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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pina

| 조회수 : 1,16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3-19 14:22:57

 

 

 

오늘 아침 불어 모임에 온 마리포사님이 내민 한 장의 음반에는 춤추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음반의 제목은 pina 지금은 고인이 된 그녀의 춤에 동반되는 음악을 모은 음반인 모양이고요

 

그 아래에는

 

tanzt, tanzt

 

sonst sind wir verloren이란 말이 씌여져 잇네요.

 

춤추라, 춤추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길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독일어로 적어 놓은 글씨의 내용을 이해한 것이 기쁘긴 했지만

 

춤추지 않으면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경지에 도달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모르는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수업중에 다루는 내용이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표현이 )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사전과

 

네이버 사전의 도움으로 맡은 부분은 어찌 어찌 따라가는 정도로 수업을 함께 하고 있지만 혼자서라면 불가능할 미션을

 

하께 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감사하다고 마음 깊숙히 느끼는 시간입니다.

 

수업을 마치고는 함께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의 불어판 책을 검토했습니다 .읽을 수 있겠는가 하고요

 

그런데 아무리 해도 번역자의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곰브리치가 불어판을 스스로 썼다는 말이 되는데 그는 영어판에 이어서

 

불어판의 내용을 쓸 정도로 불어를 했단 말인가 놀라기도 하고, 그렇다면 아무래도 너무 어려워서 손을 못 댈 정도는 아니겠구나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너무 두꺼워서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인데 앞으로 10년은 함께 공부하지 않을까 그러니

 

그냥 해보는 것은 어떤가 하는 의견도 나왔고요.

 

발제를 맡으면 내용이외에도 꼼꼼하게 주변 자료를 찾아오는 마리포사님, 그녀의 그런 성격때문에 분량을 많이 맡지 않으려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주워듣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내용을 보충하게 됩니다. 발제도 번역도 그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집에 와서 음반을 듣고 있습니다.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라고 해도 노래가 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마치 다른 세상속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기분이 드는군요. 밤에 불을 다 끄고 마루에 누워서 듣는 기분은 어떤가 상상을 하게 되기도 하고

 

음악에 젖으면 둔한 몸이라도 춤을 추고 싶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그녀가 독일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뒤

 

독일어를 모르지만 반가운 이름에 끌려서 구해 왔다는 귀한 음반이 제게까지 차례가 온 것인데요, 이번 4월에 문화재 공부를 함께

 

하는 멤버들과 터키 여행을 떠나는 이 미원씨는 (그녀는 우리 불어 모임의 리더랍니다.) 어떤 음반을 들고 오게 될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음악을 듣다보니 춤을 출 수는 없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 일어섭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운동하러 일찍 나가라는 몸의 신호가

 

오는 듯해서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림열공
    '12.3.19 2:46 PM

    저는 피나의 한국 공연을 대부분 챙겨 보았어요.
    영화 '그녀에게' 속 작품이 하도 인상 깊어서 어떤 분의 작품인지 알아보고 이후 한국 공연을 열심히 갔어요.
    한번은 공연 직전에 엘리베이터에서 딱 맞닥뜨렸어요.
    제가 아는 유일한 독일어로 인사를 하였더니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화답하시더군요.
    무대위에서는 참 커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자그마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현대 무용계의 진정한 거인이세요.
    몇 작품은 수십년전에 안무한 것이어도
    내용이 워낙 인간 본성과 삶의 본래 얼굴을 다뤄서인지
    시간의 흐름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카페 뮐러'는 생각 할 수록, 그 작품 자체가 한 권의 철학책과 맞먹는 내용인데
    그걸 그리도 표현 해 낸다는 것, 경이롭죠.
    '봄의 제전'은 그야말로 최고 이구요.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나 아쉬운 거장입니다.
    그 분을 기리는 영상물을 빔 벤더스가 만들었다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상영 되지 않은 듯 해요.
    관련 소식을 계속 기다리는 중이거든요.
    전에는 LG 아트센터 홈피에서 한국에서 그녀가 진행했던 '러프컷' 프로젝트의 과정을 일부 볼 수 있었는데
    그 자료가 그 사이트에 아직도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악들도 좋지만, 모든 작품의 전 장면이 다 굉장합니다.
    지금 말씀 하신 '피나'는 음반인가요?
    DVD라면, 부럽네요.
    저는 아직 없거든요.

  • 2. intotheself
    '12.3.21 12:51 AM

    pina는 음반인데요

    마침 6월에 독일에 가는 분이 있어서 dvd 부탁해보려고 합니다.

    그녀가 구해오면 연락드릴께요.

    이왕이면 정말 그녀의 춤을 이해하는 사람이 함께 보면 의미가 더 깊을 테니까요

    그런데 러프 컷 프로젝트도 역시 dvd로 출시된 것인가요?

    talk to her에서 처음 본 피나 바우쉬, 제게도 잊기 어려운 장면이었답니다.

  • 3. 살림열공
    '12.3.21 11:17 AM

    러프컷은 그녀가 한국의 도시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무대화한 작품입니다.
    LG아트센터와 함께 만들어서 공연 했구요.
    그녀가 본 한국은 개구지면서도 참으로 처연한 나라더군요.
    공연으로 보긴 했는데 DVD로까지 출신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인투님이 정말 정말 좋아할만한 DVD를 추천하자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프랑스 궁정무용교본DVD가 있습니다.
    그 나라의 궁정무용 전문가들이 궁정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직접 옛춤을 순서대로 가르쳐 주고 소개하는 내용인데
    자세한 해설도 (아름다운 불어로) 입혀져 있어요.
    일단 춤이 무아지경으로 아름다고요
    춤곡들, 즉 음악이 17세기 무렵 고음악입니다.
    들어 보시면 거진 아시는 음악일 거예요.
    고음악 연주자들은 이 DVD 속 음악 때문에 구입하더라구요.
    아쉽게도 저는 아직 손에 못 넣었습니다. 구입의 기회를 노리고는 있습니다만.

  • intotheself
    '12.3.22 11:11 PM

    아름다운 불어로라니, 마음이 당기지만 정작 말을 알아듣는 일은 요원합니다

    그래도 역시 춤이 무아지경으로 아름답고 음악도 좋다고 하니 이름을 기억해놓았답니다.

    이것도 구하게 되면 역시 살림열공님과 더불어 보고 싶은데 공수표가 될지 진짜 구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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