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결에서, 햇빛에서, 새파란 하늘에서 가을 냄새가 나요.
벌써 여름이 다 가버렸나봐요. 헤고..
밤에 창문을 열어 놓고 잤더니 몸이 다 식었더라구요.
가뜩이나 차가운데...

그래서 오랜만에 버섯매운탕을 끓여 점심상을 차렸지요~

어제 사온 애느타리버섯으로 끓인 버섯매운탕이예요.
간단하지만 아주 시원하지요.
재료 : 버섯, 감자, 양파, 파, 고추, 마늘, 고추가루, 국간장, 소금
뚝배기를 따끈하게 달궈 참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고추가루, 감자를 볶다가 양파와 버섯도 넣어서 볶아줍니다.
색이 어느정도 배면 물을 부어서 끓이세요. 육수면 좋겠지만...맹물을 넣어도 괜찮아요.
감자가 익으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시구요..
썰어 놓은 고추와 파, 팽이버섯을 넣어 한번 부르르 끓여 주면 끝~!

어묵볶음..
빨갛게 볶아도, 하얗게(?) 볶아도 맛있죠~ 흐흐..

고구마 줄기 볶음.
이거 아주 좋아하는데 제가 해 먹어 본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껍질 벗기기도 귀찮고, 벗기고 나면 시커매지는 손톱도 싫고...(나름 아가씨...^^;;)
그런데 요즘 자꾸 눈에 들어와서 어제는 냅다 업어왔지요.
방짝이랑 둘이서 껍질 벗기고..(방짝은 이거 안먹는데... 벗기느라 고생했죠.)
씻어 데쳐서 파, 마늘, 간장, 참기름 넣어서 주물주물 하다가 볶았어요.
얼추 맛은 나던데...이렇게 하는 거 맞는건지...ㅋㅋㅋ
엄마 생각하면서 점심을 먹은 이유는...바로 이 고구마줄기 때문이예요.
제가 다섯살 때 아빠가 일하다 다치셔서 꽤 오래 입원을 하셨었거든요.
그때 엄마랑 저랑 고구마줄기볶음이랑 배추된장지짐만 먹고 살았어요.
대학교 다닐 때 집에 내려가서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때 얘기가 나왔죠.
"엄마, 나 그때 엄마 손 잡고 시장에서 배추잎 주웠던 기억 난다."
"그럼 반찬 뭐 해먹었는지도 기억나?"
"응, 고구마 줄기랑 된장배추"
저는 별 감정이 없는 기억인데 엄마는 무척 속상해하셨어요.
그때는 뭘 몰랐다고...자랄 때 여러가지 많이 먹어야 하는데...그런 것만 먹였다고..
그 다음부터는 고구마 줄기만 보면 엄마 생각이 나요.
앞으로도 쭈욱 그렇겠죠?
혼자 밥 먹으면서 괜히 짠~ 해져서 주절거려봤어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