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쿡 가입년도가 2003년인 묵은지 회원입니다.
82쿡을 친정삼아 두 아이를 키웠고 이제 저는 갱년기에 접어들었어요.
이제 아이들은 다 자라서 더이상 여행들 다니고 싶어하지 않고
집돌이에 삼식이님인 남편도 여행을 싫어해서
저혼자 속이 터질것 같을때 배낭을 꾸려 여행을 다닙니다.
스페인 산티아고길, 네팔 트레킹, 중아아시아여행... 지리산종주
그렇게 우을을 고난으로 덮고 자연속에서 힐링하는 주체적인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이번 울릉도 식당 바가지요금 관련한 논란을 보면서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용기를 내봅니다.
저는 캠핑을 다녔어요. 공항이 완공되기전 살아있는 원시림과 생물다양성을 경험하는데 의미를 두었어요.
처음 4일은 비바람에 나중 4일은 땡볕에 마른 오징어가 되었네요.
국민여가캠핑장과 다른 캠핑장을 들을 경험했고요
아침저녁은 햇반과 김치를,, 점심 한끼는 밖에서 사먹었습니다.
캠핑장 비용은 5만원, 햇반김치랑 부식비 조금, 마을버스는 기본 900원 일주버스는 1400원입니다.
혼자 여행다니는 저를 보고, 다양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팔려가서 장기적출 당한다는 악담도 들었고,
어디 아픈데 있냐고 힐난하는 분도 만났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돌았나~" 소리 하는 분도 계셨어요.^^
다른 분들 평가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제 인생은 소중하니까요.
울릉도 하면 바가지 요금에 1인분 안파는 집도 많다고 하는데
그런곳은 거르고 1인분 파는 집에 가서 산채비빕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1인분 안되는 곳은 2인분 시켜서 남은 음식 포장해와서 저녁에 또 먹었고요
오징어내장탕이 맛있었습니다. (빨간국물 말고 하얀국물이 더 시원하고 담백해요)
울릉도 부지깽이 나물과 명이나물, 명이김치가 특히 맛있었어요.
독도새우 한마리 만원, 약소는 기본 4만원인데 아는맛이라 굳이...
성인봉은 가파르고, 원시림이 살아있어 네팔에 온 기분었고
바다색은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괌이나 하와이가 아쉽지 않은 아름다운 물빛
일출과 일몰, 정말 멋있습니다.
국민여가캠팡장에 자리한 저의 텐트. 울릉도는 바람이 세서 큰 텐트 가져가면 날라가고 부러지기 십상입니다. 작고 안전하고 튼튼한 텐트가 짱이죠.
예전에는 아무데서나 캠핑할수 있었다지만, 지금은 못하게 막아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여자 혼자 캠핑갈때는 안전이 최우선이니 검증된 곳, 뭔일있어도 당장 조치할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고,
여행왔다고 암데서나 술마시고 그러면 화를 자초할 수 있으니, 음주는 텐트안에서 조용하게 만끽했습니다.
독도 사진입니다. 독도 가는 배도 뜨기 힘들고, 접안도 쉽지 않아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데,
파고 2.7 미터의 멀미를 참는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멀미봉투 쥐고 화장실 가는 도중 아수라장을 경험하고 나서
멀미약 먹은 저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독도엔 온통 태극기 부대인데,,, 광화문에서 봤던 그 태극기 부대가 아닌 정말, 태극기가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뭉클했습니다.
오징어내장탕, 2인분 시켜서 맛있게 먹고 1인분은 포장해서 가져와서 저녁에 바다보면서 독도소주와 함께 캬~~~
울릉 국민여가캠핑장입니다. 폐교를 캠핑장으로 만든 곳인데, 울릉군 홈페이지 들어가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성수기라 자리가 없지만, 비바람 불면 자체 철수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비바람에 타프 폴대가 부러지고 난리가 났었는데, 저도 치솔과 버물리가 날라가서
주변 수퍼도 없고 해서 나무가지 꺾어서 쪼개서 치카치카를 했고 (원시체험)
버물리 날라가서 치약을 발랐더니 텐트며 매트리스에 온통 치약자국이 남더군요^^
나리분지에서 먹었던 산채비빔밥. 성인봉 올라갔다 와서 먹으니 맛이 없을수가 없죠. 부지깽이와 참나물을 맘껏 먹었습니다.
나리분지의 원시림속. 숲해설가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어주셨어요.
국면여가캠핑장에서 보는 일몰. 도시에서 출퇴근하느라 받았던 스트레스가 그냥 풀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고프로를 안가져가서 물속 사진 못찍은게 아쉬웠는데, 수중관람대가 있어서 수심 5미터에 사는 물고기들과 아이컨택도 할 수 있었어요. 저놈은 복어인데,,, 저를 계속 따라다니는 애교를^^
비바람에 성인봉 올라갔는데 올라갈때도 내려올때도 아무도 만나지 못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비바람에 날궂을때 등산하면 날라오는 돌을 맞을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무식해서 용감했습니다.
독도 폴리스들이 사람들 사진도 찍어줘요. 독도에서 근무하는 남의 집 귀한 아들들...
석포전망대에서 보는 일몰사진. 구름이 예술이고, 자연은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아요. 대신 마음속에 간직하려고 오래오래 보고 있었습니다.
나리분지에서 본 석양. 그냥 붉은 색이 아니고 와인색. 인간은 흉내낼 수 없는 경이 그 잡채.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먹은 정식 12000원이었는데, 반찬이 다 맛있고 깔끔해서 두번 더 갔습니다.
너무 뜨거워서 박물관에 에어컨찾아 갔는데, 독도박물관에서 본 포탄입니다.
2차 대전 이후 미군이 독도를 미사일 연습장으로 썼다고 하더군요,
근처에서 고기잡던 어민들의 희생이 많았다고... 참 슬픈역사죠.
저 사진은 폭탄의 탄두라는데,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잔인합니다.
어느 식당은 친철하고 어느 식당은 비싸고 불친절합니다.
울릉도 전체가 다 그런것은 아니에요.
그냥 그 식당이 문제인 것이고, 그 사람의 문제이지
울릉도 자체가 통체로 나쁜곳은 아니라는것,
복불복, 사바사, 케바케가 공존하는 곳이더라고요.
여행갈때는 집나가서 좋고
집에 돌아오면 집이 좋습니다.
냉장과와 세탁기, 신발 안신고 가도 되는 화장실..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직장생활하느라 우울과 불면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한번 빡세게 다녀오고 나면
또 그럭저럭 잘 살아집니다.
행복은 찾는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지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행복을 찾아보시길 바라며.
사랑하는 82님들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