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진들을 복구하려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참에 종류별로 모아서 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계란부침부터 시작할게요. 혹 잘못된 부분이라던가 추가로 알면 좋은 팁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심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께 도움이 되겠죠? ^^
제가 계란말이는 자신 있게 하는 이유가 전을 부칠 때 항상 계란을 넉넉히 풀어 계란물
입히고 남은 건 후딱 계란말이로 부치거든요. 며칠 후에 추석인데, 전 부치고 나면 남은
계란물로 부친 제 계란말이를 동서가 너무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자신감 붙었나 봐요. ^^
이 날은 계란말이가 주인공이었어요.
치즈계란말이였거든요. ^^ 달궜다가 중간불 이하로 줄인 불위에 달군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둘러 기름도 적당히 뎁혀졌을 때 계란물을 반 정도 부어줘요. 그리고, 저 안에
치즈나 햄, 야채, 맛살 등등 넣어주면 업그레이드된 계란말이가 되겠죠?
이건 다 말아진 건데요, 계란물이 적당히 익으면 왼쪽으로 말아주고,
다시 오른쪽으로 민 후, 왼쪽 빈공간에 계란물 부어 또 말아주고,
이런 식으로 세번 정도 하면 저렇게 두툼한 계란말이가 돼요.
모짜렐라치즈가 늘어지는 모냥새가 없어 NG.
두부전과 호박전 하고 남은 계란물로 계란말이.
이날은 느타리전이었군요. 엄마가 명절에 해주시던 느타리버섯튀김 참 좋아하는데... 먹어본지 8년
되었군요... 느타리튀김 하는 집 또 있나요? 우리 시댁에서는 삼을 튀기는데 이걸 또 좋아라 합니다.
다른 전이나 튀김은 안 먹고 삼만 먹어요. 다른 식구들은 안 잘 안 먹는데, 저랑 막내서방님 때문에 어머님이
빼놓지 않고 꼭 삼을 준비해두세요. ^^
이렇게 김을 넣고 말아주어도 맛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남편 없이 저 혼자 가게 됐어요. 꾀 좀 부려 볼까 하고,
"어머님, 그이 이번 추석은 촬영 때문에 못 갈것 같아요." 했더니, 대뜸
"아이구, 걔가 와봤자 무슨 도움이 되냐. 일은 니가 다 하는데." 하시네요. ^^;
어머님 깊은 속 몰랐을 때는 '뭔가, 내가 일꾼이란 말인가' 하고 섭섭했을지 모르는데, 이제 알아요.
어머님이 정말 일손이 필요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남편 보다 제가 어머님 곁에 있는 게 더 든든해서
그러시는 거라는 거.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제가 하고 다니는 꼴이 철딱서니 없어 보여 그러는지
어머님은 저희 부부 사이에 문제 생길까봐 늘 노심초사 하세요.
그러니 명절에 저라도 옆에서 방실방실 하는 모습을 보여야 백년해로 하며 잘 살겠구나 안심하시죠.
그리고, 제가 전을 좀 이쁘게 부치나요. 저 없음 울 시댁 명절 못납니다! (막 이래. ㅋ)
동태전과 호박전에 곁들인 계란말이. 색깔이 다 밋밋해서 아마 김을 둘러 주었던가 봐요.
그런데, 예전 같았으면 남편 없이 명절에 시댁 가서 전부치는 거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전 부치면서 내내
어머님과 다음 대화는 뭘로 이어가나 고민하는 게 전 부치는 것 보다 더 힘들었거든요. 그럼 방에 가서 자고
있을지언정 남편이라도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죠. 가끔 밀가루 묻은 손으로 방에 들어가 남편이랑 이야기
하며 쉬기도 하구요.
그런데, 혼자라니... 자식도, 남편도 없이 달랑 혼자 시댁에서 하루 종일 전 부치는 거 결혼 초에는 상상도
하기 싫었답니다. 다행이 그런 일은 없었지만요.
늘 모양 잡아 이쁘게 하는 건 아니에요. 뭐 입 속에 들어가면 맛은 다 똑같습니다. ^^;
그런데, 이제는요, 남편 없이 혼자 시댁 가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저도 이제 주부가 다 된 건지, 진정
윤씨 집안 사람이 된 건지... 어제도 전화로 제가 갈비찜 재워 갈테니 어머님이 배추김치 담가달라고 농을
했더니, 디게 좋아하시네요. 부지런한 울 셤니 아마 종류별로 이미 바리바리 담가놓으셨을 거예요.
굴전이라도 있는 날에는 좀 신경 써서 말아줍니다.
오, 심지어 녹두 불려 갈아서 부친 빈대떡이 있는 날에는 그야말로 각지게 말아주어야죠.
이 날은 손님 치렀습니까? 무려 네 종류에 양도 넘치는군요. 저 분홍소세지 제가 격하게 애정하는 반찬
이예요. 늘 제 팔뚝(... 음 제가 팔다리가 좀 부실하여 실은 제 팔뚝 보다 굵습니다.) 만한 왕분홍소세지
사다가 매번 다 못 먹고 버려요. 흑흑. 끝까지 먹어 본 적 없는 야구 배트 만한 왕소세지.
그래서 자주는 못사고 마트 가면 늘 그 앞에서 서성입니다.
게맛살을 넣어주면 색감이 이뻐서 자주 합니다. 옆으로 두줄 넣으면 이렇게 길쭉하게 되구요,
겹쳐서 말아주면 이렇게 동글 동글 하게 되죠.
동그란 계란말이도 자주 하는데요, 모양 좀 내봤어요. 김밥 쌀 때 처럼 김에 마는데, 이건 어쨌거나 밥이
아니라 반찬이니까 밥은 얇게 조금만 깔아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아준 후, 계란이 잘 붙도록 밀가루를 얇게 묻혀줘요.
전할 때 밀가루는 너무 많이 묻히면 오히려 계란물과 분리가 잘되고, 프라이팬이 지저분해지니
최대한 얇게 붙도록 묻힌 후 털어냅니다.
돌돌돌 말아주어요.
종이호일로 모양 잡아줬어요. 걷도는 기름기도 빼주고 1석 2조.
동글동글 이쁜 계란말이. ^^
보기에 좋으면 맛도 더 좋겠죠? ^^
지난 번 아침상 릴레이 올렸을 때 누군가 계란밥 어떻게 하는지 물으셔서 예전에 올렸던 거 다시 올려요.
꼬마주먹밥은 김밥하고 남은 것들을 총총 다져서 넣어주면 김밥 하고 버리는 재료 없어 좋아요.
모양틀에 넣어 모양 잡아주구요. 이렇게 나란히 세우는 이유는 겉에 감쌀 재료 숫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갯수 세느라. 그리고, 이렇게 나란히 세워 놓으면 더 단단히 밀착 돼서 계란 부칠
때 부서지지 않아 좋아요.
이렇게 숟가락으로 계란물을 쓱 후라이팬에 뿌리고, 먼저 익은 쪽부터 돌돌 말아서 몇번 굴려주면
계란물이 주먹밥에 착 밀착됩니다. 계란물이 다 익기 전에 말아주는 게 포인트예요.
겉에 입히는 재료는 다양하게 할수 있는데, 전 가장 간단한 김밥옷이 제일 맛있더라구요.
계란밥 하기 힘들 것 같다 생각되시는 분 김밥싸고 남은 재료랑 김으로 저렇게 함 드셔보세요.
정말 쫀득쫀득 맛나요.
그래도 손이 많이 간 계란밥만 할까요?
햄*빌에서 나온 하얀색 햄을 둘러주어도 색깔이 이쁘더라구요. 여기에 시금치 있음 묶어주면 더 색감이
고운데 이날은 김치 김밥이라 시금치 없어서 패쓰.
길거리표 샌드위치 만들 때는 이렇게 단장으로 부쳐요. 아래위 모양 잡아서 네모지게.
다 익으면 이렇게 가운데를 잘라주구요.
길거리표 샌드위치 재료 완성. 계란만 들어가면 샌드위치는 어떤 재료를 넣어도 무조건 맛있잖아요.
자, 가장 단정한 마음으로 계란을 부쳐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알끈을 제거해줘요.
저는 체에 내리는 수고까진 하지 않는데, 저 옆에 살짝 보이는 가위로 쓱쓱 여러번 잘라 준 후 젓가락으로
풀면 곱게 잘 풀리더라구요.
계란 지단 부치기. 설날 떡국 고명은 항상 어머님이 미리 준비해두셨는데, 언젠가 부터 제게 지단 부치는
걸 넘기셨어요. 점점 제가 미더우신 거죠. ^^V
어머님께 칭찬 받으려고 평소에 지단 만들기 연습을 많이 해둡니다. 아직 원하는 만큼 가늘게 되지는 않아요.
떡국에 휘휘 감길 정도로 실처럼 얇게 부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쁜 짓 함 해보아요~
게맛살 다져 넣은 계란말이인데, 썰고서 조금의 수고로움만 더하면 눈과 마음이 호강합니다.
이렇게 사선으로 잘라요.
그리고, 아래 걸 뒤집어 마주 보게 부쳐줍니다. 하트 계란말이. ^^
계란물을 조금 남겨 가운데 바른 후 한번 더 부쳐주면 고정이 잘 돼요. 이때 삐죽삐죽 튀어 나온 것들도
열기로 정돈해주구요.
이쁘죠? ^^
하트 뿅뿅~! 저한테 딸이 있음 참 재미있게 잘 지냈을 것 같아요.
엄마가 그러셨죠. 여자형제 안 낳아줘서 미안하다고. 대신 엄마가 평생 언니도 돼주고 친구도 돼어주겠다고.
그래서 엄마 잃고 상실감이 더 컸나봐요. 엄마와 언니, 친구 한꺼번에 잃어서...
그래도 그만큼 몇배의 사랑을 받았으니까 이제 더는 아쉬워 하지 않을래요.
계란말이와 함께 때론 이렇게도 먹습니다. 남편이 편집 끝내고 깜빡 잠이 들어 결국 10시에 먹은 저녁밥
이지만요. ^^ 고기 구울 때는 다른 반찬 안 곁드리고, 된장국이랑 계란말이 혹은 계란탕, 그리고 무채나
상추겉절이 혹은 파채, 그리고 기름장하고 쌈장 곁들여요. 딱 고기집 메뉴죠?
남편이 구운 마늘 좋아해서 마늘도 듬뿍. ^^
아, 오늘은 야근해야 해요. 내일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오늘 중으로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기획서 작성은 아이디어가 필요해서 후딱 끝나지 않거든요. 그래도 M본부와 라디오를 사랑하는 분들이
업그레이드된 mini를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랍니다! 저 알고 보면 열혈 커리어우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