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얼마 전,
아시안 게이트웨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예요.
1989년에 부산-후쿠오카 간 행정교류도시를 체결한 이후에,
양도시가 꾸준하게 하나의 관광교류권으로
꾸준히 서로 깊은 교류관계를 맺어오고 있지요.
부산과 후쿠오카를 이어주는
이 아시안 게이트웨이 홈페이지에
제가 작년 10월부터 '쉽게 배우는 한국가정요리' 라는 코너를 맡아서
일본인들에게 간단하고 실용적인 우리 음식들을 소개해 오고 있답니다.
가장 최근에 올렸던 '꼬막무침'에 대한 글이예요.
요즘 마트든 재래시장이든 꼬막이 워낙에 흔하게 눈에 띄는지라,
거의 매일같이 이 꼬막을 가지고 이것저것 잘 만들어 먹고 있지요.
오늘 아침에도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던 꼬막무침을 맛있게 먹다가는,
생각이 나서 이렇게 올려 봅니다.
나중에 시장에서 장 보실적에 꼬막 한 접시 사 오셔서
저녁에 맛있게 만들어서 드시면 좋겠어요...^^
<자꾸만 생각나는 밥도둑 반찬 - 꼬막무침>
꼬막은 참꼬막과 새꼬막 중에서,
값이 비싼만큼 참꼬막이 훨씬 맛있지요.
그래도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자주 보이는 새꼬막일지라도...
집에서 깨끗이 씻어서 제대로 삶아 양념장 얹어 먹으면
이게 참꼬막인지 새꼬막인지 구분도 하기 전에
바로바로 입에서 목으로 뱃속으로
얼른 사라져 버립니다.
마트에 장을 보러 들렀다가,
팩으로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는 새꼬막을 2팩을 사 왔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장된 새꼬막 두 팩을 뜯어서
적당한 용기에 넣고는 찬물을 틀어 씻기 시작합니다.
바락바락 손아귀에 힘을 줘서 세게 문질러 씻으면
탁하고 뿌연 물이 이렇게 나오지요?
소리는 또 얼마나 엄청난지 몰라요.
아침에 늦게까지 못 일어나고 자는 가족들 깨우기에
부엌에서 이 꼬막 씻는 소리가 아주 유용하게 쓰이기도 해요.

물을 몇번 갈아가면서
바락바락 바락바락 힘주어 치대어 씻다 보면
껍데기가 말끔해지고 이젠 맑은 물이 나오지요.
살아있는 이 꼬막들은 문질러 씻어내는 동안
입을 더 꽉 다물어버리고 요지부동 입니다.

거죽을 깨끗이 씻어 둔 꼬막은
이제 속을 깨끗이 해감을 시킨 다음에
흐르는 물에 말끔히 씻어 내고는

가스불 위에 준비된 냄비물이 팔팔 끓을 적에
바로 끓는 물에다 집어 넣습니다.

꼬막은 입이 다 열리도록 삶다가는 맛있는 성분이 다 빠져 버려요.
그리고 입이 모두 벌어지도록 끝까지 팍팍 삶아가며 기다린다 해도
어떤 꼬막들은 상한게 아니라 분명 살아있는 것을 넣었는데도
끝까지 입을 벌리지 않는 놈들이 있어요.
그러니, 꼬막들이 하나씩 둘씩 차례대로 속시원하게 입을 모두 벌리도록 기다리지 말고
보통 끓는 물에 산 꼬막을 넣었을적에
꼬막 서너개가 입을 벌였다 싶으면 바로 불을 끕니다.
이러는 중에도 계속 꼬막들이 연이어서 입을 벌리지요.

그리고는 찬물을 틀어서
바로 차갑게 식혀가며 이렇게 씻어서는
채반에 두어 물기를 빼 줍니다.

그리고는 뚜껑을 떼어 내듯이
꼬막 껍질을 반씩 톡톡 끊어주면 되지요.
입을 벌린것이야 바로 손으로 떼어내면 되고
입을 꼭 다문채로 익은 꼬막도, 상해서 못먹는게 아니니
이 때, 숟가락을 이용해서 따 주면 쉬워요.
꼬막 뒤쪽을 숟가락으로 튕기듯이 껍질을 벗겨내어도 쉽고
칼이 손에 익었으면 작은칼로 마찬가지로 뒤쪽으로 벗겨내도 좋구요.

이렇게 껍질 떼어내다보면
어쩌다 뻘물같은 불순물이 슬쩍 보일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그런 경우에는 망설이지 마시고
흐르는 물에 바로 헹궈주면 깨끗이 떨어져 나가요.

꼬막에 얹어내는 양념장은
원래 꼬막 자체가 짭짤한 맛이 있기 때문에
간장만 가지고 섞어 만들면 많이 짜게 나와요.
그러니 간장과 생수를 2대 1 비율로 맞춰주고
미원종류의 조미료 대신에 요리당을 1숟가락 넣어주면
조개류에서 나오는 자연의 기본 육수맛과 잘 어우러져서
단맛이 많이 돌기보다는
서로 양념맛이 잘 엉켜서는 잘 어우러지는 감칠맛이 나옵니다.
약간의 단맛이라도 질색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면
이렇게 양념장 만들어서 잘 섞어서 꼬막에 조금씩만 얹어 드시면
식당에서 나오는 그 꼬막양념장 맛이 날 꺼예요.
<꼬막 양념장 만들기>
간장 10숟가락
물 5숟가락
요리당 1숟가락
깨소금 1숟가락
고춧가루 1/2숟가락
참기름 1숟가락
(* 집에서 늘 사용하는 어른 밥숟가락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너무 크지않은 적당한 밀폐 양념용기나
작은 밥그릇 같은것을 이용하셔도 좋아요.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어서
숟가락으로 고루 섞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드실만큼 접시에 꼬막을 옮기고는
아까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이렇게 조금씩 꼬막살 위에다 뿌리듯이 얹어 드시면 되지요.
꼬막살 자체에 이미 짭쪼롬한 맛이 기본으로 베어있기 때문에
이 양념장은 너무 짜도 좋지 않고
그만큼 많이 얹을 필요없이
조금만 슬쩍 뿌려주면 충분해요.
이 양념장은 좀 모자라지 않게 이 정도 넉넉히 만들어 두었다가
이 꼬막무침 뿐 아니라
두부부침에다 얹어 먹어도 참 맛나답니다.

너무 싱겁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고
껍질에 붙어있는 꼬막살을 젓가락으로 하나씩 빼 먹는 재미에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씹는 맛까지 더하지요.
조개류에 별로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까지도
쉽게 친숙해지고 껍찔 떼어내며 먹는 재미에 아주 좋아하는 반찬이기도 하구요.
우리 어른들에게는
두말 할 필요도 없는 밥도둑 반찬이예요.
오늘 저녁상에는
맛있게 만든 이 꼬막무침 한 접시 어떠세요?^^

* 글을 올리면서 함께 사용할 사진을 찍느라,
불을 끄지 못하고 계속 사진을 찍고 또 찍다보니
실제로 집에서 먹는 꼬막보다 너무 익혀져서 나왔어요.
본래는 저렇게 많이 익히지 않고 그저 슬쩍 익은 듯 느껴지면 바로 불을 끕니다.
꼬막은 많이 열리기 전에 두어개만 입 벌렸다 싶으면 망설이지말고 바로 건져서
일일히 껍질을 따서 먹어야,
꼬막살은 그래야 맛이 좋아요.
제대로 슬쩍 익혀낸 꼬막살 사진은 해감 글 올릴적에 다시 보여드릴께요.
* 꼬막 맛있게 만들어 먹는 이야기도 좋지만,
정작 더 알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간단한 해감의 기술이예요.
꼬막은 해감을 해서 드시는 분도 계시고,
그냥 빠락빠락 세게 껍질만 씻어서 데쳐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고,
집집마다 다 다른 듯 하네요.
사실 음식 만들어 먹는 방식에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하는 말은 할 수 없지요.
그저 엄마들의 손맛이 제각각 다 다르듯이
손에 편하게 익혀져 있는 방법들이 모두 조금씩 다를 뿐...
저희는 간단하게나마 말끔하게 해감을 시키고 먹는답니다.
시간은 짧지만 이 간단한 해감과정 이후에 다시 씻어내고 헹궈낼 적에
물에 나오는 찌꺼기들과 불순물들을 보게 되면
아무래도 이런 과정이 한번 있어주는게 더 나을 듯 느껴져요.
꼬막 뿐 아니라 바지락같은 조개류들까지
유용하게 쓰이는 간단 해감의 기술에 대해서는
후에 이어서 따로 글 올려 보려 합니다.
벌써 저녁시간 준비 할 시간이네요.
하루 3끼란 참 번거롭기도 하지만,
뱃속이 알아서 꼬르륵 거리는데에는 어쩔 도리가 없지요?^^
열심히 살아 온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식사...
기왕이면 건강에 좋은 음식들로,
또 기왕이면 더욱 맛있게 만들어 드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