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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랜만에 올리는 일주일 식단

| 조회수 : 11,75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04 14:04:18

이제 수능이 며칠 안남았지요.

공부는 본인이 하는거라며 독서실로쫒보내고 잠깐 성경책 보고 나서는 누워 냅다 온갖 종류의 tv와 영화를 섭렵합니다. 딸은 희망이요, 아들은 기둥이라고 부르며 격려합니다. 희망이는 정말 씩씩한데 먹을 것에는 약해 눈물을 보입니다. 그래서 늘 신경이 쓰이지요. 기둥이는 가늘고 약합니다. 그래서 먹을 것에 신경씁니다. 기둥이는 지금 미국의 이모집에 놀러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정말 할 일이 없어 지난 10년간 못잔 잠을 7시부터 12시까지 드립다 자면서 채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랬더니 배에도 살이 함께 채워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희망이가 돌아올 시간이 되거나 남편의 귀가 시간쯤에 맞추어 일어나 움직입니다.

1) 31일 저녁에는 일찍 귀가한 희망이를 위해 일전에 올린 빨간고기를 했습니다. 잘 익은 갓김치와 먹으니 기운이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금치를 데처 된장무침과 소금무침을 해둡니다.

2) 1일 아침에는 김밥을 쌉니다. 재료는 스팸, 묵은김치 씻은 것, 계란 지단, 시금치 소금무침, 양파 피클을 사용합니다. 다섯줄 말아서 셋이서 시금치 된장무침에 두줄 먹고 두즐은 은박지에 말아 학교로 보내고 한줄은 제가 가지고 출근합니다. 40넘은 노처녀 후배에게 하사합니다. 국은 다싯물에 집된장과 미소된장을 반반 넣어 부드럽게 끓이면서 표고가루 넣고 다진 쪽파 넣어 마무리하여 함께 먹었습니다.

3) 1일 야식은 동*에서 나온 감자만두입니다. 7000원정도 하는데 개수로 따지면 20개도 안되는 듯 합니다. 그래도 희망이가 좋아합니다. 쫀득거리고 담백해서 먹을만하지요. 냉동홍시를 꺼내 그룻에 담아 독서실 갈 때 보냅니다.

4) 2일 아침에는 유두초밥을 두봉 만듭니다. 한봉은 아침으로 먹고 한봉은 학교로 싸서 보냅니다. 이날은 학원가는 날이라 야식은 안하니 편합니다.

5) 그러나 남편이 일찍 귀가하였군요. 무얼 먹여야 할까요? 냉동실에 있는 참가지미 두 마리를 꺼냅니다. 냉동실에 있는 다싯물도 함께 꺼냅니다. 죽 사먹으면 주는 비닐 용기는 다싯물 보관에 매우 유용합니다. 보통 다섯 개정도 넣어두는데 이주일정도 먹습니다. 감자 2개. 양파 두 개 썰어 담고 그 위에 가자미 올려 간장에 고춧가루 마늘 넣어 조금 숙성시킨 양념장 넣고 다싯물넣어 국물이 거의 없이 바뜩하게 졸여냅니다. 그 동안 카레도 만들어둡니다. 더불어 참치1캔과 스팸 1통을 넣어 묵은지를 지집니다. 갈치젓, 가자미 조림, 카레조금, 파김치, 배추김치, 김치찌개로 저녁 먹었습니다.

6) 3일 아침은 카레로 먹습니다. 김치찌개, 김도 함께 하였습니다. 어제 저녁에 다소 수고를 하였으므로 한 이틀은 버틸 듯 합니다.

7) 그러나 3일 저녁은 또 그렇지 않습니다. 연거푸 일찍 들어오는 남편입니다. 일년 중 흔치 않는 일입니다. 낙지 한 봉을 꺼내 물에 담그어 둡니다. 간장, 고춧가루, 마늘, 미림, 버섯가루를 넣어 양념을 만들어 두고 녹은 낙지는 끓는 물에 샤워시킵니다. 더불어 콩나물도 얼른 씻어 데쳐둡니다. 밥도 새로 합니다. 백미와 현미 등 잡곡을 반반 섞었답니다. 씹는 맛이 있어 좋습니다. 먼저 양파 채썰어 볶다가 절반쯤 익으면 낙지와 양념장 넣고 후다닥 센불에 볶다가 파, 참기름, 참깨 넣어 마무리합니다. 청양고추가 똑 떨어져 아주 맵지 않습니다. 어제 만든 반찬과 낙지볶음, 콩나물을 함께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8) 오늘 아침에는 남은 반찬을 늘어놓고 이거저거 마무리하면서 먹었습니다. 그러더니 사탐을 보면 어지럽다눈군요. 과목별 몇 문항안되지만 영역이 다르고 시험보는 방법이 복잡해서 아주 긴장하게 되고 피가 머리로 쏠려서 힘들다고 하네요. 그러니 또다시 심징이 덜커덩하면서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내일 아침에는 고추참치 넣은 주먹밥을 3개만 해달라고 미리 주문하네요....

며칠 안남았는데, 그리고 제가 이렇게 긴장되는데 본인은 어떨까요?

오늘은 소고기나 두어장 구워서 먹여야겠습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프리
    '11.11.4 2:08 PM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애써서 준비한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저도 함께 기도할게요^^

  • byulnim
    '11.11.5 12:34 AM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리님,,, 어쩌면 저랑 그리도 마음이 비슷하신지요, 늘 친정엄마는 가슴저린 존재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 걸으실 수 있고 덜 불편하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 2. 오지의마법사
    '11.11.4 3:09 PM

    엄마밥의 힘!!!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엄마두 소고기 많이 드세요!!!

  • 3. 느림의미학
    '11.11.4 4:52 PM

    글솜씨가 감칠맛나서 사진없어도 머리에 그려집니다.
    전 재수생엄마라 더 덜컹합니다.
    그저 그날 마칠때까지 하늘에 계신 분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byulnim
    '11.11.5 12:35 AM

    아이구,,, 더 힘드실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운을 보테어 줍시다...
    화이팅!!!

  • 4. 애플
    '11.11.4 6:16 PM

    사진이 없는데도 글이 술술~ 눈으로 보여지네요 ^^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 5. 곰곰곰
    '11.11.4 6:33 PM

    평소보다 훨씬 더 좋은 컨디션으로 후회없이 시험 잘 보길 바라겠습니다.
    별님도 평안하세요.

  • byulnim
    '11.11.5 12:37 AM

    잘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 6. jasmine
    '11.11.4 8:26 PM

    일하시는 분이 웬만한 집보다 음식을 많이 하시네요. 대단하세요...
    진짜 며칠 안남았는데....그냥 믿어주고 기도해주세요...화이팅~~

  • byulnim
    '11.11.5 12:36 AM

    jasmine님,,영광입니다. 늘 부러워하며 삽니다....

  • 7. 소연
    '11.11.4 9:20 PM

    저도 기도 보탤께요....

  • byulnim
    '11.11.5 12:36 AM

    감사합니다.

  • 8. 퓨리니
    '11.11.4 9:46 PM

    예전.. 수능보던 날 생각이 납니다.
    고사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1,2학년 후배들이 고사장 근처로 나와서 응원해주면서
    따끈한 차를 종이컵에 담아 건네주는데, 그 종이컵을 받으면서 파르르 손이 떨렸었어요.
    저는 그냥 긴장도 되고, 멋쩍기도 하고 '나 떠는구나...'했었는데,
    종이컵을 전해주던 후배가 눈물을 글썽이며 저를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저 수능 꽤 좋은 점수 나왔었던 사람이에요. 비록 오래되긴 했으나..^^;;;
    그래도 나름 고득점자니..기 팍팍... 불어넣어드릴게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 9. byulnim
    '11.11.5 12:37 AM

    퓨리니님 .. 감사합니다. 저의 희망이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10. 꼬꼬와황금돼지
    '11.11.5 5:50 AM

    엄마의 마음이 전해지네요~꼭 좋은 결과 있기를 멀리서지만 기도드립니다.~

  • 11. 행복이마르타
    '11.11.6 2:03 AM

    엄마의 마음, 그대로 전해져 수능 잘치루고 원하는 공부 할수있기를!!!

  • 12. 뭉게구름
    '11.11.6 9:07 AM

    님의 희망양과 기둥군은 꼭 우리집 남매를 연상케 하네요
    올 가을 우리 두아이는 고딩 중딩이 되었어요
    고딩딸은 살이 빠졌으면 좋겠고 중딩 아들은 살이 쪘으면 좋겠어요
    이젠 커서 상처받을까봐 조심스러워서 그냥 기도만 해요
    온 가족이 초긴장 상태겠어요
    그동안 고생한것 좋은 결과가 나오길 저도 기도할께요
    그날까지 몸관리 잘하시고.......
    수능끝나고 또 글 올려주세요

  • 13. 독도사랑
    '11.11.17 8:01 AM

    맛있겠다 너무 먹구 싶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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