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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나 가르텐의 레몬 닭가슴살 요리와 명왕성의 가을

| 조회수 : 9,59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8-10-29 05:57:06



맨발의 콘테사 라는 요리책의 저자로 유명해진 이나 가르텐의 요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맛있는 요리를 많이 알려주고 있어요.
지난 여름에 롱 아일랜드에 사시는 그렉 홀 박사님 댁에 놀러갔을 때, 이 요리를 만들어 주셨는데, 코난군이 무척 맛있게 먹었고, 그 이후로 가끔은 그 치킨 요리가 또 먹고 싶다고 했어요.
모처럼 주말을 앞두고 시간이 나서 조리법을 찾아서 적어두고 장 볼 것도 목록으로 적어보았어요.




어쩐지, 가을이면 연필심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공책에 무언가를 적어보고 싶은 느낌이 들죠?
아, 나는 쑥과마눌 님 같은 전문 문학 여사는 못되어도, 파와마눌 정도의 문학 아줌마는 될 수 있는 걸까요...?
ㅎㅎㅎ






마늘이 좀 많이 들어갑니다.
마늘 한 통, 9-10쪽을 잘게 다지는데,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구요 :-)
대충 잘게 썰면 충분합니다.






올리브 오일도 많이 들어갑니다 :-)
작은 냄비에 올리브 오일 1/4컵을 넣고 달군 후에 다진 마늘을 넣고 불을 줄여서 1분 정도 가열합니다.
마늘이 타거나 너무 익지는 않게 하면서 오일에 마늘향이 많이 우러 나게 하는 것이 뽀인트!






옆에서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레몬 작업을 시킵니다.






레몬 두 개를 껍질만 갈아서 제스트를 만들고,






껍데기를 홀랑 벗은 레몬은 즙을 짜둡니다.






지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준다고 하니 신이난 코난군.






올리브오일과 마늘이 든 냄비에 레몬즙, 레몬 제스트, 화이트 와인, 오레가노, 타임 등을 넣습니다.
분량은, 레몬즙 2큰술, 제스트 1큰술, 화이트 와인 1/3컵, 오레가노와 타임은 대략 1-2작은술 넣으면 됩니다.






소스를 잘 섞은 후 9X12 인치 오븐 용기에 부어줍니다.






그리고 닭가슴살을 넣어주는데, 껍질이 있는 것을 사용하라고 해요.
껍질 부분이 위로 가게 넣고 그 위에 올리브 오일을 발라주고 후추를 살짝 뿌린 다음, 위를 덮지 않고 화씨 400도 오븐에 넣습니다.





아참, 빠뜨릴 뻔 했네요.
레몬 한 개를 여덟쪽으로 내서 오븐에 넣기 전에 닭고기 사이사이에 넣어주어야 해요 :-)






화씨 400도에서 30-40분간 익힙니다.
위를 덮거나 하지 않고 그냥 익히는데, 30-40분 후에 속살은 다 익었지만 겉부분이 너무 허여멀그리한 컬러로 보인다면 :-) 브로일로 맞추어서 잠시 갈색이 날 때까지 둡니다.





그 다음, 오븐에서 꺼낸 다음에 은박 호일로 덮어서 10분간 기다립니다.
아마도 소스의 맛과 향이 고기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하기 위한 과정인가봐요.






짜잔~
레몬 향기 상큼하고 올리브 오일과 와인으로 촉촉해진 닭가슴살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올해의 할로윈은 돌아온 거미인간 (스파이더맨 홈커밍) 으로 정했습니다.
뉘에~뉘에~
분부대로 만들어 드립지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홈커밍 스파이더맨의 복장은 허접함이 그 포인트 입니다.
추리닝을 잘라서 자가 제작한 허접한 그 맛이 있어야 하는거죠 (별 걸 다... ㅠ.ㅠ)




이 허접함을 만들기 위해 엄마 아빠의 헌 옷이 희생당했고, 엄마는 손바느질, 아빠는 삼디 프린팅과 재봉틀질을 제공했습니다.
애써 만든 복장을 할로윈 하루 저녁만 입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기로 했다는군요.





파티가 열리는 친구네 집에 아이들 데려다주고 (큰 애 작은 애가 각기 자기 친구네 집에 갔습니다) 저와 남편은 명왕성의 가을 만끽하기 작업을 했습니다.
낙엽 긁어 모으기였죠.
목장갑 끼고 장화신고... 땀 흘리며 낙엽을 긁으니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앞마당 낙엽만 요만큼, 뒷마당은 이것보다 두 배 정도 더 긁었어요.




깔끔하게 치워진 마당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명왕성의 가을 입니다.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글밤
    '18.10.29 8:48 AM

    앗 일등이다!! ㅎㅎ 이래저래 무심한 가을이 오고 낙엽은 지고 맘은 쓸쓸해지고 몸은 늙어가지만!
    그래도 맛난 요리를 올려주시는 소년공원님 글 보면서 오늘도 리프레쉬합니다~~~

  • 소년공원
    '18.10.29 10:43 PM

    가을은 날씨가 추워져셔 그런가... 해가 짧아져서 그런가...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 들지요?
    그래도 추운 날 따뜻한 차 한 잔 손으로 감싸쥐고 마시는 그 느낌은 한여름에는 할 수 없는 경험이니까, 그렇게 가을날을 즐기도록 해봅시다 :-)

  • 2. 제닝
    '18.10.29 10:04 AM

    앗 이등이다!! ^^
    타임하고 오레가노, 껍질있는 닭가슴살만 구하면 할 수 있겠네요.
    근데 요새 껍질있는 닭가슴살을 구하기가 -_-
    가을에 레몬향 가득한 행복한 요리 되겠어요. ^^

  • 소년공원
    '18.10.29 10:46 PM

    이나 가르텐의 홈페이지에 가면 조리과정을 비디오로 만들어 둔 것이 있어요.
    오레가노는 향이 너무 강해서 말린 것을 쓰고, 타임은 생 것을 쓴다고 설명하더군요.
    신 맛을 싫어하는 코난군이지만, 이 요리에서 나는 레몬향은 맛있는 신 맛이 나서 좋다고 해요.
    어제 두 끼 연속으로 이걸 먹고, 남은 것은 오늘 또 먹을 수 있다며 좋아했어요 ㅎㅎㅎ

  • 3. 제닝
    '18.10.29 10:37 AM - 삭제된댓글

    그리고 그리 넘 이뻐요.. 단정하고 ㅎㅎ 보고있자니 괜히 연필로 무엇인가 끄적거려 보고 싶네요.

  • 4. 찬미
    '18.10.29 10:53 AM - 삭제된댓글

    앗 삼등이다!!! ㅎㅎ =>> 이렇게해야되는 분위기??
    코난군 앞머리와 미모의 남의 딸내미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ㅎㅎ

  • 5. 찬미
    '18.10.29 2:02 PM

    앗 삼등이다!!! ㅎㅎ =>> 이렇게해야되는 분위기??
    코난군 앞머리와 미모의 남의 딸내미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글씨체까지도 ~ㅎㅎ

  • 소년공원
    '18.10.29 10:48 PM

    며칠 전에 인터넷 어디선가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예쁜 손글씨 수상작을 봤어요.
    나도 그렇게 예쁜 손글씨 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써봤어요.
    그러고보니 솔이엄마 님이 한 손글씨 하시지요? ㅎㅎㅎ

    코난군 헤어스타일은 아빠가 거의 매주 이발기계로 다듬어주고 있습니다.
    이제 초등 고학년이 되니 헤어스타일이며 빠숑에 어찌나 까다로운지, 거의 매 주말마다 앞머리를 이렇게 잘라달라, 귀 윗부분의 머리를 저렇게 해달라... 요구 사항이 많습니다 ㅠ.ㅠ

  • 6. hoshidsh
    '18.10.29 5:50 PM

    미치겠다.
    핫도그 소년 보고 뿜었습니다.

    해피코코님 칠면조랑
    소년공원님 닭이랑
    배틀 한번 하셔야겠어요.

    둘 다 100점 드려요^^

  • 소년공원
    '18.10.29 10:52 PM

    핫도그 소년이 파티의 주최자였어요.
    코난군과 언제나 마블 수퍼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노는 친구이지요.
    이번 할로윈 복장은 마법사 간달프로 정했는데 엄마가 아직 바느질을 다 마치지 못해서 우선 아무거나 집어 입었다고 해요.

    해피코코 님과 저는 배틀을 하기에는 체급이 서로 너무 달라서 말이지요... ㅎㅎㅎ
    차라리 제가 찾아가서 스승님으로 모시고 수련을 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 순리에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

  • 7. 헝글강냉
    '18.10.30 3:37 AM

    앗 닭가슴살 싫어하는데 이건 촉촉하고 상큼하니 맛있을 것 같아요 !!
    당장 내일 장을 보러~~ 멋진 레시피 감사합니다 ^^
    소년공원님 손글씨 느낌 멋져요~ 전 글씨 정말 못써서 부럽네용 ㅎㅎㅎ

  • 소년공원
    '18.11.1 10:22 PM

    오랜만이에요 헝글강냉 님!
    스페인 생활은 얼마나 행복하신지요?
    닭고기 요리 맛있게 해드세요 :-)

  • 8. 고고
    '18.10.30 10:11 AM

    명왕성은 마당에 도로가 있나봐요.^^

  • 소년공원
    '18.11.1 10:25 PM

    ㅋㅋㅋ
    마당과 도로 사이에 울타리나 경계석이 없어서 그렇게 보이죠?
    사람이 드문 명왕성에서는 키우는 개가 멀리 사라질까 우려되는 경우에나 울타리를 세워요.

  • 9. 자수정2
    '18.10.30 4:49 PM

    명왕성의 아름다운 성에 살고 계시는군요.
    코난군은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기 직전의 느낌이고요.
    닭 요리 특히 오븐요리는 항상 평타 이상인 것 같아요.
    레몬과 향신료로 상큼할 것 같은 닭요리 맛이 궁금해요.

    제 키보드 옆에도 잘 깎아진 연필이 항상 놓여있답니다~~^^

  • 소년공원
    '18.11.1 10:26 PM

    오... 제게는 연예인처럼 여겨지는 자수정 님!
    명왕성의 닭 요리를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닭가슴살이 보통은 목이 막히도록 퍽퍽한데, 이건 올리브 오일과 레몬이 많이 들어가서 촉촉한 식감이 나요.
    저희집 코난군은 또 만들어 달라고 막 그래요 :-)

  • 10. 해피코코
    '18.10.31 4:01 AM

    레몬 닭가슴살 레시피 감사합니다^^
    와인과 마늘, 레몬이 들어가서 정말 향긋하고 맛있겠어요!!
    손글씨도 잘쓰시고 손바늘까지....
    진정한 키톡의 능력자~입니다^^

  • 소년공원
    '18.11.1 10:28 PM

    아유, 해피코코 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정말 부끄럽군요 :-)

    저희집은 식구가 많지 않고 해서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굽지 않는데 올해에는 이 닭고기를 칠면조 대신 먹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11. Harmony
    '18.10.31 6:07 PM

    이나 카르텐의 레몬 닭가슴살구이 레시피 감사해요.
    보통 퍽퍽한 닭가슴살은 다이어트용으로만 쓰는걸로 알았는데
    이렇게 레몬넣어 만들면 엄청 상큼한 맛이 날거 같으네요. 마늘도 많이 들어가고~
    보양식으로도 괜찮겠어요.
    겨울같은 가을인데 명왕성의 가을은 아직 가을 가을 하네요.
    두분의 낙엽긁기 데이트.
    빨간집과 낙엽더미, 보기 좋아요.^^

  • 소년공원
    '18.11.1 10:30 PM

    아, 하모니 님! 반가워요!!
    저희 남편이 김장거리 사러 갔다가 하모니 님과 번개 접선 했던 것이 벌써 몇 해 전인가요?
    낙엽을 다 긁어모으고 기분좋아 한지 단 하루! 단! 하루! 만에 다시 낙엽이 수북하게 쌓였어요.
    첫눈 내리기 전에 얼른 또 긁어모아서 치워야죠.
    그 다음엔 대망의 김장 사업입니다 :-)

  • Harmony
    '18.11.3 7:57 AM

    맞아요, 김장거리 사러오셨다가 번개접선했었죠.^^
    2016년이니 2년밖에 안되었는데 명왕성이다 보니 엄청
    먼 추억같이 느껴지네요.~
    올해도 맛난김장대첩. 혹 친정아버님은 안오시는지요?^^

  • 소년공원
    '18.11.5 11:13 PM

    안그래도 아버지께서 다녀가신 이후로는 해마다 김장철이 되는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증상이 생겼어요 :-)
    올해 김장도 늘 그랬듯이 저희 부부의 자력으로 해결할 계획입니다.
    다다음 주말에 남편 시켜서 배추 세 박스 사오라고 해서 추수감사절 방학 동안에 제가 혼자 김장 하려구요.
    화이팅 해주세요 :-)

  • 12. 하비비
    '18.10.31 7:15 PM - 삭제된댓글

    그냥 가면 안되요. 소년공원님의 가을이야기니까.. 일상이 제겐 꿈같습니다. 긁어놓은 낙엽은 참나무잎이네요..아마 팔이 아래로 뻗어 그 아래가 아늑하겠지요?

    힘든 타향살이를 부럽다해서 죄송합니다.

    바쁘다바쁘다...빨리빨리...이러다 신문기사도 안보고 목걸이 잊어버리고 공용 정수기에 목숨같은 논문 지도본을 두고 오고...지갑은 모르는분이 주워다주는....그래서 급해도 쉬기로하고 오랜만에 키톡봅니다....

    참나무만 보이네요~~

  • 13. 하비비
    '18.10.31 7:16 PM

    그냥 가면 안되요. 소년공원님의 가을이야기니까.. 일상이 제겐 꿈같습니다. 긁어놓은 낙엽은 참나무잎이네요..아마 팔이 아래로 뻗어 그 아래가 아늑하겠지요?

    힘든 타향살이를 부럽다해서 죄송합니다.

    바쁘다바쁘다...빨리빨리...이러다 신문기사도 안보고 목걸이 잊어버리고 공용 정수기에 중요 책을 두고 오고...지갑은 모르는분이 주워다주는....그래서 급해도 쉬기로하고 오랜만에 키톡봅니다....

    참나무만 보이네요~~

  • 소년공원
    '18.11.1 10:32 PM

    정신이 고단하면 그런 실수를 자주 하게 되지요.
    저도 그래요 :-)
    안그래도 바쁘고 정신없는데 실수해서 더 바쁘고 더 정신없게 되고...
    그래서 지치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꿈같아 보이고...
    그런데 그 꿈 속에 사는 저도 다른 분들 사는 세상 바라보며 아득~한 느낌 받습니다.

    조금 위로가 되셨을까요?
    :-)

  • 14. 테디베어
    '18.11.1 9:22 AM

    글씨도 너무 예쁘게 쓰시네요^^
    아이들과 같이 닭가슴살 요리 너무 좋습니다^^
    핫도그님도 너무 귀여워요^^

    낙엽데이트도 최고입니다^^

  • 소년공원
    '18.11.1 10:34 PM

    뭐든지 다 좋다 최고다 해주시니 정말 기분 좋아요 :-)
    감사합니다.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 15. 솔이엄마
    '18.11.4 9:51 PM

    바쁘신데 저렇게 손이 많이 가는 요리까지 만드시고~ ^^ 진짜 엄지척입니다~~
    정성스런 촉촉한 닭요리 진심 먹어보고 싶네요ㅠㅠ
    손수 만든 할로윈 의상도 멋집니다요~
    오늘도 좋은 하루였기를~~ ^^

  • 소년공원
    '18.11.5 11:14 PM

    바쁘신데 생일상까지 차리시는 능력자께서... ㅎㅎㅎ
    좋은 가을날 보내세요!

  • 16. 시간여행
    '18.11.5 11:18 AM

    소년공원님의 요리에 대한 학구적인 자세는 늘 배우고 싶어요~
    아이들도 엄마를 잘 도와주니 그것도 부럽구요~
    벌써11월이네요 ...세월이 왜이리 빠른지 ㅠㅠ

  • 소년공원
    '18.11.5 11:15 PM

    세월이 참 빨라요...
    예전엔 요일이 헷갈렸는데 이제는 연도가 헷갈려요...
    아이들 학년이 헷갈리고요...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멀미가 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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