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간다는데 뭐라 할 수도 없고...그나저나 혼자 있다보니 점심 챙겨먹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남편 나갈 때 같이 일어나 바나나 하나에 우유 한 잔 마시고 청소하고 빨래 돌려 놓고
배는 고픈데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자게의 '점심 뭐 드셨어요?'라는 글을 봤어요.
처음에는 남들 뭘 먹는지 왜 궁금해서 거의 매일 이런 글이 올라올까 싶었는데
결혼한지 1년이 넘어가니 메뉴가 항상 그냥그냥...
어떤 날은 오늘 저녁은 뭐해먹는지 옆집 가서 물어보고 싶더라니까요 ㅎㅎ
어쨌든 다른 사람들 점심 메뉴 눈팅하다가 넘 재치있는 댓글이 많아 키득거리며 보고 있는데
(경제가 어려워서 꽃등심, 기사 아저씨랑 랍스터 등...)
마침 얼마 전에 제가 저질렀던(?) 엽기적인 점심 메뉴가 생각나서요^^;;
며칠 전 아는 분께서 랍스터 두 마리를 선물로 주셨어요.
감사히 받고 나서 일단 냉동실에 넣어 놓고 레서피 검색에 들어갔지요.
아무래도 양식이 대세더군요. 오븐요리나 찜...그래서 뭔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막상 머리랑 다리가 다 붙어 있는 희끄무레한 애들을 보니 좀 무섭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예전에 남편이 생일 선물로 랍스터 요리를 해준 적이 있는데(키톡에 자랑한 적 있어요 ^^v)
그 때는 몸통으로만 하는 요리라 그 부분만 따로 파는 걸 샀었거든요.
아뭏튼 별로 내키지 않아 냉동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무한도전인가에서
꽃게를 한 마리 통채로 넣고 끓이는 라면을 본 적 있는데 너무 맛있어보이더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호오, 라면이라...당근 라면 정도야 끓일 수 있지...
그래서

위에 얹은 미나리랑 깻잎은 저희집 화분에서 키운 거예요^^
삼양라면 2팩 + 랍스터 한 마리....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기는 했는데 솔직히 라면스프 맛이 너무 강해 그냥 라면이랑 큰 차이는 없었어요.
그래서 그날 저녁에는

랍스터로 국물낸 된장찌개 끓여먹었어요.
이게 훨씬 맛있더라구요. 한국에서 먹어봤던 꽃게 된장찌게랑은 또 다른 국물맛...
다른 해물은 전혀 넣지 않고 멸치육수에 랍스터로만 국물을 냈는데 무지 진하던데요.
다만 좀 오래 끓였더니 국물은 정말 맛있는데 고기(?)는 좀 싱거운 느낌.
점심때 먹은 라면은 국물을 오래 안 내고 거의 익히기만 해서인지 랍스터살이 정말 맛있었거든요.
그래도 라면은 국물맛이니 담에는 스프를 반만 넣고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해봐야겠네요. 쩝...
이상 심심한 새댁의 랍스터 실험기였습니당...혹시 또 재미있는 먹을거리가 생기면 또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