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데이 연휴인 주말 토요일 새벽 6 시 백만년만에 캠핑카를 끌고 집을 나섭니다 . 너무 오랫만의 캠핑이고 남편이 연휴 교통체증을 피할려면 일찍 떠나야한다고 하두 몰아치는 바람에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음식이며 조리 도구며 빠진게 많습니다 . 한국수퍼에 갈 시간이 없어 캠핑 역사상 처음으로 커피와 고추장을 제외한 일체의 한국음식없이 가는데 이렇게 허무하고 허전하고 삶의 의욕이 사분의 일은 없어지는걸 보면 전 먹는것에 너무 진심인듯합니다 . 날씨가 흐리네요 . 천둥번개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사실인가 봅니다 .
Bon Echo 주립공원은 토론토에서 차로 세시간 정도 동쪽에 있어서 401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다가 피터보로쯤해서 고속도로를 나와서 한적한 시골길을 달립니다 .
가다가 맥도날드에 들러서 아침으로 브랙퍼스트 샌드위치를 사서 허겁지겁 먹습니다 . 커피 애호가들은 맥도날드 커피가 싱겁다고 싫어 하던데 저한테는 딱입니다 . 캐네디언들이 주로 마시는 팀호튼 커 피는 저한테는 너무 독하게 쓴 느낌이 듭니다 .
한참 달리니 이렇게 멋진 호수가 나오네요 .
조금 더 달리니 이렇게 Bon Echo 주립공원이 나옵니다 .
공원 사무소에 들러서 등록을하고 우리가 예약한 캠핑장을 찾아 갑니다 .
나무들이 참 멋집니다 . 전 이렇게 크고 곧은 나무들이 가득한 캠핑장에 오면 참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
캠핑 트레일러들이 곳곳에 눈에 띄네요 .
드뎌 우리 캠프사이트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습니다 . 딸아이와 남편이 안락한 캠핑카를 마다하고 텐트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텐트도 칩니다 .
배구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서 배구네트도 설치해줍니다 .
점심은 이제 10 학년인 아들이 스테이크광인데 스테이크를 자기가 굽겠다고 별 오만가지 양념과 조리도구를 대령하라더니 이렇게 구워 주길래 잘 먹었습니다 . 플레이팅 따윈 없이 도마위에서 썰어먹었지요 .
점심먹고 아빠와 딸의 2 인 배구경기가 시작됩니다 .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점수를 따져가며 하는데 항상 딸아이가 이깁니다 .
치열한 배구경기가 끝난후 이제 카누와 카약을 몰고 호수로 나가보기로합니다 . 가기전 모기약을 온몸에 사정없이 뿌려줍니다 .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
우리 캠프사이트가 호수에서 좀 먼데 다행이 조그만 시냇물이 ( 시냇물보단 큰데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 근처에 있고 큰호수와 연결되 있어서 카약과 카누를 시냇물까지만 운반하면 되니 한결 수월합니다 .
한 십오분정도 노를 저어 가니 저멀리 큰호수가 보이네요 .
호수로 나옵니다 . 호수로 나오니 제법 물쌀이 세네요 .
하늘을 보니 하늘도 흐리고 먹구름이 끼어있는것이 비가 올것 같습니다 . 이런 경치를 만끽할수 있다면야 비쯤은 대수가 아니라 생각하며 계속 노를 저어 갑니다 .
흐미 … 갑자기 비가쏟아지면서 강풍이 불고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하네요 . 황급히 뱃머리를 돌려 호숫가로 노를 저어갑니다 . 호수에서 번개맞아 죽을 까봐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서 정신없이 노를 저어 갑니다 .
드뎌 호숫가 지붕이 있는 쉘터에 도착해서 카약과 카누를 정박하고 폭풍을 피합니다 . 미니 토네이도인지 장난이 아닙니다 . 곳곳에서 나무가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눈앞에서 날라다니고 난리입니다 . 30 도로 엄청 더웠는데 공기도 순식간에 차가워지고 반팔을 입고 흠뻑젖은 가족들이 오돌 오돌 떠네요 . 살다살다 이런 무서운 날씨를 목격하기는 처음입니다 .
폭풍이 잦아들고 캠프사이트에 돌아와 보니 전기는 끊겨있고 ( 전기있는자리와 없는 자리가 있는데 전기가 공급되는 사이트를 예약했습니다 ), 거대한 나무가지가 바로 캠핑카 1 미터앞에 쓰러져있네요 . 하마터면 큰일날뻔했습니다 .
자전거를 타고 캠핑장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
아름답던 캠핑장이 순식간에 폭풍의 잔재들로 가득합니다 .
캠핑카로 돌아와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데 참 난감합니다 . 전기공급이 되는 사이트를 예약했기에 준비한 음식들이 대부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는 음식인데 전기가 없으니 만들수 있는게 거의 없네요 . 인스턴트 우동 3개가 있길레 끓여서 넷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밤이되고 이제 캠프파이어를 시작합니다.
캠프파이어중에 배가 고프니 전에 집에서 해먹었던 여러가지 음식들이 주마등처럼 스처지나갑니다. 고등어 조림, 김밥, 배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