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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첫사랑...

| 조회수 : 3,737 | 추천수 : 6
작성일 : 2006-04-26 10:55:25
안녕하세요, 82님들. 처음으로 글쓰는거라 떨리기도 하지만 제가 받은 사랑이 참으로 커서 말씀드리지 않고는 안될 것같아 용기를 내봅니다.

직장맘이라 바쁘다는 핑계로 82에 와서 가끔 눈팅만 했더랍니다. 제가..그러면서 따라하지 못함을 핑계로 고수분들의 솜씨를 먼나라 얘기인듯이 애써 외면하려고도 했더랍니다.^^;
결혼 십년이 되었지만 변변치 못한 솜씨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은 자꾸 핑계만 더해갔지요. 그런 분이 계신가 모르겠지만 요리책 보기가 취미인 사람, 바로 접니다. 82나 김혜경샘님 책들 접하면서 눈높이만 높아져 가고...시간없고, 재료없고 등 갖가지 이유로 제대로 요리하지 않는 사람....바로 접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맘속으로 꿈은 품었더랍니다. 언젠가는 하면서...

어제가 아버님 생신이셨어요. 그래서 예정은 휴무일 토요일인 22일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부모님 좋아하시는 회를 먹기로 했지요.손위 시누이 네 분 계시지만, 하나뿐인 올케가 직장다니느라 힘들다고 이해해주시고, 부모님도 그러마 하셨죠. 그런데 며칠 전쯤 어머님이 김치를 조금 담그신거예요. 집에서 드시고 싶다는 신호탄이죠. 난감난감했습죠--; 사실 어머님이 좀 편찮으셔서 어찌되든 제가 해야하니까...생신 초대상이라 하니까 진짜로 머리속이 하애지는 거 있죠. 너무 당황해서요. 그러나 어쩝니까. 해야죠.
(노래 못하는 사람 노래방 싫어하는 심정 알겠어요. !!)

직장에서 틈날때마다 82와서 검색하고 메뉴정하는데 왜 그리 다 어려워보이는지..82님들 넘 위대해보이셔요.....몇번씩 수정되고 ....어찌 어찌 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에 식혜준비하고, 토요일 아침먹자마자 오방색으로 묵을 쑤고(아시죠, 묵사랑), 현종님이 보내주신 문어 준비하고, 백골뱅이도 무치고, 갈비하고, 고사리, 나물, 잡채 하고, 어른상이라 쇠고기무국에 밥상을 차렸습니다. 또,봄이라 드레싱 만들어 샐러드 준비하고, 칭쉬보고 표고탕수했더랍니다. 근데 표고탕수 대박났습니다. ^^* 다들 드시고 넘 쫄깃하고 맛나다고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리고 전기오븐에 누룽지까지 해서 따끈하게 마쳤답니다.

사실 보시면 알겠지만 님들 보시기에도 많이 빈약하죠? ...준비하느라 미처 사진찍을 생각조차 못했어요..그래도 제가 첨으로 셋팅하고 한차례 치르고 나니까 제 스스로 넘 대견한 거 있죠? 네 분 시누이 가족들과 작은아버님 식구들까지 서른명 치뤄냈다는 자부심...넘 뿌듯합니다..그날 저녁, 남편의 고맙다는 말에 눈물까지 났더랍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82가 제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는지 ......... 종아리 마이 아프지만 그까이꺼 하며 자신감과 용기를 준 82에게 넘 감사해요. 김혜경샘도, 모든 님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해요.

앞으로도 갈길이 멀겠지만 이 자신감으로 잘 해낼 수 있을거예요. 그죠?

생각하면 가슴뛰고 설레이며 싱긋 웃음을 자아내는, 마음에 담은 82가 제 첫사랑입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하셔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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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yu
    '06.4.26 11:09 AM

    아이고, 이뻐라.
    꾸욱~

  • 2. 동글이
    '06.4.26 11:12 AM

    넘 대견하세요^^
    처음 상차림을 그렇게 훌륭하게 하셨으니... 앞으로도 시댁식구들 사랑 많이 받으실것 같아요.

  • 3. 보라돌이맘
    '06.4.26 12:05 PM

    큰일을 거뜬히 잘 치루셨네요.
    저도 맘이 뿌듯해요 ^^
    앞으로도 늘 행복하세요~ ^^

  • 4. chatenay
    '06.4.26 12:08 PM

    쉽지않은 일을 하신 봄내님께 축복합니다~
    집에서 차리고나면 힘은 들어도 뿌듯하지요..
    시집어르신들이 많이 좋아 하셨겠어요...다음부터는 시누님들께 하나씩 요리 준비하시게 하면 실례일까요?(^^::)
    다 같은 자식인데 그렇게 하면 봄내님도 좀 덜 힘드실꺼같구....그래서 한번 의견 내봅니당!
    어쨋든지 수고 마니하셨어요! 짝짝짝~

  • 5. SilverFoot
    '06.4.26 2:58 PM

    30명이라니.. 너무너무 고생하셨네요.
    메뉴를 머릿속에 그려보니 빈약하기는 커녕 한상 잘 차렸다는 말씀 들으셨겠는걸요^^
    저희 시댁쪽도 기본적으로 모이는 식구만 20명은 되는지라 신혼때 집들이하면서 보니 10여명 치르는 상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뭐든지 두배로 해야 하니까요.
    정말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 6. 봄내
    '06.4.28 10:54 AM

    lyu님,칭찬손길 감사해요~~~동글이님,사랑 많이 주시고 계세요~보라돌이맘님도 행복하셔요~~chatenay님,이제 그렇게 부탁 한 번 해보려구요. 감사해요~~SilverFoot님이렇게 큰 칭찬에 역시나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넘 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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