조각가도 아닌 모양인데 무슨 특별전을 하나
궁금하여 일본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오다 노부나가,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
후쿠자와 유키치와 더불어 일본인이 아주 존경하는
위인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처음 만난 이름이 사카모토 료마입니다.
물론 그 날은 기행으로 간 여행이라
호기심으로 그 곳까지 들어갈 형편이 아니어서
이름만으로 기억에 저장하고 한국에 돌아왔지요.
그리곤 사카모토 료마를 다룬 소설을 만나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신의 물방울을 읽고 나서 대여점에 반납하러 갔다가
그의 이야기를 7권짜리 만화로 만든 것을 읽고는 다시
불이 붙어 일요일 마두 도서관에 가는 보람이에게
그 책이 도서관에 있으면 대출을 해오라고 부탁을 했더니
세 권을 빌려왔네요.
10권의 대하소설속으로 들어갈 형편이 아닌 시기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시키는 것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읽으려고 사 둔 스키피오의 꿈을 한켠으로 밀어두고
일요일부터 도쿠가와 막부 말기의 일본으로 들어가서
살고 있습니다.

도사,사쓰마,조슈,에도 ,교토
눈익은 지명들이 나오고 당시 300년동안 쇄국을 하던 시대에
갑자기 나타난 구로후네 (페리제독의 미국배) 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실감이 그려지는 속에서 책을 읽다보니
오늘 아침 문득 일본미술이 보고 싶어집니다.
어린 시절 코흘리개,오줌싸개
더구나 다니던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으니
더 이상 보내지 말라는 선고를 받았던 사카모토 료마
그러나 가족중 특히 누나는 그 아이가 커서 뭔가
다른 인물이 되리라 믿고 그를 돌봅니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으로 헌신적으로 돌보는 누나
그는 언뜻보면 바보처럼 보이는 인물이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감성과 지혜로 당대 기량이 뛰어난 검객이
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자신은 머리가 나쁘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알겠지만 자신이 어떻게 대응할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인데요
빠르면 열흘,느리면 한 이주일 동안은 꼼짝없이
1860년대부터 메이지 유신의 성공시기까지의 시기속에서
살면서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네요.


평소엔 일부러 시간내어 일본미술을 찾아보게 되진 않게
되더군요.그러나 소설을 읽거나 일본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미술이 궁금해집니다
이것은 단지 일본의 경우에 한한 것은 아니고요
나라마다 제가 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그것도 구상적인 세계인 것을 보면
역시 문화가 갖는 힘이 참 크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아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