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저 사는 이야기...사과랑 포도

| 조회수 : 5,437 | 추천수 : 48
작성일 : 2008-10-30 02:32:25
평생 도시 한복판에서 살다가 결혼하면서 시골로 이사왔어요.
버스라도 한 번 타러 나가려면 걸어서 30분이 걸리는 그야말로 촌이죠.

공기 맑고 경치 좋고 밤이면 별이 쏟아질 듯 보이는 아름다운 곳인데
처음에는 와~ 했지만 살다보니 그냥그냥 사는 건 다 마찬가지인 듯 해요.
외롭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뭐 아파트가 아니니 추운 건 말할 것도 없구요.

게다가 결혼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세 끼 밥 걱정까지...ㅠㅠ
처음에는 마트를 가도 뭘 사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오더라구요.
외국이라 한국 수퍼도 맘먹고 가야 하는데 가끔 가서 달랑 라면이나 사들고 오곤 했었지요.

또 요리책이랑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서 해보려면 뭐가 그렇게 들어가는 게 많은지...
기본적으로 상비해야 하는 양념이며 채소, 고기 등을 구색 맞춰 갖춰놓기까지 참 오래 걸렸어요.
뭐 조리 기구는 말할 것도 없었지요. 이게 있으면 저게 없고 또 뭐가 필요하고...

여전히 식사 준비 한 번 하려면 두 시간이 기본이고 온 부엌이 난장판인 초보 주부지만
이젠 처음에 혀를 내둘렀던 키친토크의 다양한 요리들도 몇 가지 흉내는 낼 수 있고
텔레비젼의 요리 프로그램도 챙겨 보면서 가끔은 따라할 수도 있게 되었네요.        

그런데 막상 먹는 거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니 약간의 부작용이...ㅎㅎ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먹을 거리들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얼마 전 신랑이 마당 청소하는 걸 무심히 보고 있었는데 문득 제 눈에 뜨인 그것은...



평소에는 높은 곳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았었죠.



그리고 바닥을 보니
  


아니, 마트 가서 비싼 돈을 주고 항상 사먹는 사과들이 우리집 마당에서 저렇게 버려지고 있다니...
게다가 유기농은 아닐지 모르나 확실히 무농약인데...ㅡㅡ;

그래서.......급히 신랑을 불러 의자를 놓고 올라가 땄습니다



이것보다는 좀 많았는데 워낙 관리를 안 한 데다가 약도 안 치니 겉보기에 멀쩡한 게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나름 이쁜 것들만 모아서 사진 한 방~ 뭐 못생긴 애들도 깎아보니 괜찮데요.

그리고 나서 또 먹을 게 없나 하고 마당을 샅샅이 뒤졌더니

오호~ 구석진 곳에 얘네들이 숨어 있더군요.





그래서 얼른 또......사정없이 땄습니다.



포도 뒤로 살짝 정원이 보이네요. 사실 아주 작아요^^;;



사실 신랑은 원래 관상용이네 새들이 먹네 하면서 살짝 어이없어 했는데
아줌마 근성을 발휘해서 '뭔소리야 이거 사다 먹으면 다 얼만데...'하면서 꿋꿋이 거둬들였어요.

그래서 짜잔~  
  


무려 사과잼 세 병과 포도잼 5병이 생겼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한 병씩만 남기고 이웃들에게 돌렸어요 ㅎㅎ  

tip: 사과잼은 돼지고기 잴 때 사과즙이랑 설탕 대신 넣으면 편하고 좋아요.

저희는 잼 기능이 있는 제빵기가 있어서 잼을 자주 하게 되더라구요.
먹다 남은 과일 있으면 다 섞어서 돌리는데 보통 1시간짜리 코스로 두 번 돌리면
예전에 엄마가 집에서 만드셨던 잼과 비슷한 농도가 되더군요.

요즘은 그냥 이런 게 사는 낙이려니 하고 살아요.
언젠간 제대로 된 요리를 키친토크에 올려 봐야 할텐데...^^;;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니크
    '08.10.30 2:41 AM

    이웃님들 땡 잡으셨네요~!

    잼병도 이쁘고 색도 고와요. 좋으시겠어요. 저도 한적한 곳에 살아보고 싶어요 ~

  • 2. 순덕이엄마
    '08.10.30 3:44 AM

    혹시......^^;;;;;;;;

  • 3. 우노리
    '08.10.30 5:33 AM

    ㅋㅋ 제가사는 이곳에도 길거리에 널부러진것이 과실수인데
    이 양반들은 관상으로만 보더라구요.
    따먹으라고 과일이 열리는 것이지...
    저는 한국사람...관상이 말이 됩니까?
    체리, 자두, 사과, 호두, 감, 은행...보이는 대로 마구마구 따서 먹습니다.^^v

  • 4. 만년초보1
    '08.10.30 9:05 AM

    가끔 주변 환경을 바꿔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서울 한복판에만 살다가 이번에 일산으로 이사했는데, 탁트인 호수 공원을 보면
    나 자신을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욕구가 불끈 불끈 합니다.
    세상이 참 넓고, 사람 사는 거 참 다양하잖아요.
    멋진 시골 생활 즐기세요~~

  • 5. miro
    '08.10.30 11:22 AM

    집앞에서 사과 따먹고 포도 따먹고 했으면 좋겠어요. 맨날 꿈만 꾸네요. ㅎㅎㅎ

  • 6. 날마다날마다..
    '08.10.30 11:29 AM

    제가 꿈꾸는 생활입니다. 그저 부럽네요.

  • 7. 미라클
    '08.10.30 1:48 PM

    최고급 유기농 쨈이네요. 주민들이 관상용으로 썩히더니, 아깝네요....제가 가서 다 쓸어오고 싶어요.ㅎㅎㅎ

  • 8. 윤주
    '08.10.30 3:03 PM

    유기농이 별건가요....농약, 비료 안주고 키웠으면 유기농 과일이지...ㅎㅎㅎ

    상처난곳만 잘라내고 껍질은 까지말고 잡수셔도 될듯 합니다.
    껍질에 영양이 제일 많다는데 아까운 유기농 사과 껍질을 벗기다니...

    사과나무랑 포도나무가 있는 정원 부럽네요...^^

  • 9. 김언니
    '08.10.30 5:52 PM

    고기 재울 때 잼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10. lakeland
    '08.10.30 9:07 PM

    와...평소 키친 토크 보면서 답글에 답변하는 거 해보고 싶었는데 제게도 기회가 생기네요^^;;

    유니크님, 고맙습니다. 처음에는 외롭기도 하고 적적해서 많이 우울했는데 이젠 많이 좋아졌어요.

    순덕 어머님, 혹시....뭘까요?^^;;

    우노리님, 정말 그래요. 다 먹을 건데...저도^^v

    만년초보1님, 네. 저도 이젠 좀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언제 또 이런 시골에 살아보겠어요^^

    miro님, 날마다날마다님, 그게 참...전 솔직히 도시 생활이 그립답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미라클님, 그러게요. 저도 옆집에 한번 가서 정원 청소 해주고 싶어요. 마당도 훨씬 크던데..ㅎㅎ

    윤주님, 그러네요. 담에는 껍질채 먹어봐야겠어요. 솔직히 첨에는 먹을 수 있는 건가 반신반의했거든요. 먹어보니 맛만 좋더군요.

    김언니님, 정보까지야...그냥 사과잼이 많이 남았길래 한번 넣어 봤는데 의외로 괜찮더구요^^

  • 11. 순덕이엄마
    '08.10.31 10:57 PM

    아니시구나...;;;;

    제가 아는 분인줄 알고..지성함다..^^;;

  • 12. lakeland
    '08.10.31 11:52 PM

    아 그랬군요.....^^;;

  • 13. 부관훼리
    '08.12.1 2:33 PM

    순덕이엄니 때문에 벼라별 상상을 다했네...
    위에 답글보구 피식... 뭐냐..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57 192차 봉사후기) 2026년 1월 석화찜과 한우스테이크, 우렁.. 1 행복나눔미소 2026.01.28 1,984 4
41156 강제 디지털 디톡스... 를 준비중입니다 ㅠ.ㅠ 17 소년공원 2026.01.25 6,670 1
41155 돼지껍질 묵 만들어 봤습니다 18 주니엄마 2026.01.21 4,215 1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36 jasminson 2026.01.17 7,512 11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17 챌시 2026.01.15 7,808 3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5,338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6,638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7,042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4,022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8,479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2 에스더 2025.12.30 10,886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5,986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6 발상의 전환 2025.12.21 13,890 24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6,802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2 소년공원 2025.12.18 7,118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300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4,840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655 3
41139 김장때 8 박다윤 2025.12.11 7,640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7,115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7,010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708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303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7,030 5
41133 남해서 얻어온거 11 박다윤 2025.12.03 7,367 5
41132 딸의 다이어트 한 끼 식사 16 살구버찌 2025.12.01 9,937 3
41131 명왕성의 김장 28 소년공원 2025.12.01 7,704 4
41130 어제 글썼던 나물밥 이에요 10 띠동이 2025.11.26 7,906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