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에서 가운데 머리 길고 키도 긴 여인은 명왕성 디저트계를 주름잡고 있는 하이보 라는 여인입니다.
이 여인은 전생에 무슨 복(?)이 그리 많았는지 이 생에서 아들 셋을 낳아서 키우고 있습니다 (갑자기 쑥 향이 느껴지는 것은...? ㅎㅎㅎ)
대중소 중에서 대짜 소년이 저희집 코난군보다 두 살 아래인데 같은 태권도 도장을 다니면서 서로 알게 된 사이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두콩님네 가족과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더군요, 남편들이 같은 직장이라서요.
그래서 이제는 세 가족이 함께 어울리거나 세 아줌마가 같이 모이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특히 하이보는 제 꼬임에 빠져 중국방문을 포기하고 디즈니 크루즈를 예약하면서 저와는 더욱 친해졌어요.
(지금 현재 그녀는 디즈니 크루즈에 몸을 싣고 있답니다 :-)
디즈니 크루즈 2회 경험자로서 그녀에게 가족 셔츠를 만들면 좋다, 물병을 챙겨 가라, 등등의 조언을 해주면서 저도 또 한 번 디즈니 크루즈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아이가 둘 셋 되는 집이라면 미 동부에서 한국 또는 중국까지 가는 비행기표값만 천 만원은 족히 드는지라...
거기다 한국에서 왔다갔다 하며 쓰게 되는 경비며 선물이며...
계산하면 디즈니 크루즈 두 세 번은 다녀오겠더라구요 :-)
---> 이 말에 심히 공감하며 디즈니 크루즈를 예약했던 하이보...
하이보는 디즈니 크루즈 안의 네 군데 쯤 되는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디저트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 걸 직접 먹어보면 집에 돌아와서 비슷하게 만들어 낼 수 있겠죠?
베이킹을 무척 좋아하고 잘 하는 여인이니까요.
하이보가 수플레 치즈케익 레서피를 직접 계량해가며 만들어서 보내주었어요.
그런데 너무 꼼꼼하게 레서피를 작성하다보니, 계란 노른자 87그램, 전분 16.5그램... 하는 식으로 도무지 외울 수 없는 숫자들로 만들어졌더군요 ㅎㅎㅎ
일일이 재료를 저울에 달아보고 기록한 거라서 그랬죠.
그래서 제가 야매 버전으로 계량을 좀 손봤습니다 :-)
먼저 필요한 재료들입니다.
[케익 반죽 재료]
크림 치즈 2팩 - 상온에 두어서 부드럽게 녹은 것
설탕 1/4컵
옥수수 전분 1 테이블스푼
계란 노른자 4개
무염버터 1/3컵
우유 1컵 - 미지근한 정도로 데운 것
[나중에 추가할 머랭 재료]
계란 흰자 4개 분량
설탕 2/3컵
만드는 법은요...
1. 크림 치즈를 실온에 두거나 전자렌지에 20-30초 정도 짧게 돌려 부드럽게 뭉게질 정도로 만들고, 설탕과 전분 계란 노른자를 넣고 섞어줍니다.
2. 다음은 녹인 버터를 먼저 넣고 잘 섞은 후에 미지근한 우유를 넣고 또 섞어줍니다.
물과 기름은 잘 안섞이니, 반드시 버터와 우유를 따로 넣고 섞으세요.
우유가 너무 차가우면 먼저 섞어넣은 버터가 굳어지니 미지근한 정도로 데워서 넣으세요.
3. 이제 반죽은 걸쭉한 생크림 정도의 점도를 띄는 묽은 액체 상태가 됩니다.
고운 체에 반죽을 한 번 걸러서 담아놓습니다.
4. 이제 오븐을 화씨 325도 (섭씨 165도)로 예열해두고, 물을 끓여놓습니다.
머랭이 준비되면 신속하게 오븐에 넣어야 하니 그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두는 거죠 :-)
참, 8인치 지름의 알루미늄 케익틀에 유산지도 깔아놓고, 케익틀을 중탕할 오븐 용기도 준비해 둡니다.
5. 계란 흰자에 설탕을 넣고 너무 과하지 않게 살짝 거품을 냅니다.
거품이 너무 많이 생기면 치즈 케익 표면에 균열이 생긴다고 해요.
6. 케익 반죽에 계란 흰자 거품을 넣을 때는 한꺼번에 다 넣지 말고 세 번에 나누어서 조금씩 섞어야 한대요.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식 수플레 치즈 케익이라서 만드는 과정이 참으로 까다롭더이다 허허허
(하이보 한테 미안해서 언어 순화를 한 겁니다. 제 본심은 과정이 더럽게 까다롭더라고 말하고 싶은... ㅠ.ㅠ)
7. 중탕 용기 안에 케익 팬을 넣고 둘레로 끓여서 뜨거운 물을 살살 부어준 다음, 오븐에 넣고 15분 간 굽습니다.
8. 15분이 지나면 온도를 화씨 300도 (섭씨 150도)로 낮추어서 한 시간을 더 익힙니다.
9. 한 시간이 지나면 오븐의 불을 끄고 다시 한 시간을 더 둡니다.
위의 7과 8의 과정에서 절대로 네버에버! 오븐을 열어보면 안된대요.
수플레 치즈케익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취약해서 오븐을 열어서 찬 공기가 들어가면 제대로 부풀지 않는다고 해요.
(다시 한 번 더럽... ㅎㅎㅎ)
10. 그래서 마침내 오븐에서 꺼내면 이런 모냥입니다.
아직 하이보의 수준에는 못미치는 습작일 뿐입니다.
11. 랩을 씌우거나 뚜껑을 덮어서 냉장고에 넣고 4-5시간을 기다립니다.
성질 급한 분은 한 시간만 식혀서 드셔도 되지만, 4-5시간 동안 식히면 케익 팬에서 케익이 곱게 상처없이 잘 떨어진다고 해요.
저는 연습생이므로 케익 한 개를 오븐에 넣은 다음 곧바로 한 개를 더 만들었어요.
이건 녹차 가루를 넣고 만들었는데, 표면에 큰 균열이 생기고야 말았네요.
게다가 성질마저 급해서 냉장고에 한 시간 둔 케익을 그냥 꺼내고야 말았어요.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냉장고에서 4-5시간을 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래도 슈가 파우더로 숨기니 잘 몰라보겠죠? 우흣~
네모난 틀에 만들었더니 시루떡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잘라서 접시에 담으니 케익의 모양새가 납니다 :-)
지난 번 실패작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라 요리조리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이들도 맛있게 먹어 주네요.
케빈네 엄마가 만든 것 보다 더 맛있어요!
라고 아부까지 할 줄 알게 된 코난군...
처세의 달인이랄까... ㅎㅎㅎ
마지막으로 몇 가지 짚고 넘어갈 점:
non-stick 팬은 너무 두꺼워서 수플레 치즈 케익이 잘 부풀지 않는다고 해요.
알루미늄 팬이 가장 적합하다고 합니다.
저는 정식 알루미늄 케익 팬을 사러갈 시간이 없어서 마트에서 일회용 팬을 사서 만들었어요.
일회용이지만 다른 제품보다 조금 더 비싼 대신에 튼튼하고 뚜껑도 있어서, 씻어서 몇 번 더 사용할 수 있겠어요.
하이보가 준 레서피에는 바닐라 농축액을 넣으라는 말이 없었지만, 제 첫 실패작에서 어쩐지 계란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바닐라 액을 1 테이블 스푼 넣었더니 향이 더 좋은 것 같아요.
하이보가 분석하기를, 싱싱한 고품질 계란을 쓰면 바닐라를 넣지 않아도 될거라더군요 :-)
녹차가루 넣은 케익은 지금은 배가 너무 불러서 내일 맛보려고 해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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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계량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하이보가 제게 보내준 오리지널 레서피 중에서 재료 분량 부분만 추가합니다 :-)
즐베이킹 하세요~~
Souffle cheesecake(8 inch round cake pan)
Ingredient
A part
Cream cheese: 2 pack(room temperature)
Sugar: 30g
Cornstarch: 16.5g(sifted)
Egg yolk: 87g
Unsalted butter: 67.5g(melted)
Milk: 225g(lightly warm)
B part
Egg white: 142.5g
Sugar: 82.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