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끼를 이렇게 먹고보니 흐믓합니다. ㅎ
제주살이가 아닌 경주살이 두 어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일때문은 공식적 이유이고 엄마로부터 도망나오기가 속내입니다.
허니문 기간은 약 2년
제가 봐도 신통하게 오래 갔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같이 살았지만 일하느라 하숙생 수준이었고
엄마와의 관계가 썩 좋지않았습니다.
뒤늦은 참회로 ㅎ
여행도 가고 외식도 자주하고 음식도 만들고
여하튼 효녀코스프레를 진이 빠지도록 하고나니
엄마는 이벤트에 익숙한 어린 소녀가 되었습니다.
엄마의 시선과 개새끼들 눈망울이 총 8개
하던 공부도 계속해야하고 일도 해야 저 식구들 먹여살리는데
무거웠습니다. 모든 관계는 약간의 희생과 보답을 요구하고.
그리하여 관계로부터 도망을 칩니다.
개는 야성을 버린 탓에 사람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엄마는 다행히 형제들이 있으니 대타가 생깁니다.
자연스레 그렇게 되어 가는 줄 모르고 내 아니면 안된다는 신념이
어디서 나오는지 끙
그랬습니다.
경주는 집값이 아직도 평당 600만원하는 새 아파트가 있습니다.
전세,월세도 같이 저렴합니다. 강남의 10%? 5%도 안됩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형만 아니면
굳이 대도시에서 살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백화점과 마트가 일상으로 쑥 들어온 대도시 생활이 익숙하면
남한강 전원주택은 꿈 안꾸는 게 좋습니다.
노후에 그렇게 들어간 부부들을 보면
남자는 잘 버티지만 여자는 대체로 그 고요를 힘들어하여
몇 년 안에 다시 나가기도 하더군요.
여긴 시골도 도시도 아닌 산 속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투자로 들어온 사람들은 죽을 쑤고 있지만
저같은 이들에게는 거의 천국입니다.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제철 식재료는 장날이나 농협마트 가면 됩니다.
먹는 거 정말 대충 잘 챙겨먹습니다.
한식도 양식도 아닌 한 접시에 담아 먹습니다.
가전제품은 냉장고 -> 세탁기 순으로 들어왔고
TV는 아직 안 샀습니다. 근데 시청료는 내고 있습니다.^^
여태 척하고 살고 사람과 가족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치여 산 시간들이
조금씩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저한데 이제 집중이 됩니다.
경주, 부여, 공주
우리나라 역사도시의 중심입니다.
경주시민이 되면 그것도 타지에서 오면 수도세도 절감해주고^^
모든 문화재 공짜 출입과 시립도서관 도서대출 등
소소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적한 환경으로 가서 살 요량이라면 일상의 소비를 확 줄이는 생활습관이
우선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혼자 잘 놀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도 따라야하구요.
이 녀석들이 함께하는 일상이라면 축복이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