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아이들은 (누구네 아이들이라고 다르겠나만은요 :-) 친구들을 참 좋아해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죠.
왜...
어릴 때 생각해보면 늘 친구들이 모여서 놀던, 아지트 같았던 친구네 집 하나 쯤은 있었죠?
부모님이 맞벌이라 집에 안계셨거나, 부모님이 워낙에 사람들 북적이는 걸 좋아하셔서 아이들이 놀러오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그런 집인 경우가 많았죠.
제 친한 친구네 집은 후자였는데, 넉넉지 않은 형편이셨을텐데도 당신 아이들 밥먹일 때 저도 숟가락 하나 들고 함께 먹게 해주시고, 다음에 또 놀러 오라고 늘 말씀해주시곤 하셨죠.
저희집은... 아빠는 일때문에 외국에 나가 계시고, 늦둥이 막내 동생 돌보느라 여력이 없었던 우리 엄마는 집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노는 것을 힘들어 하셨어요.
집을 먼지 한톨 없이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셨던 엄마의 성품 때문이기도 했죠.
저는 어릴 때 놀러갔던 친구네 집 분위기가 부러웠던지, 제 아이들 친구들이 우리집으로 놀러 오는 것을 꺼리지 않아요.
어느 정도 이기적인 사실을 말하자면... ㅋㅋㅋ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기 바빠서 엄마에게 심심하다거나 뭘 해달라거나 하며 귀찮게 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해요 :-)
보통 미국인 부모들은 두 시간 혹은 세 시간, 이렇게 시한을 정해놓고 아이들을 놀게 한 다음 정한 시간에 칼같이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요.
남의 집에서 민폐 끼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러나봐요.
하지만, 저는 이왕에 왔으니 마음껏 오래 놀다 가라고 이야기해요.
끼니때가 되면 밥도 먹이고 간식도 먹이고...
오래오래 어울려 놀면 무언가 재미난 놀이를 더 많이 생각해낼 수 있어서 좋으니까요.
오늘은 코난군의 친구와 둘리양의 친구가 동시에 놀러와서 저녁밥을 함께 먹게 되었어요.
무얼 해먹일까...?
미국인이지만 한국음식을 곧잘 먹는 코난군의 친구 J
미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를 둔 둘리양의 친구 D는 이번이 첫 플레이 데이트라 식성을 아직 잘 몰라요.
그렇다면 너무 한국적인 음식이나 매운 음식은 안되겠지...?
하지만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야 하는 음식이라면...?
그러다가 문득 옛날에 먹었던 치킨도리아 가 떠올랐어요.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
벌써 30년 가까이 전이었군요.
이런 옷을 입고 신촌을 활보하던 그 시절이...
(역시나 인터넷에서 줏어온 사진입니다. 저 아님 :-)
지금은 프랜차이즈가 아예 철수했다고 하는 코코스 레스토랑이 신촌 그 어드메쯤 있었어요.
거기서 먹었던 치킨도리아 라는 음식이 생각났어요.
하지만 그 때는 돈을 내고 사먹었을 뿐, 조리법을 어떻게 알겠어요?
구글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제가 82쿡을 알게 된 것이 이런 연유였지요.
아~ ***(한국음식 또는 한국에서 맛있게 사먹었던 음식)이 먹고싶다!
하면 그 요리를 명왕성에서는 99.99프로 확율로 사먹을 수 없으니, 구글 검색을 합니다.
그러면 요리 잘 하는 여러분들의 블로그가 뜨고, 82쿡의 게시물도 자주 떠올라요.
여러 가지 조리법을 읽어보고 공부를 해보면 82쿡의 키친토크 게시판의 레서피가 가장 이해하기 쉽고 또 유용한 팁이 많더군요.
예를 들면, 외국에서는 이러이러한 재료를 구하기 힘드니, 대신에 저러저러한 것을 사용해라, 라든지
요래요래 만들었다가 낭패를 보았으니 절대 그렇게 하지말고 조래조래 하시라...
제 명왕성 요리 인생을 열어준 82쿡 입니다 :-)
간편한 치킨도리아 레서피가 2004년에 올라와 있었네요 (제가 회원 가입 하기 훨씬 전이죠 :-)
이 글을 올려주신 이파네마 님께 감사드립니다.
너무 오래된 게시물이라 그런지 사진은 안보이지만, 자세한 설명글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었어요.
사진은 제가 찍어서 올리며 되죠 :-)
코코스 치킨도리아 간단 레서피가 나갑니다!
1. 오븐에 넣을 수 있는 그릇에 밥을 펼쳐서 깔아줍니다.
2. 닭가슴살과 냉장고에 남아있는 여러 가지 야채를 올리브 오일에 볶아서 밥 위에 얹어줍니다.
고기와 야채는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합니다.
3. 다음은 홈메이드 루를 얹어주는 것이 정석이지만, 마트에서 파는 클램차우더 숩을 한 캔 따서 얹어주어도 된다고 이파네마 님이 쓰셨습니다.
4. 마지막으로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주고 오븐에서 화씨 370도 (섭씨 190도) 에서 20분간 익히면 완성입니다.
5. 파슬리 가루나 뭐 그런 것으로 장식하면 더 예쁘겠지요?
저는 생략했어요 ㅋㅋㅋ
밥통에 있던 묵은 밥도 처리했고, 냉장고에 있던 채소를 사용했고 닭가슴살 쬐금...
그렇게 저렴한 재료로 만들었지만, 네 명의 아이들이 즐거운 식사를 했고 저도 맛보니 괜춘하더라구요.
바쁠 때 아이들 한그릇 음식 얼른 만들어 먹이기에 참 좋은 요리인 것 같아요.
오늘의 보너스 사진 나갑니다 :-)
리빙데코 게시판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아이들이 미술 수업을 받기 시작했어요.
미술 선생님댁에 매주 가서 아크릴화를 배우는데...
그 댁에 강아지 한 마리가 새로 왔어요!!!
(나만 없어 강아지 ㅠ.ㅠ)
생후 8주일 되었다는데 벌써부터 이렇게나 커요 :-)
저희 아이들은 우리도 강아지 키우자고 늘 조르고, 저도 마음이야 백 번도 더 그러고 싶지만, 형편이 안되어서...
이게 최선입니다 ㅎㅎㅎ
따로 두어야 하는 베타피쉬 두 마리 입니다 :-)
강아지 고양이에는 못미치지만, 이 녀석들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