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는요.. 김치 귀신이 셋이나 살아요..
저 포함 네식구 중 셋이 김치 귀신.. 다름 아닌 남편, 절 닮은 딸 1호, 남편 닮은 딸 2호...
그 셋이 먹어대는 김치의 양은 상상 초월...
작년엔 김장 30포기.. 그리고 친정에서 한통 얻어 먹고, 여름김치 10포기는 먹어치운 듯해요..
무턱대고 호기있게 친정엄마로 부터 김치 독립을 선언한 후..
저의 시련은 시작되었지요..ㅠㅠ
남편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친정엄마의 김치를 먹고 자란 두 녀석들이 어찌나 김치 시집살이를 시키는지..
김치 장인이 펴 내셨다는 책은 두말할 것 없고, 키톡이나 자게나... 김치 이야기만 나오면
일단 메모해 두는 겁니다...
시절은 드디어 김장철로 들이닥치고..
저의 시름은 깊어져 가는데.. 제 눈을 번쩍 뜨이게한 포스팅이 있었으니..
그렇게 맛나다는 동치미...
해볼까 말까... 마음으론 몇번을 해치운 동치미..ㅋㅋ
그런데 제 맘을 어찌 아셨는지.. 옆집 할머니께서 벼락같이 하사하신 선물..
동치미 무우 27개.. 두둥...
이쯤 되면 운명이라 생각하고^^
레서피를 읽고 또 읽어봐야 하나.. 뭐든 이 성격에 대충 대충...
자~ 가 보는 겁니다.
일단 잘 씻어서 항아리에 비닐 깔고, 차곡 차곡...
아웅 이쁘다...
어쩌다보니.. 지고추도 있고, 텃밭에서 뽑아온 쪽파. 부랴부랴 나가서 사온 청갓,
배 반쪽, 마늘 10개, 생강 한톨,
(밤에... 휴대폰으로.... 광에서 찍었으니.. 사진은 이해해 주세요...ㅠㅠ)
물을 붓고(15리터) 마늘, 지고추, 배, 쪽파, 청갓 순서로 올려줬어요.
그 위에 떨리는 손으로 뉴슈가 3작은 스푼...
청갓이랑 쪽파 위로 떨어지는 뉴슈가의 소리가 조용한 창고 안에서 어찌나 사라락 거리며 떨어지던지..
그 와중에 소리가 참 이쁘다...하고 있었다는..ㅠㅠ
프리스카님께서 18리터당 900그램의 소금이 적당하다고 하셨는데..
그럼 1리터당 50그램 정도의 소금... 맞나요? 워낙 대충 대충..
15리터의 물을 넣었으니 750그램 정도의 소금을 주머니에 넣어주고..
덜어온 그릇에 남은 소금을 위에 살짝 흩뿌려줬어요..
그래봤자 20그램 정도...
그리고 공기 쏙 빼고.. 요렇게 묵어주었답니다... 끝!!!
빠진거 없죠??
제발... 잘 익어서 맛있게 만나자... 하고 항아리 궁댕이 쓰담쓰담 톡톡!!해 주고 와서 보고 드려요..
이제 관건은 어떻게 잘 익어주느냐 겠죠?
맛있는 후기 올릴 수 있었음 좋겠어요...
자... 동치미는 해결했고... 이제 김장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