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에서 공보의를 하고 있는 동생이 주말에 왔었어요. 다음주 휴가를 얄밉게도 가족들과 함께 안보내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다고 이번주에 내려 왔는데 엄마는 속도 없는지 아들녀석 온다고 이 더운 여름날 땀이 흘러 눈에 들어가는 따가움을 느끼면서 아들 먹여 보려고 이것저것 하십니다. 그러는 저도 속도 없는지 얼마전에 성공한 동그랑땡과 빵을 구웠답니다. 그래도 늘 가족과 휴가는 같이 보냈었는데 맘이 많이 허전한건 뭘까요? 이러면서 거리가 멀어 지려나봅니다.ㅠㅠ
농촌에서 일하는 할머니, 할어버지가 환자의 대부분인 이 곳에서 환자들이 동생에게 고맙다고 농사지은 채소를 비닐 봉지에 넣어 부끄러워 하시며 주셨다고 하더군요. 평일에는 간호사들 주는데 오늘은 집에 오는 날이라 이렇게 들고 왔나봅니다.
엄마는 이게 정말 귀한거라고 담에 그 환자 만나면 우리 가족이 너무 잘 먹었다고 잊지 말고 말씀드리라고 일러줍니다.

아들녀석 좋아한다고 이 더운 여름에 토종닭 사서 푹 고았습니다. 영계도 맛있지만 쫄깃한 육질은 토종닭 못 따라가는건 분명합니다.

몇일전 만들어본 누나표 동그랑땡입니다. 이것과 술 한잔 했습니다.

우리 남매는 우애가 깊은 편입니다. 그건 엄마의 지혜로운 처신도 분명 있었습니다.
동생에 비해 늘 성적이 딸렸던 누나인지라 혹시 제가 무시를 당할까봐 어릴때 부터 엄마가 동생에게 사주면서도 누나가 사주라고 해서 사주는거라는 둥 ...늘 중간에서 누나의 위치를 잡아주셨습니다. 더 이상 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아닌 제 스스로 동생을 챙겨 주고 싶다는 생각이 대학다닐때 부터 들었습니다. 대학다닐때 과외를 3군데 정도 다녔습니다. 그때 늘 월급을 받으면 고등학생인 동생의 용돈을 준것을 시작으로 사회 생활을 동생보다 먼저 한 탓에 수입도 먼저 생겼었습니다. 물론 엄마가 주는 동생의 용돈이 모자라진 않았겠지만 엄마가 주는 이외에 누나도 매달 주면 동생이 훨씬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것 같아 제 월급의 10%를 동생이 인턴하기 전까지 몇년간 동생에게 자동이체 했었습니다. 뭔가 보상을 바랬다던지 생색을 내려고 한건 하늘에 맹세코 아니였습니다. 동생은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늘 또래 집단에서 최고를 달려주는 동생이 자랑스러웠으닌깐요...

철없던 저는 우리 신랑보다 동생이, 친정 아빠가 잘 되는게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미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죠...ㅋㅋ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빠도 동생도 잘되면 좋지만 신랑이 잘되는것만은 못하다는것을....신랑과 저는 피 한방울 안 섞인 남이지만 부부는 같은 운명이란것을....
백화점을 가서 신랑걸 사게 되면 동생(시동생 포함)것과 아빠것도 무리는 되지만 샀었습니다. 근데 저도 변하더군요. 얼마전 백화점에 가서 신랑 옷을 사면서 잠시망설이다가 신랑것만 달랑 사오게 되는 제모습을....

엄마는 아침에 기장시장 가서 아들 좋아한다고 킹크랩을 쪄오셨어요.
우리 엄만 덩치는 작은 사람이 게 만큼은 가족들 좋아한다고 배 불리 먹도록 쪄 오십니다. 몇년전 까지는 울진의 죽변항에 경매를 받아 울진 대게를 더미로 쪄 먹던 생각이 납니다.

닐씨가 더워서 그런지 제가 뭔 말을 하려고 이르는지 넋두리 비슷한 수다 떨고 있네요.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들 녀석이 한명 있는데 언제가는 이 아이도 부모품을 떠나겠지요? 아주 당연한건데...이런 당연한 것들이 섭섭할때가 있습니다. 치사해서 알고도 모르는척 할 뿐이죠. 엄만 그러십니다. 엄마 세대는 불쌍하다고...예전엔 부모 눈치본다고 말 한마디 못했는데 이젠 자식 눈치 본다며...자식이라도 정 떨어질 것 같은 말은 안하시고 접어 두나봅니다.
게 먹고 입가심으로 엄마표 국수까지 단숨에 한그릇 비웠습니다.

제가 만들어간 녹차시나몬롤도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내용이 좋은 플래시 작품이 있어 만들어 보았는데 이곳에 박아 보려해도 SWF파일이 이곳 게시판엔 지원이 안되는군요.
에리히 캐스트너의 마주보기중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이 있습니다. 여자도 아닌 남자 정신과 의사가 쓴 글인데 엄마의 맘을 어찌나 표현을 잘 했는지 이 글 첨 읽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나눌 수 없음에 아쉽군요. 이 글 보며 세상의 모든 시어머니들의 맘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재민아빠를 키워주셨는데 특별히 할 말은 없어도 오늘저녁에는 다정한 딸레미처럼 전화 한통 해드려야 겠어요.
아니면 맛있는 음식해서 불쑥 찾아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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