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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무수리의 화이트데이

| 조회수 : 3,757 | 추천수 : 5
작성일 : 2005-03-14 22:32:04
오늘이 3월 14일.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뻑적지근 양식으로 저녁도 차려주고, 남편이 최고 좋아하는 초코무스 케익도 만들어 주었으니,
음, 오늘은 뭔가 좋은일이 있을거야...아침부터 말은 안해도 내심 기대하는 바가 있었죠.

청소 말끔히 해놓고, 나름 공짜로 받긴 황송스러워서 난자완스랑 매운홍합볶음으로 식탁위에 힘도 좀 쥐어주고 남편 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퇴근한 남편의 양손이 썰~렁 하더라구요.

애 맥이고, 어쩌구 하느라 미쳐 바가지를 못 긁다가, 저녁 먹으면서 물어봤죠.
-나 뭐 줄거 없어???
-뭘 줘?
-오늘 화이트 데이잖어!
-아, 맞다. 잊어먹었어.

ㅡ.ㅡ;;

아뉘, 이 인간이 워찌 이리 당당할 수가......

제가 빈손으로 왔다고 한참 보챘더니만, 첨엔 밥 먹고 나가서 사올께 하더니, 밥 다 먹고는 싹! 잊어버리곤 한참을 아무렇지도 않게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덜렁 가방안에서 쬐끄만, 아주 쬐끄만, 볼품없는 허접시런 사탕 하나 꺼내더이다.
어디서 얻었냐니까 끝까지 샀다고 우기면서(우길걸 우겨야지...티가 팍팍 나는데...) 그거라도 받으랍니다.

내참...
난자완스 도로 뱉어!!

...아픈 마음을 추수리며, 그래도 레서피는 나갑니다....흐어엉~~ㅠ.ㅠ;;

--------------------------------------

<난자완스>-비밀의 손맛의 치즈님 버전이랑은 많이 다릅니다.

재료: 돼지고기 간것 300g+ 밑간(간장1큰술, 생강1큰술, 청주1큰술, 다진파1큰술, 계란 반개, 녹말가루 약간, 참기름 약간), 야채(피망, 홍고추 각1개, 죽순1/4개, 표고 5개,), 향채(마늘, 대파 적당량), 종합소스(간장2큰술, 청주1큰술, 물1컵, 녹말가루 1큰술)

1. 돼지고기 간것에 밑간 해서 마구 치대준다.(젓가락으로 휘휘 돌린다. 오렌지피코는 푸드프로세서에 돌린다...)
2. 야채는 큼지막하게 썰어두고, 향채는 편썬다.
3. 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고기를 완자모양으로 지져낸다.
4. 다시 달군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향채 넣어 향을 내다가,
5. 나머지 야채 넣고,
6. 종합소스 넣어 마구 저어주면서 걸쭉하게 끓으면,
7. 지진 고기 완자 넣어 섞고,
8. 참기름, 후추로 마무리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azo
    '05.3.14 11:21 PM

    난자완스 넘 맛있어보입니다. ^^

  • 2. 노란풍선
    '05.3.14 11:25 PM

    맛있겠네요. 전에 최경숙선생님 레서피 대로 했는데 가족들 반응이 너무 살벌(?) 해서 (가족들이 난자완스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나봐요.)
    난자완스는 다시는 안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사진을 보니 제가 원하는 모양이네요 한번 해봐야겠어요....

  • 3. 뽀로로
    '05.3.14 11:27 PM

    남푠분 간이 좀 안 좋으시군요...(간비대증?)
    병원에 모시고 가보세요...=3=3=333

  • 4. 박영희
    '05.3.14 11:51 PM

    어머 우리 언제 술친구 합시다. 동참하시는분 모입시다. 자~알 통할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레시피 오리시다니 오렌지피코이모 멋져^^

  • 5. 아라레
    '05.3.15 12:24 AM

    사탕가루 한 톨도 구경못한 사람 여기 있어요...위안이 되실지.. ㅠㅠ

  • 6. champlain
    '05.3.15 2:52 AM

    저도 사탕 같은거 기대 안 하렵니다.^^
    여긴 화이트 데이도 없꼬..뭐 ..
    피코님 같은 식탁은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니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지요,, 뭐.
    난자완스... 흑~~

  • 7. 뚜띠
    '05.3.15 9:14 AM

    진짜 난자 완스 넘 맛나 보이네여... 울 남편은 허접시런 사탕 하나도 안 주고...
    아침에 출근해보니... 메일 하나 와 있네여.... 나아~~쁜~~~

  • 8. 까망냥
    '05.3.15 10:14 AM

    쌩뚱맞은 질문하나요..레시피의 간장은..시판되는 간장인가요? 아님 집에서 담근 간장인가요 ㅠ.ㅠ

  • 9. 오렌지피코
    '05.3.15 10:21 AM

    진간장입니다. 그냥 수퍼에서 파는 거요. ^^

  • 10. 까망냥
    '05.3.15 10:31 AM

    핫핫..감사합니당..왠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어욤~ ^^

  • 11. 맑은유니
    '05.3.15 1:12 PM

    화이트데이에 오렌지 피코님의 주신 초코칩쿠키 만들어 남편 출근할때 보냈습니다..여직원들 주라고.. 울 친정식구들은 내가 만든거 맛없다는 얘기는 못하고 그냥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남편은 맛없어도 좋아라 해 줍니다..그런데 오렌지피코님의 초코칩쿠키는 제가 먹어봐도 맛있던걸요..정말 감사드려요^^
    전 선물 받았어요..제빵기..
    헐..가지고 싶었던 건데 화이트데이때 받아서 제가 스스로 해먹으니 기분 묘하던걸요..
    좋아해야해..말아야해..

  • 12. 미스마플
    '05.3.15 1:29 PM

    울 애들아빠는 하얀 카네이션을 사와서...
    무슨 상집도 아니고 웬 흰 카네이션이냐고 했더니만..

    화이트 데이라면서.. 꽃이 하얀색이여야 하는거 아냐?

  • 13. 푸우
    '05.3.16 9:44 AM

    오늘은 난자완스에 도전해 봐야징,,
    오렌지피코님 레시피를 단단하게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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