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중에 쉬는 시간 아시죠?
주인공들이 무대에서 내려가고 웅성웅성 쉬는 시간에
무명 지망생들이 올라와서 어설프게 소개도 하고 분위기도 잡고. 이런거.
저도 바람잡이 한번 하려고 왔어요, 저는 아무도 안불렀어요, 맹세해요. (으..응?)
천성이 게을러서
-울 엄마는 넌 대체 귀찮아서 어떻게 죽지않고 사니. 라는 말을 버럭 하실정도로 천성이 보노보노여요.-
음식 사진찍고, 편집하고, 글 올리고, 댓글달고.. 이런건 꿈도 못꾸는 사람인데요.
제가 예전에 간간히 카톡에 글을 올린 게 몇개 되요.
그 시기가 바로 1년에 한번 있는 국가시험 수험기간이더라구요 ;;;;
아시잖아요, 꼭 할일이 생기면 왜 평소에 안하던 저장음식이나 손 많이 가는 살림.. 이런거에 꽂히냐구요.
엔쵸비도 만들구요, (회원님들~ 생멸치 손질해 보셨어요? 안해보셨음 말을 마셔요,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데요~으..응??)
선드라이 토마토도 만들어보겠다고 한 다라이 주말 내내 손질해서 건조시키고
이쯤에서 남편이 옆에서 한마디 하대요.
-누가 보면 이태리 며느리인줄 알겠다? (팔짱끼고 건들건들)
제발 저려서 육포만들려고 주문해놓은 홍두깨살은 불고기 해먹어요.
도대체 갑자기 육포는 왜 만들 생각이 나는 거냐고요~~~ 평소에 먹지도 않는데~~ ㅜㅜ
그그래도 홈메이드 엔초비와 선드라이 토마토 넣은 파스타는 맛나더군요.
제가 쓴 글을 보니 시험준비를 2010년부터 했군요..;;;;
그래도 남들보단 긴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 성과는 있었어요.
다행히 남편과 동시에. 그래서 오매불망 바라던 2리터 원샷.
(가을 한정판으로만 나오는 파울라너 옥터버페스트여요, 맛나요)
허나 그 시험이 합격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는 계륵같은 시험이라는 건 함정..
뭐 행복은 연봉순이 아니잖아요?
전 행복은 엥겔지수 순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먹고 먹고 또 먹습니다.
연말에 지인들을 집에 초대해서 모임을 하는데
폼나는 걸 뭘 좀 해볼까해서 잔뜩 알아보다가. 딱 꽂힌게 있었어요.
미 트 로 프
뭔가 덩어리로 뙇 놓이는게 카리스마도 있을 것 같고
레시피를 이것저것 모아서 훑어보니 그닥 번거롭지도 않겠더라구요.
햄버거 패티 만들듯이 고기, 빵가루, 계란노른자, 향신료, 케찹 등을 섞어서 모양을 만들면 되는..
저는 레시피 이것저것 짬뽕해서 소금간은 흉내만 내고 파마산 치즈랑 체다치즈를 넣어서 간을 맞췄는데 괜찮았어요.
고기를 살짝 구워서 맛보니 맛은 괜찮아서 반죽을 성형하고
어느 분은 고기위를 베이컨으로 덮으면 고기가 안타고 촉촉하다기에 완성된 반죽에 베이컨을 입히고 있었어요.
뭔가 비쥬얼이.. 요상스러워진다….라는 느낌은 있었으나 애써 부정하면서 완성시키고 있는데
남편이 지나다가 보면서 화들짝 놀래요.
-이..이거 이게 메인이야?
-응 , 왜?
-아니…뭐..생각나서
-뭔데?
-아니야.. 안말하는게 좋을것같어
-(짝다리짚으며) 말하는게 좋을껄?
-ㅈ…ㅁ..
-뭐?
-!!!! 쥐 며 느 리!!!!
-@($*()@*57279874928029
!!!!!!
_쥐며느리_같다고 하는 말에_적극적으로_반박은_못하겠더라.jpg
뒷정리를 하는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맺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그 다음날이 모임)
잠들때~~까지 수십번 확인을 하더라구요
-그거 정말 메인이야?
-그거 정말 익으면 괜찮아질까?
-익어서 색이 갈색이 되면 더 징그럽지 않을까?
-내일은 아무래도 조명을 좀 어둡게 해야겠지?
아오 진짜..
다음날 사람들 데리고 오는데도 계속 문자 보냅디다.
-익었어? 괜찮아? 먹을만해 보여?
-완성되었으면 사진 좀 보내주면 안돼?
왠지 저도 불안해져서 케찹들어간 소스를 치덕치덕 듬뿍 발라서 모양을 좀 내봅니다.
두근두근 오븐에서 꺼냈더니.
휴우우우,,,
다행히 음식같아요.
(정신없어서 음식완성은 못찍고 술마시는 와중에 찍었더니 주변 너저분)
그리고 오븐에 넣고 조리하느라 다른것들부터 먹으면서 이미 다들 알딸딸해있는 상태라
비쥬얼 짱이라고 대환호하며 달려들어 먹어치워서 다행. 저도 먹어보니 맛은 좋더라구요 크크크.
마지막으로 한장만 더 올릴께요. (굽신굽신)
이번에 포스팅하면 아마 2년 후 쯤 하게될 것 같아서 이왕하는 김에..
남편이 작년에 매일 야근 철야였어요.
다크써클이 볼까지 내려온 상태로 퀭~~~ @.@ 한 상태가 몇달이 지속되었는데
포도나 복숭아가 피로회복에 좋다기에 제가 없더라도 쉽게 먹을 수 있게 냉장고 잘 보이는데 손질해서 늘 넣어두었어요.
하루는 냉장고 문을 열면서 꺅! 하더라구요.
-왜?
-거울을 보는지 알았어.
-???
냉장고를 열어보니
_다크써클_쩌는__복숭아.jpg
어? 사진이 한장 더 올라갈 것 같아요. ㅎㅎ
오늘 아침 사진인데.. 순덕엄늬 사진에 자극받아서
멋드러진 브런치를 차려보겠어. 두 손 꼭쥐고
심기일전해서 무려 오스트리아 쉐프가 있는 델리에서
햄과 연어도 사고 상다리 부러지게 한상 차렸보았으나…
_왜_하필_반질반질_이쁜_핑크색_연어를__똥색_접시에_담은거니. jpg
우아.. 점심먹고 포스팅시작했는데
중간에 저녁도 먹고.. 해도 지고...
옴마야. 오늘 안에 올려질런가 몰겠어요.
아이고. 이제 무대옆에서 주인공들 준비하는 소리 들리네요.
그럼 주인공들 어서어서 나오시구요.
저는 물러납니다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