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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시엄니 반찬

| 조회수 : 14,546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9-03-11 13:00:10

사례1

시어머니가 아들이랑 같이 살때 맛있게 먹던거 하시면 주시고 싶으셨나봐요ㅋㅋ

근데 자기도 일주일에 한번씩 며느리집 가면 불편해할것같으니까

생각해낸 방법이 전화통화하고

택시에 반찬 태워서 보내면 아들이 마중나와서 받고 택시비 계산 한대요ㅋㅋㅋ

사례2

누군가에겐 정말 좋은 시어머니일텐데

저처럼 요리 좋아하고  독립적인 성향의 며느리 만나서  한편 죄송스럽지요..


'시'자만 들어도 넌덜머리 나고 누군가는 시금치도 안먹는다는데..

난 왜 기를쓰고 애들 반찬을 해서 보낼까??

솔직하게...내 아들넘 때문임.

며늘은 요리에 관심없고 아들이 음식을 하는데..저는 스트레스 풀린다지만..

하루종일 일 하고 와서 음식하는게 영 맘이 안놓여서 해주기 시작한 것이 7-8년 되가나...

이젠 손녀도 내 음식 맛있다카니  요리사이트 뒤지고 고민하고 ..

애들하고 1시간 거리에 살아 주말에는 손주들 데려와 두밤 재우고 반찬과 함께 보내면 

내 할일을 다 한 느낌.

이걸 다 먹을라나??...걱정도 하지만 "골라 먹고 나머지 버려라"고 당부한다.

 다행이 이웃에 한인가족이 있어서 가끔은 꼬마들을 불러서 같이 먹는다며..

"엄니 반찬이 여럿 먹여 살린다"니 그런 말 들으면 흐뭇..


1시간 거리고 1주일 분이니까 냉동 가능한 음식은 얼리고 보냉 바구니 두개에 아이스팩 넣어 보낸다. 

당연히 아이스팩은 재활용에 또 재활용..

갈수록 깜빡거리는 정신땜에.. 가끔은 혼자 "우야노!!!"

어느 날은 오징어볶움을 다 해놓고 뒤돌아보니 도마위에 양배추가 배시시 ~~"나 여기 있어요!!" ㅎㅎ 


난 아들하나 낳아 키웠는데 그 아들은 딸하나 아들하나..

며늘이 일하기 땜에 프리스쿨 가기 전까지는 내가 월욜보터 금욜까지 봤으니 

작은넘 업고 큰넘 손잡고 동네 도서관 스토리타임에 다닌 할머니가 나임..ㅎㅎ 

넘들이 벌써 8살,6살..이젠 먹는것만 해주면 지둘이 잘도 노니.. 세상 편하네..

뭔 날이라는 특별한 날은 둘이 문 잠그고 들어 앉아 카드 만들어서 감추고..

지난 클마스에는 손녀가 학교 바자회에서 5불짜리 목걸이 사서 내게 선물했는데... 

5천불 짜리보다 더 값진 목걸이!! 당연히 목에 걸고 가족외식 하러 갔네.ㅎㅎ


김치냉장고 2개에 프리저, 냉장고..끼고 사니..

봄이면 쑥 저장, 여름엔 블루베리 저장, 가을엔 깻잎김치 저장..철따라 열일하는 기특한 애들..

머잖아 봄이 오리니..저장한 쑥 써야해서..

오만가지 콩과 쑥 버무리 찌고 쑥 인절미(찰밥 되게해서 제빵기로 만듬)

팬트리 정리도 할 겸..대보름 나물도 볶았는데..

묵나물은 냉동해두면 비상반찬으로도 좋음..

밴쿠버 고사리 먹다가 한국 고사리는 못먹음. 맛이 천지차이..ㅎㅎ

들깨가루로 볶는 토란대나물, 하얗게 볶은 도라지, 간장 조물조물 깻잎, 쫀쫀한 곤드레나물..

요즘 한국 제주무 한박스에 $17 해서 사오니..나물 볶아 한자리 채우고..

냉동보관도 하고 이웃에 나누기도 하고..

12년 같이 산 새끼같은 멍멍이 먼저 보낸 친구가 안스러워 밥 한번 해줄라구...

간단하게 차려 모였네..

달걀 한개면 충분한 애피타이저 ㅎㅎ

뚜껑있는 달걀찜 그릇 사야지..하며...이십년은 벼른 듯..ㅎㅎ 이젠 포기 

이 나이에 있는 그릇들이나 다 쓰고 가야지..이젠 그릇이 깨져도 아깝지 않음..

카프레제, 닭가슴살냉채, 모듬전, 묵나물



따끈하게 향긋하게 천개의 잎사귀를 보글보글..밀푀유나베 끓이고

디저트로 한국서 날아 온 한과 한입씩..

12년을 살았으니 멍멍이로는 천수를 다 한듯..

허나 새끼 하나 먼저 보낸 것 같다는 친구, 아침미사에 와서 촛불켜는 모습보며 동물도 천국 간다고 위로했다..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나.. 그렇게 믿게 해줘야 할 것 같아..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레이디
    '19.3.11 1:01 PM

    시엄니께선 반찬을 안 주셨군요 ^^

  • 맑은물
    '19.3.11 3:16 PM

    오랫만에 하다보니..ㅋㅋ미처 올라가기도 전에 답글 다신 그대!!
    성급하기도 하심ㅎ

  • 2. 뮤뮤
    '19.3.11 1:24 PM

    우앙~~~ 연세가 어떻게 되실까요? ㅎㅎ 우리 이모정도는 되실거 같은데,ㅎ
    이 세련된 말투며, 사진이며, 상차림이며~
    깔끔한 아이스박스 포장의 매끈함이라니!!
    멋진 할머니십니다. ^^

  • 맑은물
    '19.3.11 3:17 PM

    올드멤버의 귀환임다.!!
    낼모레 70 ㅎㅎ 리타이어 해야져~~

  • 3. 플럼스카페
    '19.3.11 1:35 PM

    시어머니께서 주신 깍두기랑 라면 먹으며 이 글을 봅니다.
    저 안 가져오고 싶을 때도 있지만 아들 먹이고 싶으신 마음 알기에 쪽파 미나리까지 따 싸들고 왔어요. 우리동네도 다 있는데...
    오래 먹다보니 이제는 제 입에도 맛있게 먹습니다.^^
    세련된 할머니(손주있다 하시니)실 거 같아요.

    참...저희 성당 성물방 보니 반려동물도 천국에서 만난다는 책이 있었어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 맑은물
    '19.3.11 3:21 PM

    울 며늘도 그런다요..오래 먹다보니 엄니 음식이 입에 맛다고 ㅎ
    동물도 하느님 창조물 이니까..만나겠죠

  • 4. 고고
    '19.3.11 1:52 PM

    글씨체가 음식의 손맛을 보여주십니다.
    풍성하고 깔끔한 맛을 동시에^^

    멋진 어머니셔요.

  • 맑은물
    '19.3.11 3:24 PM

    꽃피는 봄에 한국갈건데 트렁크 참이슬 맛 볼 수 있기를 ㅎㅎ

  • 5. 찬미
    '19.3.11 2:22 PM

    오랜만에 글 올리셨네요
    저도 고고님처럼 글씨체가 눈에 똬악!!! ㅎㅎ
    아름다운 엄마고 할머니시네요~

  • 맑은물
    '19.3.11 3:26 PM

    지나가는 칭찬에도 괜스레 흐뭇해지는..
    나이만 많은 철부지임돠 ㅎ

  • 6. 자수정2
    '19.3.11 4:11 PM

    저는요~ 이런거 해 줄 자신이 없어서 어른되는게 무서워요.
    명절에 시댁가면 저는 전만 부치는데 시어머니는 온갖 음식 다 하시고
    또 다시 그 음식들 싸주시잖아요. 전 자신이 없어요 ㅠ

    정갈한 사진만 봐도 맛있겠고, 생각도 멋지시고 깊은 내공이 느껴지네요

  • 맑은물
    '19.3.12 12:20 AM

    나이 막는게 무섭다는 자수정님2, 맞아요!!
    오나가나 나잇값을 해야하니 이거저거 모를 때가 제일 좋은 듯 !!

  • 7. 예쁜솔
    '19.3.11 4:45 PM

    어머나~
    카프레제 꼬지도 다 있네요...ㅎㅎ
    얼마전에 소떡소떡 해먹는다고 꼬지를 한 묶음 샀는데
    남은 꼬지에다 카프레제 꽂아야겠어요.
    다른건 몰라도 이건 꼭 해보리다~
    그나저나...
    저 어려운 시어머니 노릇을 잘 해내고 계시지 말입니다.

  • 맑은물
    '19.3.12 12:24 AM

    성당행사에서 케네디안 할메들한테 많이 배우지요. 베이즐 쓰지않고 시금치로 했어요

  • 8. 해피코코
    '19.3.11 6:36 PM

    정말 정말 반가워요!!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맑은물님 팬이랍니다 ❤
    음식도 정갈하고 너무 맛있어 보여요.
    키톡에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맑은물
    '19.3.12 12:29 AM

    코코님 테이블셋팅은 요리책에서 금방 튀어나온 것 같아 보기 좋아요. 코코도 오래 오래 건강하기를 !! 울친구가 아직도 맘을 못잡아요 ㅜㅜ

  • 9. Harmony
    '19.3.11 8:32 PM

    어머나 저렇게 많은 음식들을
    다 손수 만들어서 주일마다 손녀손에 들려서 보내시다니...
    정말
    대단하셔요~

    멋진 어머니셔요. 존경스럽습니다.

    전 저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위의 어느님처럼 어른이 되기 싫으네요.ㅜㅜ

  • 맑은물
    '19.3.12 12:36 AM

    한국은 반찬가게도 많고 외식도 안비싸고..여긴 세금에 팁에 !!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밖에 나가면 다 서양음식이니 갈수록 한국음식이 속이 편해요 ㅎ

  • 10. 목동토박이
    '19.3.11 9:22 PM

    완전 뷔페를 차리셨네요. 이런 고퀄의 뷔페는 구경도 힘들겠습니다요.
    저도 시어머님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 근데 그 비법들을 전수받아도 저는 왜 그 맛이 안 나는걸까요? 저두 나이들면 이런거 해줄 수 있을지... 나이먹는게 무서워지네요 ㅠㅠ

  • 맑은물
    '19.3.12 12:42 AM

    키톡은 시금치도 다들 드시는구나..ㅎ
    시 이야기만 나와도 거품무는 분위기 아니니 다시 와고 될 것 같은 ㅎㅎㅎ

  • 11. 소년공원
    '19.3.11 10:19 PM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ㅎㅎㅎ


    엄마!
    이 글 보고 계시죠?
    엄마가 솔이엄마네 친정 어머님을 자꾸 부러워하시면,
    나도 막 그냥!
    맑은물 님 자녀와 손주들을 마구마구 부러워할거예욧!
    흥!

    ㅋㅋㅋ

  • 맑은물
    '19.3.12 12:48 AM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ㅎㅎㅎ

    우리 식구들아!!
    젊은시절 나를 보는 것 같은 소년공원님을 소개합니다 ~~

    ㅋㅋㅋ

  • 12. hangbok
    '19.3.11 11:17 PM

    저도 사례2 며느리인지라 받는 것 안 좋아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반찬 종류를 스윽~ 보니, 솔직히 받고 싶네요. 한꺼번에 많이가 아니라 이것 저것 그것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에다 슴슴한 것으로 보이는 듯 해서, 금방 쏴악~ 먹어질 것 같아요. :)

    달걀 찜 그릇... 안 사셔도 될 듯... 충분히 아름답네요. 그런데, 저는 사야 될 듯 싶네요. 계란 찜은 몬하지만...ㅋㅎ..

  • 맑은물
    '19.3.12 12:53 AM

    사례2 드디어 등장!!
    나도 내가 더 잘하지만 ..(내 기준)
    울 시엄니 생전에 반찬 주시면 꾸뻑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와 입에 맞는거만 먹었으여 ㅋㅋㅋ

  • 13. 까만봄
    '19.3.12 9:04 AM

    어머니~
    숨겨둔 아들 있으면 공개하시지요....
    제가 중매 좀 해 보겠습니다.^^
    저 몹시 두렵습니다.
    한 10년 있음 시엄늬 소리 들을 나이인데....ㅋ
    아들들한테 엄마김치는 ***에서 사면되고,
    반찬은 @@@에서 시키면된다.
    이러고 있으니...

  • 맑은물
    '19.3.12 12:19 PM

    왤케 웃긴다요!!ㅋㅋ
    가끔 들어와야겠네요. 재밌어서!!
    숨겨둔 아들 없냐, 남는 아들 없냐...
    그렇게 다그치는 82동지가 조기~~또 살고 있씀다 ㅎㅎㅎ
    머잖아 나도 까만봄님처럼 살것이라고 장담합니다. !!

  • 14. 꽃소
    '19.3.12 3:40 PM

    저도 결혼하고 시어머님 음식 먹는데 솔직히 맛있더라고요. ㅎㅎ
    생굴이 듬뿍 들어간 무생채 해 주시면 그게 얼마나 맛있던지 남편보다 제가 더 많이 먹곤 했어요.

    해외 나와서 이젠 못 받아 먹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정성이 듬뿍 들어간 어른음식 사진을 보니 보는것 만으로도 좋네요.

    사진이랑 글 잘 보았습니다. ^^

  • 맑은물
    '19.3.13 2:45 AM

    생굴이 듬뿍 들어간 무생채!! 라니요!! ㅠㅠ
    생굴이 있기는 하지만...주먹 만해서 !!
    담달에 한국가면 반드시 먹고 와야 할 음식목록에 적어 놓겠습니다. 감사!!

  • 15. 관대한고양이
    '19.3.12 4:22 PM

    와.. 대단하신 분.. 감탄에 감탄을 하게 되네요.. 이 집 며느리 참 부럽네..하며 봤네요ㅎ

  • 맑은물
    '19.3.13 2:47 AM

    솔직히 저도 가끔 생각합니다 ㅋㅋ
    갸는 편히 살 팔자고 나는 전생에 무수리였다는 ㅋㅋㅋㅋ

  • 16. 쑥과마눌
    '19.3.13 12:57 AM

    엄지 척입니다.
    저희 시어머님은 저보다 더 곰손이시라.
    대신 뭐든 맛있다며 잘 드십니다.
    사진이랑 글 잘 보고, 기운 받아 갑니다.

  • 맑은물
    '19.3.13 2:48 AM

    제일 맛있는 밥=남이 해주는 밥
    쑥님 시엄니가 부러운 1인 ㅋㅋ

  • 17. 마리스텔요셉
    '19.3.13 10:55 AM

    외국 살면 다 근사하게 상차림 하나 봐요. ~~
    저두 곰손이고 시어머니도 곰손인데~ 부럽습니다. ^^

  • 18. 햇살
    '19.3.16 3:41 PM

    부럽다 진정 레알...

  • 19. 조지아블루
    '19.3.20 2:47 PM

    와.....감동입니다
    배려가 담긴 그리고 사랑이 담긴 저 음식들을 마다할 며느리가
    어디 있을까요
    아드님은 축복받았네요^^
    다~~맛있어보이지만 쑥버무리와 인절미에서 눈이 머물렀어요
    기쁜 나날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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