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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가 일등이라고..^^;;;;; 허걱~~

| 조회수 : 5,546 | 추천수 : 7
작성일 : 2005-11-25 00:18:58
제 학교친구들은 거의가 60년생인데 어쩌자고 친정 아버지가 절 일년 먼저
학교에 넣으셔서 그 옛날 학교에서 생년월일로 출석번호할때
전요 자그만치 92번일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번호 기억하시는 연대가 지금 있으신지...?^^;;;)
(오전반, 오후반도 기억하세요?ㅎㅎ)


일단 도토리 묵을 쑤었습니다..

어쨌든 어떻게 어떻게 하고 따라가서 재수도 안 하고 대학도 들어갔고
직장도 졸업하던 그 해 12월에 취직했고...


모아 두었던 재활용 그릇에 부어서 식혀야죠..

그러다가 직장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학교 선배인데 학교다닐때는 이 사람이 있는줄도 몰랐어요
당연하죠 저 보다 5년이나 선배인데..


만들어진 묵은 조금 굵게 체 썰어 체반에서 말립니다..

직장을 채 일년도 못 채우고 그때 뭐가 씌었는지 덜컥 결혼을 했네요
직장생활도 겨우 익혀가는데 요리도 뭐도 배우고 할 틈도 없이...


한 체반을 말려도 묵말랭이는 저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요..

살림을 뭐를 알겠어요? 집에서는 맏이였지만
할머니 계시고 또 고모가 가까이 계셔서 고모네서 거의 살다시피 해서
손에는 물한번 안 묻히고 살았는데....
학교 다니는것 밖에는..(공부를 했다는게 아니라 노느라고..^^;;)


묵말랭이를 소금을 약간 넣고 한참을 끓여요
그럼 말랑해지는데 첨 묵을 만들었을때와 다른 점은 잘 끊어지지 않고
쫄깃하다는 거죠...

거기다 덜컥 허니문 베이비까지 생겨서 일월에 결혼하고 시월에 애기 엄마가 되어서
병원에 누워있는데 제 이름 아래 나이 23세(왜 병원에서는 만 나이를 적잖아요..)
누구 누구 애기 이렇게 적혀있는데..
그때서야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거야? 하는 생각이^^;;;;;ㅎㅎ


이 불려놓은 묵말랭이와 무청이 만났습니다.

시어머니는 전형적인 서울분이셨고 전 부산이었어요
김치부터 간이 틀리고 들어가는 젓갈까지.........
모든게 서툴다 보니 시어머니 눈에는 영 차지 않으시고....
남편이 직장이 대전으로 발령을 받아 잠시 분가를 하기전 삼년동안은 저에게는
거의 매일이 하루 하루가 부억 들어가는게 전쟁터 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할줄 아는 요리가 하나도 없었으니까요..흑
매일 친정엄마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하냐고...


삼색의 파프리카와 묵말랭이로 잡채를 만들어도 되죠
고기를 싫어하시는 분들, 괜찮겠죠?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니까 찾아오는 손님도 항상 많았고
늘 보통의 식탁보다는 손님용 요리를 차릴때가 일주일에 두세번일때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요리라는건 무섭고 힘들고 어렵고..

대전으로 잠시 분가를 하고 보니깐 남편과 아이들이 영 불쌍해지더라구요
해서 일단 제가 좋아하는 재료만 가지고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굳어 있던 동부묵과 불려 놓은 묵말랭이를 볶아주면서 채썬 대파를 나중에 살짝 넣어주면
간단하게 반찬 하나가 나오죠...

하다보니깐 또 다른 재미가 요리에도 있었어요
책을 보고 따라 하게 되고, 식구들이 맛있게 먹어 주고
또 조금씩 응용도 하게 되고....

그러다가 82라는 정말 좋은 사이트를 알게 되었네요
(전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해서 이렇게 좋은 정보를 얻게 된다는게 참 신기해요..ㅎㅎ)
묵은 항상 사서 먹는건줄 알았는데 묵가루를 공짜로 받게 되는 행사에서
묵을 집에서 직접 쑤어보니까 의외로 쉬었어요
제가 묵을 좋아하니까 또 이리저리 응용도 했는데
마침 저를 위해 생긴듯이 이 묵을 가지고 하는 요리대회라는게 생겼다고...
(만약 이게 사진이 아닌 직접 가서 하는거면 절대 못 했을꺼예요
왜냐하면 아직도 요리라고 이름붙으면 잠시 멍해지는 병은 여전하니깐요...
여러 사람 앞에 가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했겠죠 ^^;;;)
태어나서 첨으로 요리라고 이름 붙여진 대회라는걸  참가하게 되었는데
제가 거기서 참가상도 아니라 일등이라는걸 알고 진짜 멍해졌습니다.........

어느 누구의 말대로 좋아하면 친해지고
친해지면 좋아하게 된다?????ㅎㅎㅎ

그래서 이번 한주는 감기 몸살로 골골 거리다가
뜻밖의 기쁜 소식으로 또 멍해진 그런 한 주였습니다....
soogug (soogug)

열심히 씩씩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자. 좋은 생각이 밝은 얼굴을 만든다...ㅎ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레쉬민트
    '05.11.25 12:26 AM

    ㅎㅎ...저도 일등입니다 댓글 일등..축하드리구요..지난 10월에 이어 좋은 일이 계속이시니 넘 기쁘시겠어요..그 기분 연말까지 몰아서 한해 마무리 잘하시구요..묵요리 보니 1등 하시만 하신대요..전 매일 간장만 찍어 먹었는데 ^^;;;

  • 2. 사랑맘
    '05.11.25 12:34 AM

    축하드려요...
    전 뭐가 일등인가 했네요....
    이런 귀한 전통적인 요리대회에서 1등이라니...
    저도 묵말랭이는 여기서 처음 배우네요
    축하~축하~~~~드립니다
    부산 ㅎㅎㅎㅎㅎㅎ
    같은 하늘아래 살았군요....^^

  • 3. 해랑벼리
    '05.11.25 12:46 AM

    축하드려요~
    저도 키친토크 출석이 일등이라는 말씀인줄 알았어요..ㅎㅎ
    뛰어난 요리솜씨에 글재주까지...
    소국님, 사랑받으시겠어요~

  • 4. 텔~
    '05.11.25 12:53 AM

    축하드립니다~
    묵말랭이는 처음 봐요.
    다 맛있어 보이고,잡채색 너무 예쁘네요..^^

  • 5. luna
    '05.11.25 12:54 AM

    수국님...축하드립니다.

    그 런 데 !! 저는 다시는, 절대로, 정말로, 진심으로, 묵!! 안합니다!!
    그런데...묵잡채....맛있겠다...(해보까?) 설레설레~

  • 6. 들녘의바람
    '05.11.25 12:55 AM

    묵을 말리다???
    묵말랭이, 우리딸램이가 참 좋아 해요.
    이$트에 가면 자꾸 두부와 묵에 간장을 찍어 먹고서는 우리도 사자고 합니다.
    전 묵을 집에서 한번도 시도 몬핸는데, 떡,빵 쿠키,요즈음슬로우 푸드인 웰빙은
    몬핸는데,가끔 시엄니께서 시골에 사시는 메밀묵또는 우미(한천의 원료로..)를 해 주셔서
    먹는데 우리딸램이는 꼭 도토리묵이 제일 맛나다고 하네요.

    참으로 열심히 사시는 군요.
    처음이 어렵긴 한데..

    저도 언젠가 한번 맹그러봐야지..
    사랑맘님!! 부산만 간은 하늘이신가여.
    여기도..

    수국님 참으로 먹어 보고 싶네요.

  • 7. 또뚤맘
    '05.11.25 1:56 AM

    수국님 저도 초등학교 1학년때 번호가 92번 이었어요. ㅎㅎ 1등 축하드리구요. 전 언제쯤 82쿡 회원님들처럼 살림의 대가가 될까요.

  • 8. 워니와꿀꿀이
    '05.11.25 2:42 AM

    와..묵이 넘 환상이예요 전 묵만 쑤어 양념장에 먹는것만 생각했었는데
    다양하게 요리를 만들수 있네요..수국님 솜씨 넘좋으셔요
    잡채도 넘 땡겨서 내일은 저도 잡채해볼래요^^;

  • 9. 경빈마마
    '05.11.25 8:28 AM

    저도 축하드립니다.

  • 10. 콩깜씨
    '05.11.25 8:33 AM

    축하드립니다.
    항상 부지런하시고 겸손하게 사시는수국님의 모습이 눈에 보이시네요.

  • 11. 쿠킹맘
    '05.11.25 8:57 AM

    축하해요.^^
    월례행사로 이어지는 기쁨이~
    다음달에 어떤 즐거움으로 이어질런지요.
    기대합니다.

  • 12. 오로라 꽁주
    '05.11.25 9:05 AM

    추카드립니다.
    저는 여기온지 얼마 되진않았지만
    매일매일 즐거움이 더하네요..
    눈이 즐겁고 손이 움직이고 입도 즐겁고..행복찾기같아요^^

  • 13. 황정옥
    '05.11.25 9:11 AM

    수국님 질문요.
    도토리묵이 뜨거운데 재활용플라스틱용기에 부어서 식혀도 되나요?

  • 14. 빠끄미
    '05.11.25 9:25 AM

    축하드려요~
    저 묵말랭이 무지 좋아하는데 저리 말려볼 생각을 안했네여..
    마침 집에 도토리묵가루도 있는데... 앗싸~ 바로 오늘 실습 들어갑니다~

  • 15. 망구
    '05.11.25 9:43 AM

    저의 동서가 시집온지 얼마안되...아버님께 살포시 들어와 미수가루 한그릇을 놓고 나가더랍니다... 새색시 인지라 아버님께 예쁨한번 더 받아볼라고..... 워낙에 미수가루 매니아이신 아버님... 미수가루를 단숨에 원샷... "근데 애기야 미수가루가 좀 씁쓸하다. 담엔 설탕을 좀 더 넣어라...."하셨답니다...근데... 어머님이 오시고서야... 그게 묵가루였던걸 알았더란 말입니다... 그 얘기는 지금도 울 시댁에서 웃음거리 입니다...
    그 이후로 저의 어머님은 묵가루는 사질 않으십니다...
    참 묵가루로 부침을 해도 맛있다네요..

  • 16. 초록물고기
    '05.11.25 9:53 AM

    축하드립니다. 다방면에 솜씨가 좋으셔서 뭘 하셔도 행복하실것 같아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 17. 상구맘
    '05.11.25 10:01 AM

    soogug님 !! 추카 추카
    다달이 좋은 일들이 있네요.
    묵을 말린다는것 저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동안 soogug님 쌓인 노공이 이렇게 좋은 일을 있게 했네요.
    저도 공짜로 받은 묵가루 만들어 먹어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같이 만들자고 해서 일요일날 만들려 했더니
    일요일마다 집에를 있게 안 되네요.

    그런데 soogug님 한 반에 92번까지 있었나요.그것도 오전,오후반.으으윽
    나이는 제가 더 됬든데 저희는 60번때까지 밖에 없었어요.그것도 오후반은 no.
    다시금 추카~~~

  • 18. 골고루
    '05.11.25 11:15 AM

    저도 축하드립니다.
    늘 좋은 일들만 계속되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저는 84명이 있었구요,오전 오후반도 있었어요.
    아참,받아쓰기 100점 받으면 주는 옥수수빵이 있었네요.

  • 19. 커피러버
    '05.11.25 11:23 AM

    수국님 축드려요
    울 따로 묵 좋아하는데 저도 묵을 집에서 만들 생각을 꿈에도 절대로 안 하고 있답니다.
    묵가루로 만들면 쉽나요?^^
    살짤 호기심이 생기네요
    그리구요 저 조만간 (?) 부산 갑니다. 발령받았어요~~~
    가기 싫은데.....

  • 20. 마우스
    '05.11.25 11:26 AM

    수국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실체를 알게됐군요
    수국님과 같은 연대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축하드리구요
    앞으로도 좋은일많이하세요

  • 21. 강아지똥
    '05.11.25 11:44 AM

    1등 축하드립니다^^
    묵사랑이 넘치시는게 1등하실만 합니다~

    묵사랑에서 받은 묵으로는 정말 만들기 쉽던걸요~저두 한동안 묵쑤느라 재미붙였었는데...ㅋㅋ
    묵말랭이는 도저히 못하겠슴다.

  • 22. 쩡이
    '05.11.25 12:45 PM

    1등 축하드려요~ 묵말랭이 첨보는건데 쫄깃하고 말랑할거 같아요 ^^
    저도 엊그제 묵가루공짜로 받은걸로 묵을만들어서 드렸더니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

  • 23. Kong각시
    '05.11.25 1:12 PM

    대단한 아이디어와 솜씨이셔요~
    묵말랭이는 저도 첨 들어 보지만 쫄깃쫄깃 입맛이 확~ 땡기네용~^^

  • 24. miki
    '05.11.25 4:06 PM

    축하드려요!!!
    무우청과 묵말랭이와의 만남은 꼭 먹어보고싶내요.

  • 25. miru
    '05.11.25 4:20 PM

    저도 축하드려요~^^
    전 죄송스럽게도 샘플만 받고 응시도 못했어요....ㅜ.ㅜ
    저 어렸을 때 이 묵말랭이를 너무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말리실때 며칠정도 말려야 하는지요?
    또 말리는 조건은 어떤지..요새 해도 될까요?

  • 26. pomy
    '05.11.25 4:26 PM

    저도 축하드려요..^^
    묵말랭이... 함 먹어보고 싶어요...^^

  • 27. 은하수
    '05.11.25 5:10 PM

    수국님! 추카드려요. 지난번에는 백년초를 넣어 만든 묵으로 기를 죽이시더니
    이번엔 묵을 말리기까지요~~~~ 도저히....

  • 28. 맘이야
    '05.11.25 6:09 PM

    짝짝짝!!!
    축하드려요~~^.*

  • 29.
    '05.11.25 7:04 PM

    출생년도는 같으나..
    수국님 첫애낳던 나이보담..저는 10년이 넘어 첫애 낳습니당~!^^
    그때..제일병원 분만실에서 며칠동안 누워있으면서 보니..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는 일찍 낳고 나가더군요.무지 부러웠죠.ㅎㅎ

    묵을 말릴생각을 다하시다니..그거 해외갈때 가져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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