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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수제비가 둥둥~열무김치!!

| 조회수 : 4,066 | 추천수 : 82
작성일 : 2006-10-18 00:40:05
출산이 오늘 내일 오늘 내일~
울 딸이 5월 31일 생이니까 그맘때가 한참 열무 김치가 맛있을 때죠.
배는 남산 저리가라 불러 내 발끝 본지는 오래 됐고
세탁기 안에 빨래도 못 꺼낼정도로 배가 나왔는데
갑자기 열무김치가 담그고 싶었어요.
워낙 김치를 혼자 담궈 먹었냐구요????
아뇨!!!
같은 동네 사는 친정 엄마에게서 뻔뻔하게 잘도 얻어 먹었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내가 해 보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하기로 맘먹었죠.
직장을 다니다가 임신 후  그만 두고 수입이 줄어드니 으찌나 아끼게 되던지...
가까운 슈퍼에서 사도 되는걸 걸어서 30분 되는 대형 마트로 향했습니다.
'운동 삼아 가자~
아껴야 잘 산다~' 하며...
열무를 보는 순간 그동안 얻어 먹기만 해서 미안했던 친정 엄마가 생각 났습니다.
한 박스를 사고 싶었지만 들고 가기 엄두가 안나서 세단(?)만 샀습니다.
집에 밀가루가 거의 없는게 생각나서 밀가루 1KG도 사고...
장바구니에 넣을때만 해도 김치를 어찌 해야하는지 순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
열무 세단과 밀가루 1Kg은 막달인 임산부에게는 너무나 무거웠습니다.
바로 애가 "응애 " 하고 나올것 같더군요.
땀을 삐질 삐질 흘려가며 걸었습니다.
택시를 탈까 했지만 택시 타기도 애매한 거리만큼  이미 걸었고...
드뎌 아파트가 보이고...
동사무소를 지나 초등하교만 지나면...
헉헉 거리며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가 부르더군요.
"아줌마!!! 집이 어디예요. 제가 차가 있으니까 태워다 드릴께요."
어떤 아줌마가 보기에 딱했던지 일부러 차를 세워 내려 말씀하시더라구요.
하지만 5분만 가면 집인데...얻어 타기도 미안하고 창피하고...
다 왔다고 감사하다며 정중히 사양하고 드뎌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젠 김치를 담궈야지요.
우선 풀부터 끓였습니다.
첨 끓이는 풀이였어요.
근데 엄마가 하던것 처럼 안되더라구요.
밀가루를 자꾸 넣었습니다.
드뎌 도배 할때 쓰는 풀처럼 완성 했어요!!!!ㅋㅋㅋㅋ
열무를 절이고 씻고 고추를 갈고
양념을 풀과 섞었는데...
풀어질 줄 알았던 밀가루 풀이 뭉쳐져서 풀어지지가 않는거예요.
손으로 으깨 보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익으면서 풀어지는건가???'하는 생각에 그냥 그대로 김치를 담궜습니다.
하지만 나의 야무진 생각은 빗나가고...
내가 만든 열무김치를 먹던 남편이...
"이게 뭐야??? 김치에 왜 수제비가 섞였어???"
창피했습니다.
그냥 엄마한테 얻어 먹을껄...
그 고생을 하고 그 극성을 부리며 열무를 사고 김치를 담궜는데...

친정 엄마께 김치를 조그만 통으로 하나 가져가 사연을 이야기 했습니다.
엄마는 이야기를 너무 재미나게 들으시면서 웃으셨습니다.
김치를 보시더니 "어머...진짜 수제비네!!!"하시고는
맛을 보시더니 "처음 하는거 치고는 잘 했네. 이렇게 하면서 실력이 좋아지는거지~잘 먹을께!!!다음엔 엄마가 해줄께 힘들게 뭐하러 했어~"
하셨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저는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 날 운동을 해서 그런가 쑴풍~ 순산을 했지요.

주부 4년차인 저는 아직도 김치를 엄마께 얻어 먹습니다.
가끔 오이김치나 열무김치를 담그기도 하는데 제가 하면 재료가 아까워 집니다.ㅜ.ㅜ
먹어줘야 하는 남편도 괴로우니 옆에서 말리구요.
그래도 맛잇게 드셔주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친정 엄마죠.
자꾸 해봐야 맛이 좋아진다며
다음엔 이렇게 저렇게 해보아라 격려해 주시고
잘 했다 칭찬해 주시고...

언젠가는 스스로 만들어 먹어야 하는 날이 오겠지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엄마 김치맛 따라가고 싶어요.
맛있게 김치 담궈서 엄마께 해 드리고 싶네요.
아무리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오랜 시간 다져온 깊은 손맛과 깊은 사랑 정성은 따라가기 힘들겠지만요...

수제비가 둥둥~ 열무김치는 아직도 우리식구들끼리 이야기하며 웃곤한답니다.

엄마 말씀이 풀 끓일때 밀가루 한 수저만 있어도 된다네요.
전 그것도 모르고 1KG을 사들고 수제비를 떳으니...ㅋㅋㅋㅋ

내년 봄엔 정말 정말 맛있는 열무김치 담궈 볼꺼에요~
내년엔 수제비는 없어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희동이
    '06.10.18 1:53 PM

    저 올해로 결혼 8년차지만, 얼마전까지 울 시엄니표 김치만 먹었었죠..
    근데 지난 여름에 여기 올려져 있는 여러님들 레시피 대로 열무김치를 첨 담았는데 너무 맛있게 된 거예요. 첨엔 괜히 재료만 버리는거 아니냐며 옆에서 기 팍팍 죽이던 울 남편도 맛나다 하고...
    덕분에 저 용기 내어서 이김치 저김치에 도전해 보고 있네요..
    어제는 무청이 푸릇푸릇 한게 넘 싱싱한 무 사다가 깍두기 담았어요..

  • 2. 해와달
    '06.10.18 2:39 PM

    내년엔 수제비없는 김치 꼭 담으시기 바래요
    웃어서 행복한 하루
    감사합니다

  • 3. 물푸레나무
    '06.10.18 3:00 PM

    그럼요. 내년 여름에는 꼭 맛난 김치 담구실수 있을것같아요.
    전 16년차 지금도 열무김치는 엄마표만 먹는답니다.
    제가 담궈 실력도 인정받았지만 엄마표 김치를 저버릴수가 없답니다.
    덕분에 웃을수 있었답니다.

  • 4. 에코
    '06.10.18 4:05 PM

    ㅎㅎㅎ 글이 너무 재밌어요! 어쩜 이리도 잘쓰시는지..
    내년 봄 수제비 없는 열무김치 키톡에서 꼭 볼 수 있는거지요? ^^

  • 5. 저분이맘
    '06.10.19 12:20 PM

    저도 처음김치담글때 배추 2포기 사고 풀은 곰솥으로 가득 만들었어요
    그때 이후로 김치는 엄마에게 얻어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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