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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가마솥과 함께] 요즘같은 계절에 야식이라면~

| 조회수 : 8,706 | 추천수 : 58
작성일 : 2009-01-06 01:07:39
82쿡 가족여러분들 새해 잘 맞이 하셨나요?

요즘 연일 날이 차가워서 그런지 감기 걸린 분들이 주위에 참 많습니다.

저도 어제까지는 으실으실하더니,

잘 먹고 푹 자고 나니 오늘은 말짱하더라구요.

그나저나 여의도 쪽에서 들리는 암울한 소식들때문에 새밑 분위기가 영 껄끄럽습니다.

이번에 상정하려는 법률안이 85개라지요?

물론 이 중에는 민생현안 문제에 대한 법률도 있어서 빨리 법안 의결을 해서 통과시켜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민주주의의 토대를 허물어뜨리고 바른 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국민을 예비 범죄자로 보는 인권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더러운 법률안도 있습니다.

참 신경이 쓰입니다.

오늘은 또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께서 몸도 많이 상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루빨리 쥐새끼가 없는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야식 얘기하러 들어와서는 참 어설픈 시국타령만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참 날이 차갑습니다.

허긴 이 기간이 아니면 이젠 이런 추위도 맛볼 수 없지요.

이런 시절엔 밤도 유난히 길어서 야참 또는 야식이 없다면 뭔가 무척이나 허전하기도 하구요.

저만 그런 게 아니길 바랍니다.

해서 며칠 전에 야식용으로 아침부터 뚜딱거리며 준비한 게 있습니다.

바로 호박죽이지요.

늙은 호박을 아는 분이 세심하게 토막을 내고 껍질도 까서 주셨던 걸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며칠 쉬는 동안 죽을 만들었습니다.

가마솥도 한동안 안썼던 탓에 기름칠도 해뒀겠다 양도 많지 않겠다 싶어 후다닥 했습니다.

그럼 사진과 함께 구경시켜드리겠습니다.





가마솥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안에 뭐가 들었을까요?





늙은 호박이 옷을 벗고 누워 물이 팔팔 끓어오르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는 있습니다만, 아직은 조금 차가운가봅니다.

그런데 저 아래에 호박씨가 있네요.

건져낼까 하다가 그냥 뒀습니다.





물이 한동안 끓어오르고 호박이 잘 익어나 확인하려고 뚜껑을 열자 김이 장난아니게 피어오릅니다.

바람이 살짝 불어서 김이 가시길 기다리지만 여전히 잘 안보입니다.

주걱으로 슬쩍 눌러도 부서질 정도로 물렀습니다.





여기에 대충 갈아둔 찹쌀가루를 넣었습니다.

처음엔 물이 많다 싶었는데, 곧 자박자박해지네요.

몽글몽글 보글보글 잘 끓어오릅니다.

이럴 땐 쉬지 말고 주걱질을 해줘야 합니다. 바닥에 눌거든요.





찹쌀이 팍 풀어질 때까지 뭉근한 불로 눌지 않게 잘 익혀줍니다.

원래는 여기 좀 간을 해줘야 하는데,

단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저로서도 단맛나는 호박죽은 별로라 설탕은 넣질 않았습니다.

호박죽은 아주 약간의 달큰한 뒷맛이 좋아서요.

뭐 기호에 따라 넣으셔도 좋습니다만, 넣지 않고 끓여뒀다가,

나중에 드실 적에 조금 넣어서 간을 맞추셔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팥을 좀 넣었어도 무척이나 맛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콩도 좋구요.





이렇게 만들어둔 호박죽은요, 바로 먹는 것도 맛나지만, 차게 식혀서 보관하다가,

긴긴밤 출출할 때 사진처럼 한그릇 드시면 참 좋습니다.

배가 과하게 부르지도 않고, 적당히 배고픔을 사그라들게 하거든요.

밤에 배부르게 먹으면 왠지 부담스럽고, 아침에 입맛도 없어지구요.

저렇게 한 솥 끓여둔 호박죽은 이모님이 오셨길래 냄비로 하나 가득 담아드리고,

아직도 꽤 많이 남아서 아침 저녁할 것 없이 출출할 때마다 한그릇씩 먹습니다.

이 정도면 꽤나 웰빙에 가까운 식사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거 강기갑 의원한테 보내드려야 하는데...




아무튼~

이렇게 야식도 해결했겠다, 자야겠습니다.

제가 워낙에 배가 고프면 잠을 못이루는 체질인지라... ㅠㅠ

다들 감기 걸리지 마시고, 걸리신 분들은 하루빨리 쾌차하시고,

그래서 따뜻한 봄이 오면 힘을 합쳐 명박 산성을 넘어 쥐새끼를 쥐구멍으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虛雪이 보는 세상 구경하기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프리댄서
    '09.1.6 4:28 AM

    가마솥에 끓인 호박죽이라.. 대단하세요!
    그것도 남자분이...^^
    저 호박죽을 한 입 물고 있으면 치통이 가라앉을 것도 같은데.. 으으.. 이놈의 치통!

  • 2. 땡그리
    '09.1.6 10:21 AM

    저런 큰 가마솥 하나 가지고 있음 정말 든든하겟어요
    집에 있는 4인용 가마솥에 해도 저런 맛이 나올려나?

  • 3. Terry
    '09.1.6 10:55 AM

    찹쌀을 대충 갈아야 저런 모양새가 되는군요.

    왜 제가 끓인 호박죽은 알갱이가 하나도 안 보일까 했더니만... 어느 죽 집 갔는데 저런 모양으로 나오는데 더 맛있어보이더라구요.

  • 4. cook&rock
    '09.1.6 11:17 AM

    남자분이...222222
    가마솥까지...대단하심다~~
    근데 저 가마솥 무지 커 보이는데 씻는건 우째 씻나하는 궁금증이 ㅋㅋㅋ

  • 5. 虛雪
    '09.1.6 11:47 AM

    프리댄서//치통이라니요~그거 무지 아플텐데 빨리 나으시길 바래요.
    땡그리//4인용 가마솥으로는 좀 부족할 거에요. 뭐든 음식은 많이 해야 맛있거든요.
    Terry//찹쌀은 대충대충~너무 곱게 갈아주면 질감이 영~ 어색해집니다.
    cook&rock//감기는 다 나으셨어요? 저 가마솥은 주기적으로 기름칠도 하구요, 사용후 바로 안쪽을 물로 싹 씻어주면 되요.

  • 6. 튼튼맘
    '09.1.6 9:07 PM

    그러게요 쥐박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호박죽 먹고 기운냅시당!!!

  • 7. carolina
    '09.1.6 9:12 PM

    뜬금없이,, 뚜껑을 연 사진을 보는 순간, 호박이 스팸으로 보였어요..-_-a

  • 8. 자연과나
    '09.1.6 9:35 PM

    오! 이거 정말 맛있겠는데요?
    쥐는 쥐구멍으로 보내야죠. 그럼요!

  • 9. 虛雪
    '09.1.6 11:52 PM

    튼튼맘//쥐새끼는 시궁창에 살아야 하는데~ 올해는 꼭 보내버렸으면 해요.
    carolina//스팸죽도 나름.... 음~~ 해볼까요? ^^
    자연과나//일단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아요. 그리고 쥐새끼는 시궁창이나 쥐구멍으로~~ GoGo!!!

  • 10. 재현세연맘
    '09.1.7 10:57 AM

    하하..호박씨 찾았어요^^ 넘 맛있어 보여요 울집은 저만 호박죽을 좋아라해서 못해먹고 있는데...

  • 11. 虛雪
    '09.1.7 11:48 AM

    재현세연맘//의외로 호박죽 안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저 맛난 걸... 희한해요.

  • 12. 벌개미취
    '09.1.7 5:09 PM

    요즘 야식을 마트에서 파는 야채/팥 호빵으로 이어가고 있는 불쌍한 1인
    못보낼거같은데... 전 정말 회의적인 기분..요즘엔 뉴스 안봅니다. 혈압올라서 ㅡ,.ㅡ;;
    호박죽,가마솥,가마솥뒤로 보이는 돌절구^^ 모두 탐나네요

  • 13. 虛雪
    '09.1.7 7:05 PM

    멧돌도 있는데 사진엔 안나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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