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하고 생일 아침마다 늘 미역국에 케익은 잊지 않고 차려주는 남편이에요.
사실, 매 해는 아니고 작년엔 무엇때문인지 거른거 같기도 하네요.
어제 밤, 늦은 퇴근 후 스트레스를 날려야한다며 어김없이 컴 앞에 앉아 서든어택씨와 상담을 하는 남편,
제가 왔다 갔다 몇 번 꼬나봤더니 과감하게 게임을 중단하고 싱크대를 다 뒤집어 놓으며
미역 내놓아라 미역~~우리 와이프 내일 생일 미역국 끓여놓고 자야된단 말이야~~(>..<)
미역 없~따!(사실 다용도실 선반에 사다놓은게 있었는데 그 말하기도 귀찮...ㅋ)
댔어어~~ 그냥 자 빨랑..안 먹어도 되. 몇 번..에이 그래도 그렇지..하던 남편은
알았어 그럼 생일 오늘 일단 또 먼저 축하해~
다음 날, 그러니깐 오늘 아침이에요.
밤 새 눈이 오고 길이 얼어 차 두고 가야겠느니 마니
만두로 오늘은 남편의 아침을 대신 차리고 컴 앞에 앉아 메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라서 나갔어요.
출근한 남편이 한 손엔 케익상자와 한 손엔 검은 봉타리를 들고 다시 집에 온거죠.
15분 뒤, 검은 봉타리 안에 있던 햇반과 미역은 밥과 국으로 저렇게 제 앞에 케익을 끼고
한 상 차려졌어요.
화려하고 멋진 진수성찬 부러울게 뭐 있겠어요......!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