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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모마- 칸딘스키에서 마티스까지

| 조회수 : 1,26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1-31 01:17:48

 

 

제목을 쓰고 나니 아니 마티스에서 칸딘스키가 맞는 표현 아닐까?

 

그림을 많이 본다면서 시대를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그런데 이 제목은 사진기에 들어가 있는 그림 순으로 적어본 것이랍니다.

 

2일, 여행에서 돌아와서 아직도 26일 모마에서 본 그림을 놓고 뒤적이고 있는 중인데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 시작되고 있어서

 

마음속으로 흠칫 놀라는 중입니다. 어디로 시간이 흘러가 버린 것일까 유난히 올해는 더 빠르게 느끼는 것은 왜 그럴까?

 

어제 일인데요 함께 공부하는 노다윤이 말을 하더군요. 선생님 요즘 바이올린 연습 소홀히 하시는 것 아닌가요?

 

그래, 어떻게 알았니? 그렇지 않아도 스즈키 2권의 마지막 곡이 어려워서 이상하게 연습을 덜 하고 있던 중이라서 마음이

 

찜찜하던 참인데 기습을 받은 기분이었답니다.

 

그런데 밤에 통화할 일이 있어서 지혜나무님과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데 선생님, 바이올린이랑 운동도 덜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아하 여기서도 한 방 하고 갑자기 마음에 빨간 불이 확 켜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에서 연습하기 싫으면 어떻게 하는가 질문을 한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흥미가 생겨서 클릭해보니 답장 중의 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단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어보라고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든 연습을 하게 된다는 의미겠지요?

 

그 말이 마음에 확 와 닿아서 저도 당장 시도해보았더니 언제 그랬는가 싶게 다시 연습이 가능하더라고요.

 

그러니 귀가 얇은 것이 늘 화근이기만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혼자 슬며시 웃음이 나오네요.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 한 두 가지를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갈 것인가, 지금처럼 관심이 생기는 것에 마음을 열고,이전부터 하던

 

것도 계속 해나가는 방식을 취할 것인가, 무자르듯 단 칼에 정하기 어려운 것은 마음이 한 번 움직이면 그곳으로 향하는 마음이 진정이

 

되어서 평상심을 유지할 때까지는 계속 쑤석이는 마음을 누르기가 어렵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서 요즘 건축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다보니 책이 책을 부르는 격이더라고요. 한 책에서 만난 사람이 혹은 책이 다른 것을 저절로 불러들이는

 

그것을 안다고 밥이 나오는가 떡이 나오는가

 

몰라도 살 수 있는 것을 왜 그렇게 애써서 알고자 하는가 질문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모르고도 별 지장없이 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대상이 생긴다는 것은

 

사실은 상당히 축복받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일상이 그 날이 그 날같아서 괴롭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이 살아 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마주침으로 인해서

 

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바이올린 케이스를 일단 열어보라는 충고에 마음이 움직이고 나서, 우리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글을 통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모마에서 만난 이 방, 마티스가 여러 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예상외로 작품이 많았고 간간히 놓인 조각까지

 

눈이 호강한 날이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누군가가 마티스의 새로운 그림과 조각에 눈 뜨고, 그로 인해 화집을 뒤적이거나 마티스에 관한 책 한 권으로

 

그림과의 만남을 시작하는 꿈을 꾸게 되는 것 역시, 바이올린 케이스를 일단 열고 보게 된 제 변화에서 촉발된

 

새로운 파동이라고 할까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2.2.1 8:50 AM

    여기는 새벽 1시 50분인데요,. 12시경에 자려고 누웠다가 가야가 놀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애 재우는데
    시간+노력을 소비하고 났더니 제 잠이 다 달아나 버렸어요.


    이 글을 읽고 나니 저도 열어봐야할 뚜껑이 수십 개는 족히 되는 것 같아요.

    아기가 자면,
    아기가 돌만 지나면,
    우리가 자리를 좀 잡으면,
    내가 몸이 좀 나아지면...

    등등 수많은 구실로 미뤄온 것들이 머리속에 줄을 서네요......
    하이구,...

  • 2. 하늘재
    '12.2.1 12:09 PM

    ㅎㅎ 열무김치님 댓글에 이어...
    ~~하면 을 이렇게 바꿔보세요...ㅎ

    ~함에도 불구하고,,,,,,,,,,,,,,ㅎ

    자리가 잡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 불구하고...불구하고,,, 불구하고...ㅎ


    그러지 않으면 여엉 시간이 나지 않더군요..
    뒤늦게 깨닫고 시간이 아까워 허덕이고 있다는...
    조금 더 산 사람의 경험론!!

    일단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어라,,,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 intotheself
    '12.2.1 3:13 PM

    열무김치님

    하늘재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면

    좋은 답이 나올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을 먹고 시도해보시다가

    또 더 좋은 방법이 생기면 바꾸어 나가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겁니다. 분명히!!

    하늘재님

    덕분에 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입에 담아보게 되었답니다.

  • 3. anf
    '12.2.1 5:23 PM

    몇년 전 카네기홀 인근 여인숙같은 호텔에서 10일쯤 머물렀어요.
    그림보는 것을 목적으로.
    가자마자 그림부터 보고 마지막에 뮤지컬을 봤는데
    시차로 졸려서 주업인 그림관람이 부실했어요.
    계단에 앉아서 졸기도 했답니다.
    근데 마지막 뮤지컬은 좋았다는...
    다시 이렇게 그림을 보니 기억이 새롭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꼭 실천에 옮기도록 할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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