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 화요일에 만나기로 한 일본 문화사 첫 수업, 아무래도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나름대로 준비를 조금 더 했습니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아틀라스 일본사와 우리가 함께 읽기로 한 교재 일본문화사
그리고 예전부터 곁에 두고 연표가 궁금할 때 찾아보고 있는 일본사 연표, 이렇게 세 권을 놓고 교재를 읽은 다음
다른 책에서 그 시기에 쓴 내용을 읽어보고 메모할 것을 적다보니 마치 발제하는 학생이 된 기분이 들어서 그리운 기분이더라고요.
지금은 여행중이라 참석을 못 한 정재희씨가 합치면 10명이 함께 하는 상당한 규모의 클래스가 된 셈인데
첫 날이라 각자 소개를 마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수업이 시작되었지요.
2007년 첫 날부터 시작한 일본 드라마와의 인연, 덕분에 NHK에서 한 역사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었고 그 나라에서도
역시 고대사 스페셜이 방영되었기 때문에 일본사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빙하기가 끝나고 대륙에 붙어 있던 일본이 열도로 따로 떨어져 나간 다음 구석기 시대는 말그대로 석기만 있고 무토기 시대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나서 시작된 조몬시대, 기원전 만년에서 기원전 300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변화를 겪는다고 하는데요
토기가 만들어진 것, 그런데 이 시기에 다른 지역과는 달리 농사가 정식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데 토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책을 찾아서 읽다보니 불꽃 토기를 언젠가 오사카 박물관에서 보면서 신기해하던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처음에는 코일링 기법으로 토기를 만들고 나중에 코일링 자국을 없애면서 매끈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몬시대란 이름은 미국인 고고학자가 새끼를 꼰 것같은 느낌의 토기를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하네요.
조몬시대에는 생산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아무래도 잉여생산물의 축적이 없었겠지요? 그래서 무계급사회였다면
야요이 시대는 ( 이 이름은 도쿄의 야요이란 곳에서 발견한 토기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 수경재배하는 농사로
경작을 위해서 노동집약이 필요한 시대였고 청동기와 철기가 동시에 수용된 시대라는 점이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점이라고 합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이렇게 연대순으로 배우게 되는 세계 각국의 역사가 어떤 점에서는 비슷하고 어떤 점에서는 조금씩
다른 것이 공부의 매력이 되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미술사적으로 보면 이 시기의 토기가 바로 일본 미술의 원점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눈이 갔습니다. 조금 더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긴 느낌이 들었지요.
땅을 판 수혈식 주거, 굴장이라고 해서 매장을 하는 경우 사체를 구부려서 하는 방식, 발치의 풍습 이런 것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사진 자료를 보고 있으니 역시 역사 공부에서는 사진자료가 갖는 힘이 있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고요.
이 시기에 이어 히미코와 야마타이 왕국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조몬과 야요이 시기는 주로 유물에 의존한다면 야마타이 왕국의 기록은
수서 위지 동이전에 나온 기사가 주요한 참고사항이 되고 있더군요. 기록하는 힘, 여기서 중국의 사서가 일본, 한반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기록의 근원이 되고 있지만 문제는 그들이 주변 나라를 오랑캐라는 인식에서 자신들이 외부자로서 본 것들을 기술한 것이니 그것을 보완할
유물이 나오지 않으면 얼마나 실제와 부합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겠지요?
이 기록을 읽으면서 이 시기에 한반도에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위서 동이전에서는 어떤 기록을 하고 있는가 오래 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히미코는 말하자면 샤머니즘에서의 여성 샤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샤먼들은 빙의 상태에서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존재로
기능을 했다고 합니다. 마침 민속박물관에서 샤먼의 의식에 사용된 동북아시아의 유물전이 열린다고 해서 관심이 가네요.
이 시기와 일본의 신화가 연결이 되어서 한참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니니기에게 지상에 내려가 번성하라고 하면서 태양의 여신이
내려보낸 삼종 신기중에서 거울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거울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이세신궁이고 그로 인해 이세신궁이
일본의 신도의 역사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 이 신궁이 세워진 이후 20년마다 새로 지어지는 장소라는 것
그래서 일본의 건축이 다른 나라의 건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렇게 서로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고 있자니
역시 관심사가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왜 중요한지 고개 끄덕이게 된 수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야마타이에 이어서 야마토 왕국, 고분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4,5,6세기 시기마다 다른 형태의 무덤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상당히 소박한 형태의 무덤이, 그 다음에 중기에 이런 거대한 고분이 만들어지고 다음 세기에는 6세기 초반에 들어온
불교의 영향인지 화장을 해서 고분의 규모가 갑자기 줄어들었다고 하니 무덤 양식이 종교와 맺는 관계에 주목하게 되었지요.
고분에서 나온 하니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이것 역시 일본인의 미의식과 연결되고 마지막으로는 다도 문화와의 연결을
읽게 되었는데요 디자인에서 현대를 먼저 접한 지혜나무님은 고대사를 읽다가 아하 그래서 하면서 무인양품이 만들어내는 디자인과
고대의 연결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 덕분에 제겐 새로운 눈을 갖게 된 시간이 되기도 했네요.
컴퓨터 앞에 읽고 메모한 자료가 없어서 우선 생각나는대로 정리를 했습니다.
함께 한 멤버들이 기억을 되살려 자료를 만들어보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한 것이니 뒤이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해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