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음식사진 하나 올리고^^
똑딱핀 두 개로 앞머리를 쫙 올리고
앉았습니다. (결기가~~^^)
저 음식은 저희집 아새끼들과 제가 공통으로 먹는 겁니다.
올리브오일로 고기를 살짝 구운 뒤
아무렇게 칼질한 채소를 볶아 다시 합하여
물 넣어 푸욱~ 끓입니다.
절반은 아새끼들 몫으로 빼놓고 그 뒤 소금과 후추, 버터
생고추까지 넣어 제 먹을 걸로 둔갑시킵니다.
베란다 문을 열어도 되는 봄밤입니다.
저는 60년대 초반생으로 부엌은 정지로
주방이라는 단어로 현재까지 살고 있습니다.
정지는 슬프고, 부엌은 바쁘고
주방은 한가합니다.
아직도 마트 가면 뭘 해먹을 지 몰라 길잃은 양새끼처럼
두리번거립니다.
그래봤자 두부 계란 고기 깻잎으로 끝납니다.
솔직히 혼자 살면서 잘 챙겨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래 전 아들 둘 키우면서 주방 한 켠 수납장 자리를 들어내고
한쪽 구석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 여인이 생각납니다.
40여평 아파트에 한평도 안되는 자리,
남편은 안방에 비싼 오디오를 쳐발라 한껏 뽐내고 있었지요.
(그 오디오 제가 판 겁니다. 끙^^)
작가가 솔직히 꿈이였습니다.
10여년 전에 출판사와 얘기도 했고, 열심히 자판을 두들겼지만
내 재주가 읽는 재주밖에 없다는 걸 알고 1년 만에 포기했습니다.
쓰레기 신문에 연재도 한 흑역사도 갖고 있습니다.
쑥과마눌님의 소설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고맙고 열정에 질투가 나 술 몇 잔 날렸습니다. 아실려나?^^
제가 꼰대가 되어가는 걸 자주 봅니다.
인터넷신문 헤드카피 보면서 도대체가 이따구로 #$%$^%
전철이나 버스에서 떠드는 사람 보면 열 많이 받는 스타일이지만
코로나 시작되고 그 공간이 무거운 침묵으로 깔릴 때
아~ 사람의 소리가, 에너지가 그리웠습니다.
고3이 연애고민을 열심히 하소연하는 걸 보면
피임 잘 해라고 말을 끝내는 제 모습이 한심스럽습니다.
그것도 열은 안받습니다.
제가 열받는 것은 강요하고 강요당하고 규정하고 편가르고
천박한 호기심이 넘쳐 흘러
매일 한 명이상 끄집어내어 회치듯 아작을 내고
금방 잊어버리고 담날 또 누구을 대상으로 반복되는
그런 패턴이 지겹습니다.
결혼이 어디 꼭 한번만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살다보면 순서가 뒤바뀌어 오는 사랑도 있고
선 밖으로 이탈했다가 돌아오든 아예 가든 그건 그들의 몫이고
타인에 대해선 한없이 악랄하고
진실의 끝이 어디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이건 수다도 아닌 배설에 가까운 글들을 보고
한 그루 나무보다도 허약하고 취약한 인간군상을 보면서
나는 왜 여기에 있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적어도 여기는 메아리만 울리는 골짜기가 아니니까.
각설하고
쑥님 맘이 많이 상했을 겁니다.
댓글로 보는 그림해설도 아깝고 이래저래 씁쓸합니다.
16살에 앞니빠진 개우지가 된 저희집 둘리,
밥 달라고 저리 절 쳐다보고 있습니다.
부부의 세계 드라마 보면서 쑥님 소설 제목이 "사랑도 습관이라"
이게 생각이 안 나고 "연애도 패턴이라"고 ㅎㅎㅎ
부부의 세계, 이 드라마 후기글로 쑥님을 기다립니다.
쑥님이 드라마 후기 소설만큼 재밋어요.
그나저나 저는 당최 몰입이 안됩니다. 음악이 일단 너무 시끄러워
리모콘 들고 봅니다. 줄였다가 늘였다가
"내 남자의 여자" 그 드라마에서 나온 김희애가 저는 맘에 듭니다.
역시 배우는 좋아요, 오고가고~~^^
이만 의식의 흐름대로 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이러니 사람이 우째 밥만 먹고 사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