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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랍니다 - 울릉도 여행기

| 조회수 : 2,001 | 추천수 : 2
작성일 : 2025-07-30 17:54:58

82쿡 가입년도가 2003년인 묵은지 회원입니다.

82쿡을 친정삼아 두 아이를 키웠고 이제 저는 갱년기에 접어들었어요.

이제 아이들은 다 자라서 더이상 여행들 다니고 싶어하지 않고

집돌이에 삼식이님인 남편도 여행을 싫어해서

저혼자 속이 터질것 같을때 배낭을 꾸려 여행을 다닙니다.

 

스페인 산티아고길, 네팔 트레킹, 중아아시아여행... 지리산종주 

그렇게 우을을 고난으로 덮고 자연속에서 힐링하는 주체적인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이번 울릉도 식당 바가지요금 관련한 논란을 보면서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용기를 내봅니다.

 

저는 캠핑을 다녔어요. 공항이 완공되기전 살아있는 원시림과 생물다양성을 경험하는데 의미를 두었어요. 

처음 4일은 비바람에 나중 4일은 땡볕에 마른 오징어가 되었네요.

 

국민여가캠핑장과 다른 캠핑장을 들을 경험했고요

아침저녁은 햇반과 김치를,, 점심 한끼는 밖에서 사먹었습니다.

캠핑장 비용은 5만원, 햇반김치랑 부식비 조금, 마을버스는 기본 900원 일주버스는 1400원입니다.

 

혼자 여행다니는 저를 보고, 다양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팔려가서 장기적출 당한다는 악담도 들었고,

어디 아픈데 있냐고 힐난하는 분도 만났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돌았나~" 소리 하는 분도 계셨어요.^^

다른 분들 평가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제 인생은 소중하니까요.

 

울릉도 하면 바가지 요금에 1인분 안파는 집도 많다고 하는데

그런곳은 거르고  1인분 파는 집에 가서 산채비빕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1인분 안되는 곳은 2인분 시켜서 남은 음식 포장해와서 저녁에 또 먹었고요

오징어내장탕이 맛있었습니다. (빨간국물 말고 하얀국물이 더 시원하고 담백해요)

울릉도 부지깽이 나물과 명이나물, 명이김치가 특히 맛있었어요.

독도새우 한마리 만원, 약소는 기본 4만원인데 아는맛이라 굳이...

 

성인봉은 가파르고, 원시림이 살아있어 네팔에 온 기분었고

바다색은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괌이나 하와이가 아쉽지 않은 아름다운 물빛

일출과 일몰, 정말 멋있습니다.

 


국민여가캠팡장에 자리한 저의 텐트. 울릉도는 바람이 세서 큰 텐트 가져가면 날라가고 부러지기 십상입니다. 작고 안전하고 튼튼한 텐트가 짱이죠. 

예전에는 아무데서나 캠핑할수 있었다지만, 지금은 못하게 막아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여자 혼자 캠핑갈때는 안전이 최우선이니 검증된 곳, 뭔일있어도 당장 조치할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고, 

여행왔다고 암데서나 술마시고 그러면 화를 자초할 수 있으니, 음주는 텐트안에서 조용하게 만끽했습니다.



독도 사진입니다. 독도 가는 배도 뜨기 힘들고, 접안도 쉽지 않아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데,

파고 2.7 미터의 멀미를 참는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멀미봉투 쥐고 화장실 가는 도중 아수라장을 경험하고 나서

멀미약 먹은 저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독도엔 온통 태극기 부대인데,,, 광화문에서 봤던 그 태극기 부대가 아닌 정말, 태극기가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뭉클했습니다.



오징어내장탕, 2인분 시켜서 맛있게 먹고 1인분은 포장해서 가져와서 저녁에 바다보면서 독도소주와 함께 캬~~~



울릉 국민여가캠핑장입니다. 폐교를 캠핑장으로 만든 곳인데, 울릉군 홈페이지 들어가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성수기라 자리가 없지만, 비바람 불면 자체 철수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비바람에 타프 폴대가 부러지고 난리가 났었는데, 저도 치솔과 버물리가 날라가서

주변 수퍼도 없고 해서 나무가지 꺾어서 쪼개서 치카치카를 했고 (원시체험)

버물리 날라가서 치약을 발랐더니 텐트며 매트리스에 온통 치약자국이 남더군요^^



나리분지에서 먹었던 산채비빔밥. 성인봉 올라갔다 와서 먹으니 맛이 없을수가 없죠. 부지깽이와 참나물을 맘껏 먹었습니다.

나리분지의 원시림속. 숲해설가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어주셨어요.



국면여가캠핑장에서 보는 일몰. 도시에서 출퇴근하느라 받았던 스트레스가 그냥 풀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고프로를 안가져가서 물속 사진 못찍은게 아쉬웠는데, 수중관람대가 있어서 수심 5미터에 사는 물고기들과 아이컨택도 할 수 있었어요. 저놈은 복어인데,,, 저를 계속 따라다니는 애교를^^



비바람에 성인봉 올라갔는데 올라갈때도 내려올때도 아무도 만나지 못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비바람에 날궂을때 등산하면 날라오는 돌을 맞을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무식해서 용감했습니다. 



독도 폴리스들이 사람들 사진도 찍어줘요. 독도에서 근무하는 남의 집 귀한 아들들... 



석포전망대에서 보는 일몰사진. 구름이 예술이고, 자연은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아요. 대신 마음속에 간직하려고 오래오래 보고 있었습니다.



나리분지에서 본 석양. 그냥 붉은 색이 아니고 와인색. 인간은 흉내낼 수 없는 경이 그 잡채.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먹은 정식 12000원이었는데, 반찬이 다 맛있고 깔끔해서 두번 더 갔습니다.




너무 뜨거워서 박물관에 에어컨찾아 갔는데, 독도박물관에서 본 포탄입니다.

2차 대전 이후 미군이 독도를 미사일 연습장으로 썼다고 하더군요,

근처에서 고기잡던 어민들의 희생이 많았다고... 참 슬픈역사죠.

저 사진은 폭탄의 탄두라는데,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잔인합니다.

 

 

어느 식당은 친철하고 어느 식당은 비싸고 불친절합니다.

울릉도 전체가 다 그런것은 아니에요.

그냥 그 식당이 문제인 것이고, 그 사람의 문제이지

울릉도 자체가 통체로 나쁜곳은 아니라는것,

복불복, 사바사, 케바케가 공존하는 곳이더라고요.

 

여행갈때는 집나가서 좋고

집에 돌아오면 집이 좋습니다.

냉장과와 세탁기, 신발 안신고 가도 되는 화장실..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직장생활하느라 우울과 불면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한번 빡세게 다녀오고 나면 

또 그럭저럭 잘 살아집니다.

행복은 찾는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지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행복을 찾아보시길 바라며.

사랑하는 82님들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브갓메일
    '25.7.30 6:11 PM

    오징어내장탕이라니 이나이 먹도록 처음 들었어요
    오래전에 최요비에 나왔던 선생님이 자기네 집에선 낙지내장은 끓여서 하인들만 주고 쥔네들은 낙지살로만 요리를 했는데 낙지 내장탕이 더 맛있었다는 얘긴 들었지만 그후에도 낙지내장은 쓰지 않았는데 오징어내장도 그렇게 쓰는군요
    이번엔 꼭 요리해봐야겠어요

  • 구름빵
    '25.7.30 6:18 PM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징어내장탕은 맛있는데 아무래도 내장이다보니 신선한 것을 써야해요. 그래서 도시에선 접하기 쉽지 않을것 같아요.

  • 2. 유브갓메일
    '25.7.30 6:20 PM

    이제는 부러워만할뿐이지만 정말 대단하시네요
    진작 용기내보지 못한 것이 한이될듯 해요
    늘 건강하세요,박수칩니다.

  • 구름빵
    '25.7.31 1:54 AM - 삭제된댓글

    한으로 두지 마시고
    살살 다녀보세요. 조금씩 한발자국싹 디디디다 보면. 그곳이 어디든 자유가 반겨줄거에요.

  • 구름빵
    '25.7.31 1:58 AM

    한으로 두지 마시고
    살살 다녀보세요. 조금씩 한발자국싹 디디다 보면. 그곳이 어디든 자유가 반겨줄거에요

  • 3. 진현
    '25.7.30 7:03 PM

    우와~ 구름빵님 무척 진취적이신 분이십니다.
    멋집니다. 엄지 척!!
    저는 게으른 자라 집순이 입니다.
    도심 골목 요리조리 구경하는 것이 취미인데
    혼자 울릉도 여행이라니 정말 멋지십니다.
    자연의 색을 카메라가 담아내지를 못하지요.
    저도 부지깽이 나물 너무 좋아해요.

  • 구름빵
    '25.7.31 1:52 AM - 삭제된댓글

    도심 돌목 요리조리도 충분히 멋있어요. 아이들 키울땬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더 선명하개 잘 보익더라고요.

    부지깽이도 맛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팍팍 느꼈습니다. 누가 어디서 꺾고. 얼만큼 삶고 양념은 얼마나 하믄지에 따라서 정말 드라마틱하게 다르더라고요.

  • 4. 완전초보
    '25.7.30 8:43 PM

    엄치척입니다????.
    저도 애들은 크고 남편은 여행 싫어하고
    친구들과는 시간 맞추기 힘들어 살살 혼자 다니고 있어요
    아직 혼자는 패키지만 하지만
    구름빵님 처럼 캠핑여행도 하고 싶네요

  • 구름빵
    '25.7.31 1:49 AM - 삭제된댓글

    첫사도가 어렵지 막상 해보며누별거 아니라는걸 느끼살거에요. 남편과 자식아 얼마나 무거운 존재였던지. 정말 혼자 다니니까 쓰래기도 막 줍고 다녔습니다

  • 구름빵
    '25.7.31 1:59 AM

    첫사도가 어렵지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라는걸 느끼실거에요. 남편과 자식아 얼마나 무거운 존재였던지. 정말 혼자 다니니까 쓰래기도 막 줍고 다니게 되더라고요.

  • 5. 소년공원
    '25.7.30 9:06 PM

    와~ 멋져요!
    울릉도와 독도의 멋진 풍광도 멋지고, 구름빵 님의 씩씩한 여행독립만세도 멋지십니다.
    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들었던 성인봉, 나리분지, 그런 이름을 실제로 - 아니 사진이지만 실제처럼 생생하게 - 보네요 :-)

  • 구름빵
    '25.7.31 1:46 AM - 삭제된댓글

    소년공원님의 명왕성 이야기 재미있게 잘 보고 있는 1인이에요. 버도 지리시간에나 배웠던 곳을 직접 보니 그러누텍스트는 간데없이 그냥 황홀햐졌습니다. 왜 교과서 아직도 그모냥인지..ㅡㅡ

  • 구름빵
    '25.7.31 2:04 AM

    지리시간에 배울땐 그냥 외워서 답을 썻지만 내가 보고 걷고 느끼고 오김으로 경험하는 울릉도는 정말 다른 세상이었어요. 지리선생님. 왜 그러셨나이까~

  • 6. 강아지똥
    '25.7.31 12:35 AM

    너무 멋지십니다!
    마음먹기만 수십번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딱맞춰서 불을 질러주시네요. 차싣고 강아지랑 갈려고 고민만 하고 있지만 용기내볼렵니다.

  • 구름빵
    '25.7.31 1:43 AM

    차 실으려면 포항 크루즈가 있어요. 애견동반 속소도 있습니다. 용기 내 보시길~~

  • 7. 구름빵
    '25.7.31 1:42 AM

    50대로 접어드니 이제 인생 2막을 어찌 살아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자연속에 있으니 그냥 나는 코스모스속 작운 먼지애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드글거리던 마음아 내려놔 지더라고요.

    갈때는 묵호항에 주차하고 걌는데 올때는 묵호하우오는 배사 안떠서 강릉으로 와서 다시 묵호항까지 택시타고 오는. 배값만큼 택시값이 나왔지먼 무사귀환에 감사할 따름이었어요.

    울릉도 다녀오나 굳이 비행기 타고 해외로 갈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 여행을 해야겠단 생각도 둘었고.

    50대에 못할컨 키즈모델 밖에 없다는 어느분의 조언이 힘이 되었습니다. 도가니 성성할꺄 얄심히 다녀보려고요.

  • 8. 구름빵
    '25.7.31 2:07 AM

    울릉도 바람에 돋보기기 날라가서.. 노안오타가 남발입니다. 내일은 돋보기 다시 맟추러 가야겠어요^^
    개딱같이 써도 찰떡같이 이해해주시라 믿으며....모두 평안한밤 되시길바래요~~

  • 9. 사슴
    '25.7.31 9:23 AM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있던 패기와 무모함도 나이와 함께 다 삭아서 그냥저냥 머리속으로만
    세상을 떠도는 사람으로서 구름빵님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울릉도는 그니까 30년전(이젠 뻑하면 20년 이상이네요)쯤 한 번 가보았는 데, 들어가는
    배에서 멀미로 고생했던 생각이 제일 많이 나요. 최근들어 울릉도 화면을 보면, 내가 저길
    다녀왔나 싶어서 허망하기도 하고. 구름빵님 글 보며, 다시 한 번 처음처럼 다녀오고 싶네요.
    좋은 글과 사진으로 에너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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