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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처음 해 본 해물죽

| 조회수 : 2,325 | 추천수 : 6
작성일 : 2003-12-09 20:54:47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난 고1짜리 딸래미가

가슴을 톡톡치며 괴로워하길래 왜그러냐고 물어보니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고 그러더군요.

이마를 짚어보니 차가운 감촉과 함께 묻어나는 식은땀..... 체한 모양이더라구요.

지난 밤에(아니 새벽일거에요) 빵을 먹었다고.... 속이 거북한 채로 그냥 잔 모양예요...

급한대로 한방소화제에 까스명수 먹여서 좀 재우고(담주가 시험이라 고생하고 있죠)

1시간 늦게 학교에 데려다 주었더랬습니다.


오후에 소화 잘되고 영양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궁리하고 있는데

딸아이한테서 문자가 왔습니다.

저녁에 죽을 먹었으면 좋겠다구요.....

우리 동네에 죽을 괜찮게 하는 집이 있어요.

그 집에서 죽을 좀 사다 달란 얘기였어요.

오늘은 야자 안하고 집에서 과외하는 날이라 데리러가면서 사면 되겠다싶었는데

순간! 떠오른 생각... 내가 한번 해 보자!

사실 해물죽 한번도 해본적 없거든요, 사다만 먹어봤지.....

일밥과 청쉬를 뒤져봐도 해물죽은 없더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요리책을 샅샅이 살펴봐도 없구.....

옳지! 82cook에 물어봐야지.. 궁금해요난에 익명으로 글을 올려놨는데

조회수는 많은데도 답변이 없는 거예요..흑....

쌀만 불려 놓은 채로 아이 데리러가긴 좀 이른 시간에

저희 아파트 수퍼로 갔지요.


생선 코너에서 생새우 1팩, 바지락살 1팩, 홍합 1팩, 그리고 굴 1근....

시금치 약간이랑 당근도 하나 사구요...

그냥 내 식대로 한번 해 보자...실패하면 사다 주지 뭐...

사다 먹었을 때 해물죽에 뭐가 들었었는지 도대체가 생각도 안나요...



아이를 데려와서 과외하는 동안에

불려 놓은 쌀로 죽을 좀 넉넉히하구요, 죽 하는 동안에

각종 해물 씻어서 채에 받혀 놓구...

시금치 한 반 줌되려나? 데쳐서 물기 꼭 짜서 다져놓구..

당근도 곱게 다져서 준비했어요.

그리곤 해물을 몽땅 깊은 후라이팬에 넣구 참기름 넣어서 달달 볶다가(굴은 반근 좀 안되게 넣고)

다 된 죽에 쏟아 부어 좀 저어 주다가 야채도 모두 넣었지요.

잘 저어서 조금 끓이다 소금 넣어서 간보니

어머! 정말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거에요.

디카가 없어서 사진을 못올리는게 정말 유감예요.

모양새도 파는것 보다 월씬 먹음직하고 맛도 더 있구요.

생미역 데쳐놓은것과 아까 반 근 넘게 남겨논 굴하고 초고추장 곁들여서

한그릇 가득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레시피란게 영 주먹구구식이죠?

생새우 1팩 양은 거의 아시지요? 다른것도...

값이 모두 2000~ 3000원 사이구요, 홍합은 1500원 정도 였던것 같아요.

굴은 오늘 세일해서 한근에 4000원 하더군요.

죽집에서 사다먹던거는 1인분에 8000원이었는데

해물도 이렇게 풍성하지 않았어요.

죽에 들어간 재료 모두 합해서 만원도 안들었어요, 한 5인분 넉넉히 나왔는데...

암튼 제가 해 놓고도 신통한 해물죽 이었습니다.

우리 딸들 정말 제게 칭찬 아끼지않았구요, 파는것과 비교가 안된다구, 넘 맛있다고.호호..

서울에서 근무중인  남편에게 맛보이지 못한게 정말 유감이었습니다.(저, 주말 부부예요)

오늘 처음 만들어본 음식으로 처음 키친토크에 글 올려봤는데..

제가 너무 호들갑 떨었죠?

어쩌다 장님 문고리 잡았습니당. ^^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지문
    '03.12.9 9:01 PM

    아이구 맛있겠습니당^^

    따님이 고1이면 저랑10년정도 차이나실것 같은데

    글 모양새(?)가 넘 젊어보이세요

    부러워요

  • 2. 햇살
    '03.12.9 9:04 PM

    아유~ 정지문님! 반갑습니다. 저요..아마 님보다 10년도 훨씬 위 일거에요. 결혼도 늦게 했거든요
    글 모양새가 젊어보인다면..글쎄요..제가 철이 좀 없어서 일걸요?후후....

  • 3. 훈이민이
    '03.12.9 9:41 PM

    햇살님!
    드뎌 실력이 나오시는군요.
    좀 있으시면 디카사신다고 할것 같은디.....
    나중에 뵈요~~~~

  • 4. 으니
    '03.12.10 12:17 AM

    앙........먹고 싶다.
    언젠가부터 안 먹던 것들을 잘...아주 잘 먹고 있답니다.
    죽도 그 중의 하나인 데 해물죽....너무 먹고 싶네여.

  • 5. 날아라eve
    '03.12.10 8:24 AM

    정말 맛있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어제 장금이가 중전마마를 위해 죽을 끓이는 것을 보고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

  • 6. 김선영
    '03.12.10 9:54 AM

    해물죽 정말 맛있어요.
    어제 못들어왔더니 답글을 못적었네요...
    저도 울 아들 감기 걸렸을때 밥을 너무도 안먹어 애태울때 냉동해둔 새우, 홍합, 조개살 다져서 불린쌀과 같이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 많이 넣고 끓이는데, 소금간 안해도 어느정도 간이 되어 있어 아이가 잘 먹더라구요.

    담엔 햇살님 방법대로 야채도 좀 넣고, 해물을 나중에 넣고 끓여봐야겠어요.

  • 7. naamoo
    '03.12.10 6:13 PM

    홍합 2000원어치만 있어도,,,, 거의 전복죽 이상 가는 ( 제 입맛에 ^^)
    맛있는 죽이 됩니다.

    홍합을 그냥 다지구요. 아주 잘게..
    참기름 둘러 불린 쌀과 함께 달달 볶다가..
    분량의 물을 붓고 그냥 푸욱~~~ 고으면 됩니다.
    ( 물의 분량은 대충 불린 쌀의 4~6배 정도면 되더군요.
    불린쌀 반컵이면,, 물은 2~3컵 정도.
    쌀이 적을 것 같다고 2컵씩 이렇게 하시면... 몇끼 계속 죽만 드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부피가 '겁나게' 늘어나니.ㅎㅎ)

    야채고 다른 해물이고 들어가지 않아도 맛이 괜찮습니다.
    물론, 재료가 다양하면 더 맛나겠지만,,
    저는 주로 홍합넣고 미역국 끓일 때 한줌 정도 남겨서 다음날 아침 식사때 쓴답니다.)

    먹을때 김가루, 깨소금 조금 뿌리고 소금간만 맞추면 된답니다.
    그야말로 "일.밥"의 기본 정신에 충실한,,
    초간단 죽입니다.

  • 8. naamoo
    '03.12.10 6:15 PM

    한 가지 더..
    여러가지 해물중에 한 가지로만 맛을 내려면 단연 홍합입니다.
    다른 조개살종류들은 맛이나 향이 홍합처럼 풍부하게 우러나지를 않더군요.
    약간 질겨지는 듯 하기도 하고.
    비싼 소라나 다른 조개살보다 싼 홍합이 해물죽에는 최고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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