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정신을 잃고, 깨어나도 제 정신이 아니라 결국 이제야 쓰네요.
지금 타이핑 하는 것도 사실 힘들어요.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래도 쓰기로 했으니 일단은 써야겠다 하면서 이렇게 씁니다.
우선 근황을 얘기하자면...지난 글에 진단서를 올렸었죠...
지금은 상태가 더더더 안좋아졌어요.
병원은 큰 병원들 다 다녀봤어요.
근데 뭐...할 수 있는게 없대요.
신장 이식을 해야 할 상황인데 이식 수술을 하기엔 심장이 못버티고 쓸 수 있는 혈관도 없어요.
그저 약으로 연명을 하고는 있는데...참 힘드네요.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어서.
입원하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데 그러긴 싫어서 그냥 얌전히 집에만 있어요.
중환자실...화장실도 못가고 계속 알람 울려대고...너무 불편해서 도저히 못있을 것 같거든요.
지금은 식사도 거의 못하는 상태인데 그래도 약은 꼬박꼬박 챙겨서 먹고는 있어요.
덕분에 속이 자주 뒤집어져서 더더욱 식사를 못하는 것 같긴 해요.
건강이 안좋아져서인지 이젠 시력도 확 떨어져서 눈도 잘 안보이네요.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이게 사는 건가 싶어요. ㅎㅎㅎㅎ
엊그제 미리 떡국을 끓였어요.
결국 제대로 먹지는 못했어요. 속이 뒤집어져서...
그래도 설을 맞이하긴 했네요.
최근에는...동생네랑 외가쪽 친척들이 사회적으로라도 파멸하길 바라면서 블로그에다가 5월 말일에 예약으로 글을 올려놨어요.
있었던 일 하나하나 다 쓰자니 힘들어서 다 쓰지도 못하고 대충 추려서 이름이랑 전화번호 다 까놓고 욕해놨는데
그 글이 무사히 올라가면 그 때 이미 저는 없겠죠.
고소할 수도 없을테니 배 째! 이런 느낌으로 ㅎㅎㅎㅎ
그리고 집에 있던 물건들을 꽤 많이 정리했어요.
쓸만한 것들 주윗사람들에게 건네줬는데 잘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드네요.
대부분 조리도구 아니면 재봉용품...
음...알아서 잘 쓰겠죠?
요즘은 85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 때 첫사랑과 이어졌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이어졌을 리 없어서 그 때로 돌아가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요.
제 첫사랑은 브라운관 속의 사람이었어요.
한국 사람도 아니고 나이도 저보다 위로 12살 많은...애니메이션 성우이자 가수였어요.
4살짜리가 뭘 알았겠어요. 그냥 그 목소리가, 얼굴이 좋아서 반한 거죠.
근데 그 때 이후로 거의 매일...여태까지도 그 사람의 노래를 듣고 있어요.
그 때엔 고백한다는 생각도 못할 정도로 어렸을 때라
그냥 그 사람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것 같아요.
밤이라 그런 걸까 갈 때가 돼서 그런 걸까 참 센티멘탈해지는데...
그 사람의 노래 제목도 背中ごしにセンチメンタル(등 뒤의 센티멘탈)이네요.
가사는 그냥 사랑 얘기지만요.
그리고 그 때로 돌아간다면...엄마도 살아계실 때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요.
물론 이뤄지진 않았을 거예요. 중학생과 미취학 아동이었으니.
89년에 은퇴한 이후로는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안타깝네요.
TV에 한 번이라도 나올 법 한데 그런 거 전혀 없이 조용히 살고 계신가 봐요.
다시 한 번 보고싶은데...
글을 쓰다가 정신을 잃었었는데...슬픈 꿈을 꾸었어요.
엄마가 빗을 가져다 달래서 빗을 찾으러 갔더니
빗살이 군데군데 나가있는 거예요.
이별을 암시하는 거라던데 엄마가 날 곧 데려갈테니 주윗사람들과의 이별인가보다 하게 되네요.
이제 이 글 올리고 나면 컴퓨터도 정리해서 친구한테 주기로 했어요.
컴퓨터 정리하면서 엄마 사진들 보는데 사진도 별로 없네요...
엄마 살아계실 때 더 많이 찍어드릴 걸...
뭔가 더 정리해야 할게 없나...싶기는 한데 딱히 떠오르는 건 없네요.
이렇게 하나하나 다 정리를 하고 보니 마음도 차분해지네요.
다음에 글을 또 올릴 수 있을까 싶어요.
못올리게 되더라도 미워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하루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잘 지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