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2쿡에 첫가입한지 20년이 넘은것 같은데(재가입 포함) 키톡에 처음 글을 써요.
큰아이가 대학 2학년인데 김장, 아니 김치를 담아본건 깍두기 포함 10번도 안되요. 남편 직장 따라 지역이동도 잦았고 한국배추가 없는 곳도 있었거든요. 시드니에 정착한지는 어언 10년이 되가는데 한국처럼 겨울엔 청갓도 나고 무엇보다 깻잎이 차고 넘쳐서 좋네요. 이젠 호주 시골 가서는 못살것 같아요. ㅎㅎㅎ
인삿말 아닌 인삿말이 길었네요.
암튼 김치초보가 몇년에 한번씩 겁도 없이 김장을 해요. 그래도 눈으로 보고 배운게 있으니 유선생 도움을 받아 저질렀어요. 십년전 사막같은 호주시골에 살때 시드니에서 오는 비싼 김치냉장고 사준 서방님이 제일 신나서 다라이 씻어주고 잡일을 도와줬는데 제일 힘든 절이기 할때는 골프 가셨네요. 우쒸~~ 양념 넣을때는 도와주겠거니 했는데 자긴 스킬이 부족하다며 커피랑 간식만 갖다주고 옆에서 자세가 불편해 보인다는둥 자꾸 엉덩이에 뭘 이것저것 끼워 넣어요.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 원래 이렇게 바닥에 펼쳐놓고 하는 거래도....공대오빠들은 너무 궁리가 많아요. 온갖 의자에 좌탁에 살림을 꺼내와서 이리저리 맞춰보는 통에 짜증과 귀찮음이 밀려와요. 요즘은 김장할때 식탁에 올려놓고 하나요? 최근에 본적이 없어서 김장하면 엄마와 동네 아줌마들이 늘어놓고 바닥에 앉아서 하던 것만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그래도 늙은 공대오빠가 저의 프레젠테이션 숙제 같은거 뚝딱뚝딱 잘 해줘서 아껴주고 오래오래 잘 데리고 살려구요. 오랜만에 글 쓰니 막 쓸데없는 말이 길어지네요. 친구가 없어서 그런가봐요. ㅎㅎㅎ
어쨌든 주말 3일에 걸쳐 16포기 혼자 담았어요. 큰아이가 이제 한달에 한포기씩 먹고 나머지는 묵은지 하면 되냐고 묻네요. 갑자기 온식구가 김장에 너무 감격을 하는것 같아서 더 날씨 더워지기전에 선물용 포함 6포기만 더 할까봐요.
그럼 이제 자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