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간만에 한 엄마노릇, 라볶이

| 조회수 : 2,845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09-18 15:12:26
정말 간만에 토요일에 쉬게 되어(그것도 어제밤 늦게야 스케쥴 취소 되어서),
애들이랑 남편 대충 먹여 내보내고 꿀맛같은 아침잠을 즐기고 있는데,
작은 놈이 띠-익 전화하더니,

아들: 엄마 오늘 일찍 오세요?
나: 엄마 오늘 안 나갔어(눈 감은 상태)
아들: 오늘 사회 수행평가 해야하는데, 친구들 데리고 집에 가도 되요?
나: (속으로는 이 빌**** 눔, 에미 편한 꼴을 못 봐 하면서도) 그래, 뭐해줄까
아들: 그냥 엄마가 할 수 있는 걸로.(이 대목에서 가슴이 짠-)

저는 집에 어른들 없을 때 그게 설사 숙제라 하더라도 아이들끼리 모여서 있는게 사고의 위험도 있고 아무튼 좀 아닌 것 같아 못하게 하거든요.
친구집에 가게 되더라도 어른이 없으면 되도록 할 일만 빨리 끝내고 오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즉 어른들 없이 아이들끼리 노닥거리는 시간을 되도록 피하라고 말하곤 하는데,
제가 이런 부분에 좀 예민한건지 다른 아이 집에 갔는데, 아이들끼리만 있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 집 부모가 좀 성의없어 보이고 그래요.
그런데 정작 이런 제가 집에 없으니 자연 친구들 집으로 더 가게 되고, 우리집에 올 일이 있게 되면 도우미 아줌마나 정 급하면 친정 부모님이 계시더라도 엄마가 아이들 간식해주고 그럴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게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가 맞벌이해서 주게 되는 손실중 하나인 것 같아요.
물론 어느 경우에든 완벽한 만족을 줄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할 수 있을 때 해 줘야 된다는 생각에 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 후-딱 만들어 멕였습니다.
한 참 잘 먹는 놈들이라 세놈이서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네요.
집에 계시는 엄마들 저 같은 엄마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애들 손님 더 치루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매번 인사 하게 되지도 않고, 더구나 누가 더 하는지도 알 수 없어서 그냥 막연히 미안할 따름이지요.
이 기회에 제가 대표로 감사드립니다.
요즘 보니 이런 문제로 갈등하시는 분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맞벌이 하는 엄마들 알게 모르게 집에 있는 엄마들에게 이런 경우에라도 좀 더 수고하게 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그래서 다른 일(학교 행사에 협조하는 것 등)이라도 할 수 있으면 최대한 협조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일의 종류가 다르니 간혹 서로 섭섭해지는 일도 있겠지요.
가는 길이 다르니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 메꾸어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래 사진은 이번 그릇 번개가서 줏어온 대접만한 커피잔입니다.
언젠가 프렌즈 커피잔 어디서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본 적이 있는데, 프렌즈 커피잔 보다는 약간 작지만 코렐 밥공기보다는 좀 큽니다.
창고 저 구석에 박혀있던건데, 한 세트에 9000원 줬어요.
색마다 두개씩 정도는 사고 싶었는데, 오렌지색만 두개고 나머지는 하나씩 밖에 없더군요.
적당히 두껍고 튼튼해보여서 오래 썼으면 좋겠어요.
비오는 오늘 아침에 커피 따라 먹으니 분위기 있고 좋네요.
평소에는 아이들 씨리얼 먹는데도 적당합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헬렌
    '04.9.18 3:26 PM

    프렌즈 커피잔 보다 사용하게에 더 편할 것 같은 커피잔...

    흰색과 회색이 제 맘에 쏘~옥 들어왔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아이들 친구왔다는 전화받으면 아래층 친구엄마에게 부탁해서

    라도 간식 챙겨주고 빈집에 아이들만 있지 않도록 신경을 마니 썼지요.

    특히 남자애들은 위험한 장난으로 다칠까봐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엊그제 갑자기 오누이가 모두 친정부모님 댁에 가게 되어서(머나먼 나라에 살고 계심)

    졸지에 "일복 없는 마님" 신세가 되었다는...있을 때 더 잘 해 줄것을~

    82쿡 식구들 모두 행복한 주말 지내셔요^^~~

  • 2. 이영희
    '04.9.18 4:49 PM

    지도 어제 주문을 처리하느라(ㅠ.ㅠ..구두에 그림을 30개를 그렸어요...)
    등짝이 뻐근 하더이다.
    오늘 종일 자고 먹고만 하는군요.
    번개에서 가져온 그릇으로 쓰는데 불만이 공기가 없으니...
    얻서 카라 세일 하면 제가 그속에 있을겝니당....ㅋㅋㅋ
    그나저나 아드님은 속이 깊은것 같다~~~~~~~~~~~~~~~~~~~

  • 3. 봄나물
    '04.9.18 6:09 PM

    오메..
    맛있겠어요..
    눈 앞에 뚝~ 하고 떨어졌음..

  • 4. 김혜경
    '04.9.18 9:58 PM

    저 커피잔과 같은 접시는 안사셨나요?? 맞춰서 케잌 접시하면 좋겠던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6769 82cook을 가까이 한 후... 8 세바뤼 2004.09.18 2,083 4
6768 간만에... 맛탕 6 노란달팽이 2004.09.18 2,400 11
6767 간만에 한 엄마노릇, 라볶이 4 일복 많은 마님 2004.09.18 2,845 10
6766 모처럼 아이달고 김치담그다-two!! 4 유진맘 2004.09.18 1,777 37
6765 따라쟁이의 콩나물밥 2 민무늬 2004.09.18 2,273 2
6764 너무 뒤늦지만 요.케익 3 aristocat 2004.09.18 1,940 6
6763 금요일 밤 10 minute 스테이크 12 뽀송이 2004.09.18 2,937 2
6762 특별한 아침식사, 호두죽 10 오렌지피코 2004.09.18 4,221 10
6761 그릇들이 했어요. 28 앨리엄마 2004.09.18 4,372 9
6760 해물 로우멘 10 tazo 2004.09.18 2,784 6
6759 [re] 전의상실....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 체리공쥬 2004.09.18 1,782 169
6758 [re] 전의상실....실패한 레드와인 식빵 2 요리재미 2004.09.18 1,945 78
6757 전의상실....실패한 레드와인 식빵 9 체리공쥬 2004.09.18 2,511 3
6756 바지락 떡뽁이 8 mulan 2004.09.18 2,074 7
6755 성공한 낙불전골 2 수빈맘 2004.09.18 3,217 15
6754 모처럼 아이달고 김치 담그다.. 12 유진맘 2004.09.18 1,738 21
6753 브라우니즈를 구웠어요~ 4 한울공주 2004.09.18 1,998 11
6752 가지와 돼지고기 두반장 볶음 9 홍차새댁 2004.09.18 2,679 2
6751 잡채.... 5 지윤마미.. 2004.09.18 2,966 8
6750 이게 뭘까요?--과자같은... 8 짜잔 2004.09.17 2,355 2
6749 초간단 럭셔리~~~ 새우구이.. 5 김새봄 2004.09.17 3,617 7
6748 한밤의 술안주~ 9 피망조아~ 2004.09.17 3,214 29
6747 돼지고기 산적 9 두들러 2004.09.17 4,232 8
6746 경제가 어려울 수록...^^* 17 소머즈 2004.09.17 3,928 10
6745 육개장이요~ 11 다혜엄마 2004.09.17 2,422 6
6744 냉장고에 남는 미숫가루가 있다면.. 14 브라운아이즈 2004.09.17 4,002 16
6743 운동회 도시락 25 jasmine 2004.09.17 12,501 19
6742 배즙샤베트 5 세라 2004.09.17 1,84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