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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신숙주, 숙주나물

| 조회수 : 10,901 | 추천수 : 123
작성일 : 2010-02-03 11:55:38
숙주나물, 고사리, 시금치, 그리고 한경햄을 썰어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숙주나물, 고사리, 건빵에 들어 있는 별사탕은 남자의 정력을 감퇴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힘자랑 할 일이 없는 신세라 개의치 않고 먹었습니다.  - -;

세종대왕 승하후 문종이 즉위 하고 병약한 문종은 어린 단종을 남겨 두고 일찍 죽고 맙니다. 문종의 아우이자, 단종의 숙부인 수양대군, 후에 세조는 굳건한 왕권의 확보만이 강국의 지름길이라 생각 했든, 개인적 야심이었든, 아니면 둘 다 였든... 어쨌든 양위의 형식을 빌어 어린 조카를 밀어 내고 왕이 됩니다.

이를 부당한 찬탈이라 여긴 사육신... 성삼문, 박팽년, 유응부, 유성원, 이개, 하위지. -김녕김씨인 제 친구는 유응부를 빼고 조상인 김문기라는 분을 사육신에 넣지만... ^^;- 이분들이 단종 복위 운동을 벌이고 사전에 발각당해 모두 죽음을 맞고 말지요. 성균관학사로 성삼문 박팽년등과 동아리로 지내며 어릴적 부터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아 왔던 신숙주라  사육신들과의  다른 행보는 변절로 보이기 충분했습니다.
그 때 부터 녹두나물은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거지요. 아침에 해 놓으면 점심에 쉬어 버리는 변절의 대명사가 된 것이고요.

신숙주는 6개국어에 능통했던 천재로 알려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교육학, 정치학, 군사학, 철학, 예술에도 능했던 삼봉 정도전, 신숙주, 다산 정약용을 조선의 3대 천재라 생각하지만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요.

아무튼 신숙주는 후에 세조를 도와 조선초기 국권확립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신숙주를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어쩌면 성향에 따른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겠다 싶기도 합니다만 중요한 것은 6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숙주나물이라는, 알고 부르건 모르고 부르건 간에 아름답지 못한 의미로 이름이 불리워 진다는 것일 겁니다.  심정적으로 동조 하든 또는 비난 하든 그게 민초들의, 백성들의, 민중의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신숙주는 알았을까요? 자신의 이름이 지금에도 불명예스러운 뜻으로 붙여져 불리고 있다는 것을? 나름의 소신이나 신념은 있었겠지만,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심정적인 부분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이정도 일 줄 신숙주는 알았을 까요? 알았다면 달랐을 까요?

같은 물음을 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둘은 아니지만,

요즘 친구들이 오크, 국썅 이라고 부르는 전여옥씨와 나경원씨 입니다. 도데체 신숙주 만큼의 신념은 있는 것인지 부터 의심스럽긴 하지만, 그 만큼의 긴 세월이 흘러 오크, 또는 국썅이 자신들이 이름이 되고 어떤 행위나 사물에 붙여져 기억 된다면... 그래도 지금 처럼 살아 가고 싶은지...

사족 - 평산신씨인 제 외숙모님은 꼭 녹두나물이라 부르시더군요...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아기곰
    '10.2.3 12:15 PM

    ^^ 아는분이 한약먹는다면서 숙주나물이 어떤거지? 콩나물은 콩이고.. 하길래 녹두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숙주나물 정말 맛있게 무치셨네요..^^*

  • 2. 진선미애
    '10.2.3 12:21 PM

    국사책 한쪽읽은 느낌이네요^^

  • 3. 제니
    '10.2.3 1:43 PM

    와~진짜 맛있어 보여요...^^ 실고추로 하니까 이뿌기도 하구요...

  • 4. 예쁜구름
    '10.2.3 1:47 PM

    들은 적 있는 이야깁니다^^
    어디선가 보기도 봤던 것 같은데요.. 그쪽 신씨종가던가요.. 숙주나물이 상에 안오른다던가요..
    그렇군요.

  • 5. 레드썬
    '10.2.3 3:20 PM

    울아빠.. 그래서 숙주나물 안드십니다. 유래를 생각하면 먹을 맛이 안나신대요^^;
    그러나 저는 너무 좋아해요~~~ 맛있어요~~~ ㅎ
    언급하신(이름조차 말하기싫은) 사람들에게도 그런 유래 하나씩 붙여주고싶네요. 대장도 같이.
    남자분이신 듯 한데 참 깔끔하게 하시네요.

  • 6. 아가다45
    '10.2.3 4:09 PM

    게시판 성격에 맞지도 않는글로 더럽히지 말아요

  • 7. 화렌
    '10.2.3 4:25 PM

    우리 시골에서도 녹두나물로 불리었는데, 그냥 녹두로 기르니 녹두나물인줄만 알았네요.
    윗님 게시판에 맞는 글 적으셨는데, 뭐가 뭘 더럽힌다는 말씀이세요?

  • 8. 금순이
    '10.2.3 5:15 PM

    불법으로 일 하고 있는겁니다.

  • 9. 더불어...
    '10.2.3 5:24 PM

    고사리, 건빵 얘긴 들어봤는데 숙주나물도 그렇군요?
    나물 무침 사진도 색깔 곱지만
    글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멋진 요리 토크가 되는데요?
    시리즈로 묶어도 유익한 글이 되겠어요 ^^

  • 10. 워니후니
    '10.2.3 6:07 PM

    저희친정도 녹두나물이라고 해요. 할머니,할아버지께서 황해도 분들 이시거든요..

  • 11. 열무김치
    '10.2.3 6:39 PM

    불법으로 일 하고 있는겁니다.

  • 12. 삐리리
    '10.2.3 9:05 PM

    [숙주나물과 신숙주]

    -오해의 원인-

    숙주나물은 녹두를 물에 불리어 콩나물 기르듯이 기른 것으로 주로 나물로 무쳐 먹는데, 조선시대만 하여도 흔하지 않아 특별한 날에만 해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숙주나물이라는 말의 어원이, 세종대왕이 아끼던 집현전 학사들이 주축이 된 사육신 사건에, 신숙주가 참여하지 않고 세조에게 충성한 것과 관련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박종화의 소설 <목 매이는 여자>를 진실인 것으로 믿은 데서 오는 오해일 뿐이다.

    그 소설에 보면, 사육신의 역모사건이 있는 날 신숙주가 퇴근하니 부인 윤씨가 눈을 똑바로 뜬 채 서 있다가 댓돌에 올라서는 신숙주에게 “왜 영감은 죽지 않고 돌아오느냐?” 한다.

    신숙주가 얼굴이 벌개지며 고개를 숙이고 입속말로 “아이들 때문에” 하고 중얼거렸다.

    부인 윤씨는 숙주의 꼴이 끝없이 더러워보였다. 그는 자기 남편에게 절개가 없는 것이 퍽 분하였다. 평소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고 말하던 숙주의 입이 똥보다도 더러웠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숙주의 얼굴에 침을 탁 뱉어 버렸다. 이 무안을 당한 숙주는 아무 말 없이 바로 사랑을 나갔다.

    그 이튿날 동이 훤하게 틀 때이다. 마당을 쓸러 안으로 들어갔던 하인은, 높다란 누마루 대들보에 길다란 허연 무명수건에 목을 매고 늘어진 주인마님 윤씨부인의 시체를 보았다.

    위 소설이 사실인 것처럼 알고 있는 분들이 꽤나 많다. 대학생이었던 엄앵란이 단종의 부인인 정순왕후로 나오는 <단종애사>라는 영화에서도 이렇게 표현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신숙주 부인 정말 목을 매었는가

    실제로 신숙주의 부인은 사육신 사건이 나기 전인 1456년(세조 2년) 1월 23일에 사망하였다.

    이날의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임금이 부음을 듣고 놀라고 애도하여 직접 편지로 승정원에 지시하기를 “대제학 신숙주는 다른 공신의 예와 다르고 또 만리 외국에 있으며 또 여러 아들이 다 어리니 나의 슬퍼함을 다 진술할 수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 신숙주는 전년도인 세조 1년 10월 24일 중국에 임금이 바뀐것(단종→세조)을 아뢰는 사신으로 가 있는 상태였으며, 실록을 보면 부인이 죽고 10일 뒤인 2월 3일에 사람을 보내어 귀국하는 신숙주를 위로하였다고 되어 있다.

    2월 17일에는 한명회를 개성까지 보내어 신숙주를 위로하였고, 2월 21일 세조가 사정전에서 신숙주를 만나보고 안장이 있는 말을 하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사육신 사건은 몇 달 뒤인 6월 2일에 성균관 사예 김질과 우찬성 정창손이 성삼문 등의 모의 사실을 고발하여 관련자를 잡아들이고 문초가 시작된 것으로, 사육신 사건과 관련하여 신숙주의 부인이 자살하였다는 것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즉 신숙주 부인이 사망한 것은 1월 23일이고, 사육신 사건이 고발된 것은 6월 2일이며, 관련자들이 잡혀와 문초를 받은 것은 그 이후로, 그녀의 사망일과는 적어도 5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

    당시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숙주가 절개를 지키지 않고 변절했다고 하여 숙주나물도 잘 변한다고 하여 그렇게 연관을 지어 만든 말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1475년(성종 6년)6월21일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신숙주의 인품을 볼 수 있다.

    이조에서 신숙주를 제집사(祭執事)로 임명하였는데 관리가 잊어버리고 그에게 첩(帖)을 전달하지 않아 일을 빠트리게 되었다.

    사헌부에서 관리를 탄핵하려하자 신숙주가 거짓으로, “관리가 첩을 전했지만 내가 스스로 나가지 않았다” 하여 관리는 온전할 수 있었고 신숙주는 파면되었다.

    그후 사람들은 그의 후덕함을 추앙하였다고 한다


    -지나가던 평산신씨-

  • 13. 회색꿈
    '10.2.3 9:37 PM

    지나시던 평산 신씨이신 삐리리님의 보다 정확한 댓글 감사합니다. 신숙주 부인에 대한 글은 정사에서 자료를 찾은 것이 아님을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점 사과 말씀 드리며 삭제했습니다. 역사속 인물인 신숙주에 대한 폄훼나 비방의 의도가 없다는 점 알아 주시리라 믿습니다. 댓글 달아 주신 열무김치님 잘 못된 사실을 정사인양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 14. 달빛세상
    '10.2.3 11:15 PM

    저는 신숙주선생묘 근처에 자주 갈일에 있는데 묘소가 얕은 산아래 위치하고 있어요. 이번 겨울 폭설로 자연 눈썰매장이 되었답니다. 해마다 한글날이면 신숙주 선생의 시제가 열리는 곳인데 과연 신숙주 선생은 선영 주위에 와서 썰매타는 녀석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생각했었는데, ...
    글 올려주신 분들 덕분에 저도 새로운 사실 많이 알게되었네요

  • 15. 아니
    '10.2.4 2:02 AM

    그래서 결론은
    신숙주때문에 녹두나물이 숙주나물로 불리게 되었단 건 정설이란 거지요>?

  • 16. 프리댄서
    '10.2.4 7:14 AM

    ㅎㅎ 글 재미나게 쓰시네요.
    외숙모님께서는 그래서 꼭 녹두나물로 부르시는구요.^^;

    근데 사육신 이름이 나열된 걸 보니 저 시대엔 지금과는 조금 다른 감수성(?)으로 이름들을 지었던 것도 같네요. 사내아이한테 팽년아~~(무슨 언년이 사촌쯤 같잖아요?) 거기다 이개라는 분은 어떻게 불렀을까요? "개야, 밥 먹어라. 개야, 명심보감은 다 읽었느냐? 개야, 할아버님께 문안 여쭙고 오너라..."

    물론 아호란 게 있었다고는 하지만... 거 참 이름이 '개'라니.^^;;;

  • 17. 둘리맘
    '10.2.4 8:46 AM

    그런 사실이 있었군요.
    그냥 녹두 나물로 불러야겠군요.
    저는 사실 그 전에는 녹두나물이라고했어요.
    녹두나물을 숙주나물이라고도 부른다라고 들어 왔고 알고 있었죠.
    요 몇년 사이에 마트에 봉투에 포장되어 나오면서 다 숙주나물이라고 표기가 되어있고부터 거의 숙주나물로 불리더군요.
    에궁 왠지 슬프네요.

  • 18. 쿡쿡
    '10.2.4 9:57 AM

    이 글을 읽고보니 글을 쓰는 사람의 의도가 내용보다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네요 아래 댓글 중 삐리리님의 글을 읽어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사실도 알 수 있구요...정말 주관적인 의도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19. 커다란무
    '10.2.4 10:45 AM

    와~~이런글 너무좋아요.
    시댁이 신씨랍니다...이번명절 할얘기가 생겼어요.
    저도 이제 녹두나물이라고 해야겠습니다^^

  • 20. 다이아
    '10.2.4 2:53 PM

    저두 녹두나물이라고 불러요..
    저랑 밥을 자주 먹는 분이(50대) 신씨이신데 제가 숙주나물이라고 했더니
    어찌나 역정을 내던지.. 그래서 저도 언제가 부터 녹두나물이라고 합니다^^
    녹두나물 제가 참 좋아하는 나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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