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두릅이 돋기까지는
저의 경우엔 '두릅이 돋기까지는'입니다.
저는 두릅, 가죽, 냉이, 달래, 머위 등 향긋한 봄나물을 매우 좋아해요.
냉이를 된장양념에 무쳐 먹는 것도 좋고, 그냥 데쳐서 쌈장에 푹 찍어 먹는 것도 좋고,
달래를 매콤새콤하게 무쳐 먹는 것도 좋고, 된장찌개에 넣어 먹는 것도 좋고, 달래양념장을 만드는 것도 좋고,
머위를 볶아 먹거나 머위쌈밥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아요.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연 두릅과 가죽입니다.
이제 봄도 다 물러나고 여름이 오고 있는 시기라 올해는 두릅을 더 이상 먹을 수 없겠구나, 했는데
아는 분이 올해의 마지막 두릅을 구해다 주셨어요.
그 분의 노모께서 직접 채취해 오신 것이라 합니다.
나무두릅이죠.
땅두릅은 잘 먹지 않고 나무두릅만 먹는 제 식성을 잘 아는 그 분이 저를 생각해서 가져오셨다는데,
어찌나 고맙고 반가운지요.
당장에 소금을 살짝 넣은 끓는 물에 살랑살랑 데쳐서 접시에 담았습니다.
그냥 아무 양념도 않고 우적우적 씹어 먹어도 향긋하지만,
어디선가 비밀스럽게 공수해온 매콤한 양념이 있어서 뿌려 먹어 봤어요.
어느 바베큐치킨집의 매운 소스인데,
이것도 제가 무척 좋아해서 다른 아는 분이 알음알음으로 구해다 주셨답니다.
초록빛 두릅 위에 붉은 소스, 제 식욕을 자극하기에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요.
올해의 마지막 두릅을 먹고 나니 비로소 봄의 여읜 느낌이 나더군요.
그러나 일년 내내 봄의 여운을 지니고 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남아 있답니다.
가죽나물이지요.
이것도 또 다른 아는 분의 도움으로 구했어요.
어떤 분이 직접 재배를 하신 가죽의 첫순을 말려서 우리집으로 잔뜩 보내주셨거든요.
지금 그것을 소금물에 살짝 절이면서 불리고 있는 중이에요.
가죽무침을 해두면 저로서는 일년 입맛을 저축해둔 기분이지요.
곧 가죽무침이 완성되면 여기에 공개할게요.
그나저나 이래저래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조만간 작은 정성으로 빵이나 과자를 좀 구워야 할 듯 싶습니다.
마음은 오고가야 행복하게 지속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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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노키오
'07.5.15 2:38 PM흐미~ 너무 먹고 싶군요.
친정집에서 엄마가 두릅나는 철에 넘 맛있는 두릅을 많이 사와서
찍어먹고,전부쳐먹고,,,그랬는데...눈만 높아져서리
요상스레 생긴 두릅은 쳐다봐지지도 않네요...맛난 두릅 먹고잡다2. 라헬
'07.5.15 5:37 PM땅두릅과 나무두릅이 틀린건가요? 마트에서 땅두릅이라고 손질된것 싸길래 한번 사봤다가 그냥 버렸네요... 너무 써서. 내 입맛이 촌시려서 그런건가... 훔. 근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또 먹어보고 싶네요.
3. 천하
'07.5.16 11:33 AM가시두릅 이군요.맛도 맛이지만 비타민이 풍부해서 더욱 좋아합니다.
4. 하얀자작나무
'07.5.16 7:37 PM오~ 저희 아버지도 마지막 두릅을 따오셨어요. 나무두릅요 한가득 따오셨답니다.
딤채 김치통 큰거에 꽉꽉 담고 또 냉장고에 한가득 넣었어요.
아주 작은 것들은 데쳐서 말렸다가 가을에 볶아 먹을 거구요,
적당한 크기의 넘들은 얼른 데쳐서 초장찍어 먹구요,
아주 큰 넘들은 30cm가 넘는데요 (절대 안질겨요. ㅎㅎㅎ)
오늘 같이 비오는 날, ㅋ~~~ 데쳐서 잘라서 부침개 부쳐먹구 있답니다.
가시두릅~! 야생이라 향이 무지 찐~~헌게 쥑입니다. ebony님도 맛있겠어요 ㅎㅎㅎ5. juomam
'07.5.16 7:42 PM아직 저녁전인데 침 넘어갑니다 책임지셔요~
6. ebony
'07.5.19 12:34 AM피노키오 님...올봄에 봄의 미각을 실컷 즐기셨네요. 그런데 향 좋고 맛있는 두릅은 잔뜩 먹어도 또 먹고 싶어져요. 그렇죠? ^-^
라헬 님...땅두릅은 나무두릅과 달리 독활이라는 약초의 새순이랍니다. 그래서 쓴맛이 더 강하지요. 나무두릅은 쓴맛이 훨씬 덜하니 그걸 드셔보세요.^-^
천하 님...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으니 안 먹을 수가 없죠. ㅎㅎ
하얀 자작나무 님...냉장고에 보물을 묻어둔 느낌이시겠군요. 부러워요. 전 이제 두릅을 먹으려면 다음 봄까지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야말로 '찬란한 슬픔의 봄'이죠. ㅎㅎ
juomam...그 후에 아마 82cook 회원님다운 훌륭한 솜씨를 발휘하셔서 맛난 저녁식사 하셨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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