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은,
가족을 생각하면 그냥 눈물이 괜시리 살짝 나네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바랍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긴 역사가 얼마나 슬프고, 비극적인지...
우리 세대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 세대를 생각하면서...
부디 평화적인 결과로 잘 마무리 되어 지기를 그저 한마음으로 기도할 수 밖에요.
오늘 아침에 써 놓았던 글을 올려 봅니다.
<2010.11.23 화요일의 아침밥상 이야기>
먼저, 부엌바닥에 신문을 한 장 넓게 펼쳐놓고 편안하게 앉아서
콩나물과 시금치 2단을 손질했지요.
사진 찍는것은 생각도 앉고 무심코 손질만 묵묵히 하다가
퍼뜩 생각이 나서 중간즈음에 이렇게 찍어 보았어요.
이때는 이미 푸짐했던 콩나물은 깨끗이 손질을 마친 상태이고,
시금치도 두 단 중에 한단은 손질을 마치고
나머지 남은 한 단도 마무리 손질하던 중이지요.

가스불 위에 올려놓은 스뎅들통물이 팔팔 끓을 때
이렇게 손질 끝내고는 깨끗이 씻어놓은 시금치를 넣어서

파랗게 데쳐내고...

찬물에 몇번씩 아주 맑게 헹궈내면서
잘 삶긴 시금치 건더기들을 건져올려
양손으로 물기를 뽀꼰 짜 둡니다.

요즘은 해초 볶아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염장미역이나 염장다시마채 같은 것은 어디에서든 구하기도 쉽고
값도 참 착하지요.
씹히는 식감이나 파릇한 바다향도 참 먹을수록 기분이 좋구요.
염장 다시마채도 물에 풀어넣고 흐르는 물에 씻어 건져가며
아래에 가라앉은 짜고 무거운 소금은 물과 같이 다 흘려버리고는,
건더기만 맑은 물에 담궈서 짠기를 빼 놓고요.

염장미역도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뭉쳐놓은 떡진 소금덩어리들은 다 흘려버리고
맑은 물에 이렇게 담궈서 여분의 짠기가 빠지도록 두었어요.

이제 얼른 준비한 나물재료들을 차례로 맛있게 볶아봅니다.
먼저, 콩나물부터.

참기름 넉넉히 넣어 볶으니,
고소한 냄새가 벌써부터 부엌에 가득합니다.
국간장 넣어 볶아도 간이 참 맛나지만
오늘은 소금간으로 볶았어요.
그래서 볶은 다음 검은빛이 돌지 않고
이렇게 콩나물볶음 노랗고 말그라니 색이 곱지요.

시금치 삶아 물기 꼭 짜 놓은것은
바로 간장양념 무쳐서 먹어도 좋지만,
기왕 나물들 차례로 볶는김에 오늘은 시금치도 이렇게 볶아 먹기도 했답니다.

시금치 나물도 오늘은 소금간에 참기름 듬뿍 넣어서
고소하면서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돌도록
달달 볶아 놓았어요.
이렇게 볶아서 간 하기만 했는데도,
입안에 두어줄기 넣어 먹어보니 단맛이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찬거리가 맛있게 만들어지면 기분이 참 좋지요.
특히나 한 여름, 나물이 쉽게 상할적에는
시금치 나물을 이렇게 데쳐내서 간장양념에 무쳐서 먹기 보다는
한번 더 뜨거운 팬에 이렇게 들들 볶아서 먹으면
무더운 여름에도 그리 쉽게 잘 상하지 않아요.

다음 차례로 짠기 쪽 뺀 염장다시마채도 팬 위에 올려서
당근채 조금 넣고서 같이 달달 볶아 봅니다.

다시마채도 초록색으로 쫀득한 식감이 나도록 잘 볶아지고
당근도 어우러지도록 이렇게 나른하게 볶아지면 다 된거지요.
마찬가지로 소금간해서 기름 넉넉히 넣고 볶아 놓았더니
냄새도 맛도 고소함이 마냥 그윽합니다.

이어서, 염장미역도 짠기와 물기 모두 쪽 뺀 다음에
가위로 먹기좋게 잘라서 준비해서는 팬에다 넣었어요.
다시마채 볶을때와 마찬가지로
이 미역도 볶을때 기름 넉넉하게 넣어 달달 볶아야
구수하니 제대로 맛나게 볶아지지요.

양파채 넣고서 같이 볶으면서 역시나 깔끔하게 소금으로 간 하고
미역이 초록으로 볶아지고 양파가 반투명하니 나른하게 익으면 다 된거지요.
이때쯤 되면, 간을 보면서 맛있다고 계속 집어먹느라
이렇게 미리 맛보기부터 서서히 배가 불러오기도 하지요.
이런 해초종류는 먹다보면 어느새 뱃속에 포만감이 그윽하게 느껴지거든요.

모두 반찬통에 담아 두고나니,
늘 그렇듯 맘이 참 흐뭇해요.
이 나물들 먹다가 다 먹어가는 마지막 즈음에는
남은 나물종류 다 섞어서 고추장 몇 숟가락 떠서
훌훌 풀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지요.

다들 초장찍어서 맛있게 잘 먹는 한치도
데쳐 낼 준비해 봅니다.
한치 데쳐낼만한 작은 냄비에 물 부어 불에 올리니
금새 팔팔 끓기 시작하네요.
깨끗하게 갈무리 해 놓은 한치 3마리를 넣어 봅니다.

한치는 오징어보다도 더 작고 살도 얇으니
오래 데칠 필요없이 슬쩍 적당히 익혀 내면
야들야들 씹히는 식감도 맛도 훨씬 좋지요.

한치 데쳐낸 물은 버리지 않고
냄비채로 그대로 둡니다.
나중에 여기에다 하다못해 라면을 하나 끓여 먹더라도
그냥 맹물에 끓여 먹는 것보다
오징어류 특유의 향이 물씬 느껴지는것이, 국물맛이 훨씬 좋으니까요.
데쳐낸 한치는 도마위에 올리고...

먹기 좋게 칼로 썰어서 준비를 해 두었어요.
이어서, 초장도 얼른 맛있게 비벼서 한 종지 만들어 두고요.

밥솥에다 안쳐놓은 밥도 거진 다 되어가니...
이제는 뜨끈한 국 한가지 만들어 봐야지요.
국물멸치로 구수하게 육수를 우러내 봅니다.

오늘은 간단떡국을 끓일껍니다.
그래서 김치냉장고안에 넣어 두었던 떡국떡을 꺼냈지요.
그리고는 뭉쳐있는 떡국떡을 이렇게 흐르는 물로 몇번 헹궈줍니다.
붙은 떡들이 떨어지면서 안좋은 냄새는 없어지도록
찬물에 잠시 담궈 두고요.

떡국에 넣을 건더기 재료들을 냉장고에서 모두 꺼내어
깨끗하게 씻어 도마에 올린 다음,

알맞게 모두 썰어서 준비를 해 두고...

구수하게 우러낸 멸치 육수를 멸치는 건져낸 다음
다시 가스불에 올려서 팔팔 끓기 시작하면
떡국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부터 이렇게 넣어서 먼저 끓이다가...

떡국떡도 넣고 간 맞추고 계란 줄알만 쳐주면
쫄깃하면서 구수한 떡국 한 냄비가 완성.

언제 먹어도 참 만들기 편하고 맛도 좋은 이 간단떡국은
요즘같은 추운 계절에는 정말 딱이지요.

오늘 화요일의 아침밥상은 이랬습니다.
시금치나물과 막김치 한 접시에...

새콤달콤한 빨간초장 곁들여 같이 찍어 먹은
야들야들한 한치도 한 접시.

다시마채볶음과 콩나물볶음도 나란히 한 접시씩...

순하고 고소한 미역나물볶음과
떡국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빨간 오징어젓갈도
이렇게 같이 상에 내었지요.

그리고 포슬포슬 잘 지어진 햅쌀밥 한 공기에
구수한 떡국 한 그릇.

오늘은 7시가 조금 넘어서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아침밥을 먹었네요.
남편이 일이 있어서 학교에 일찍 가야하는 날이라서 그런거지요.
그래도 다들 그만큼 모두 같이 조금 더 일찍들 일어나서
씻고 옷입고 챙길 것 다 챙기고,
밥 시간에 잘 맞춰서 밥상앞에 딱딱 앉아주니
따뜻한 밥 한끼를 준비하는 엄마,아내 입장에서
이런게 괜시리 참 고맙기만 합니다.
특히나 늘 제일 일찍 밥상에 앉아서
다른 가족들 수저를 놓아주는 우리 예인이.
그 친절한 배려의 마음...엄마가 늘 고맙게 생각한다, 예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