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바쁜 여름 보내고 있습니다..
머리속에 헝클어져 있던 기억들 잡아내느라,
가슴 한켠에 혹 그가 자리하고 있나.? 살펴 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한참 인생이 재미있어야 할 나이 스물 다섯에
불쑥 제 삶에 들어온 멀대(멀쩡하게 잘생긴 키 큰 총각에 대한 애칭?)로 인해...
저는 병을 앓아야 했습니다...
낯선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것도...
이 교회에 더 깊이 관여하고 싶게 만든것도...
청년부에 열심히 봉사하게 한것도...
멀대는 청년회장, 나는 부회장...^^
중고등부 교사며, 성가대며...
새벽 기도며, 철야기도회까지....
멀대가 있는곳엔 언제나 저도 같이 있게 되었습니다...^^
맘이 가는대로 어찌어찌 하다보니...그리되었습니다...^^
다른 형제 자매들도 있었지만...
제겐 멀대와 저만의 존재감뿐이였습니다....


사회생활 반경이 좁고...
인관관계 단촐하고...
자취집, 직장, 교회...생활라인이 일직선인 저에겐...
집과 직장 사이에 위치한 예배당이 더할 나위없이
제 삶의 휴식처와 즐거움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기쁨과 감격으로 시작한 교회생활이...
언제부터인지 명치끝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때론 우울하고, 자꾸 신경이 쓰이기 사작하고....
마음이 쓸쓸해 지고....
형제 자매들과 함께 있어도 외롭고....
그와 같이 있어도 힘들고...
그가 안보이면 더 힘들고...




뜬금없이 영화보러 가자며...
토요일 오후에 불쑥 직장으로 찾아오면...
떨리고 설레는 맘을 어쩌지 못해서 당황스럽고.....
한가한 걸음으로 그와 함께 걸으면서도 살얼음판 같이 조심스럽고....
그 앞에서는 웃음도 크게 못 웃겠고...
말도 제대로 못하겠고...
어떤땐 숨도 제대로 못쉬겠고...
그가 순이자매~하고 부르면...
헉! 하고 호흡이 멎는것만 같았습니다...




그가 눈을 가늘게하고 크득~ 크득~ 웃을 때도...
저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팠고....
그가 마르고 긴다리로 휘적 휘적 걷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미어지게 슬펐습니다..
그가 철야기도 시간에 울며 기도하면...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아서 같이 울먹여야 했습니다...
성가대장의 이쁜 목소리보다 멀대의 찬송이 일주일내내 뱅뱅 귀에서 울렸고...
그의 일주일 스케쥴을 훤히 꿰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댔습니다...^^


이제 저는 또 몸에 밴 습관처럼 그의 필요를 채우느라
바쁘고 분주하지만 즐거운 날들을 보내곤 했습니다...^^
월급타면 용돈 나눠서 멀대총각한테 헌금하기....(무명으로^^)
한달치 버스표 사서 가방에 몰래 넣어 놓기...
남산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면...
남산으로 산책가기...
청년부 심방가자고 하면...예~하고 다소곳하게 따라가기...
주보 만드는 봉사 같이하자고 하면 같이 해주기...
홍대입구에 가서 버스타자고 하면 같이 걸어가 주기...
아줌마인 큰 누나를 대신해서 미우라아야꼬 책읽고 독후감 써주기...^^
신학을 마치고 철학공부를 시작한 그가 읽는책들 독파하기...
호기심에 따라 읽느라고 죽을 뻔했습니다..
철학자들은 뭔얘기를 그리 장황하게 써 놓았는지....ㅜ.ㅜ..
여하튼 그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고...
저와 결혼하자고 하면...
저는 내 머리카락을 잘라서라도...(다른 재주가 하나도 없어서)
바라지(써포트)를 할 작정이였습니다..




이렇게 이년동안 멀대와 저는...
둘만이기를 바랬지만, 사실은 늘 다른 누군가와 함께였음..ㅡ.ㅡ;;;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것 같습니다...
목이 메어 넘어가지 않은 밥도 먹으러 다니고...
심야 영화도 보러 다니고...
찻집에서 커피 마시며 촛불아래서 서로 바라보기도 하고...
늦은 밤길 배웅받으며 망원동까지 걷기도 하고...^^
주보 만드는 일을 함께 하면서 시간을 보냈었고......
수련회 봉사 마치고는 위로와 격려도 많이 해주었고...
이 정도면...우리 사귀는 사이 되어야 하는거 아닙니까..?ㅠ.ㅠ...



이글을 쓰는 지금도 입이 바짝 바짝 마르고 애가 타는것 같습니다...
그때의 황망하고 외롭던 느낌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지...
그 이년동안의 씨름이 끝날 즈음엔...
전 기어이 끙끙거리며 삭신이 쑤신다는...
몸살이라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앓았댔습니다...
멀대도 저도...
늘 1미터 거리밖에 서있었습니다...
마음 한 번 표현 못하고...
손 한 번 잡지 못하고...
딱 그거리 만큼에서 바라보다가...
피시식~~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년동안의 지친 마음으로 어디론가 숨고 도망가고 싶어서...
캐나다를 도피처 삼기로 계획했습니다...
여권을 만들고...비자를 신청했는데...(17년 전쯤이라 비자가 필요했음)
당연히 거절 당했습니다...
미혼의 부실한 아가씨가 아무 이유도 못대면서 비자를 신청하는데
내줄리가 만무합니다...^^
그래도 마음먹고 계획한대로 해 보는 것은 좋은것 같습니다...
미련을 없애려면....^^
온 삭신이 쑤셔 만신창이 되어 있을 즈음......
그 1미터사이를 비집고 우뚝 선 남자가 있었으니...
순두부 같이 여리고 말캉한 멀대를 제치고...
갈비 같이 질긴 남자 하나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이남자 이야기는 다음편에서...=3=3=3=3


저는 이제 서서히 손가락 마디가 붓고, 아프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더 게스트를 위해 상을 차릴수 있을지..
얼마나 더 김밥을 말아 그 들 손에 쥐어 줄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는 벌써 8월말까지 거의 예약이 다 되어서...
부지런히 대접하는 일만 남아 있습니다...
올 한 해 열심히 일하고 나면...
지난번 우리 아이들과 약속하고 계획한대로...
또래 아이들과 나누는 삶을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큰 은혜의 백 분의 일이라도
나누어야 하겠기에...올해는 특별한 나눔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물질이 허락하는대로 최선을 다해서 나누려고 하는데요...
일단은 3-5명 정도의 청소년들에게 예수님과
영어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같은 부담이 있는 분들의 기도 동참과....
일체의 비용은 저희가 지불하구요...


저희가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 정도까지 비수기이고...
(학기 중이라 한달씩 결석을 해도 괜찮을지..)
또 1월 15일부터 2월 15일까지도 좀 한가한 기간입니다...
이 두 기간 중 한달 동안....
에딘버러에서 3주 영어학습 및 액티비티, 성경공부..
런던,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1주 정도...
남편과 저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착한 복음의 친구들이...



중2-고1 정도의 청소년 학생들에게
특별히 가난하고, 착하며, 성실하고, 기특한 녀석들..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주위에서 보기에 마음이 짠하고 안쓰러운 아이들을 추천받으려고 합니다..
(주위에 그런 아이들이 있으면 제게 쪽지나 메일로 알려주시면 저희가 결정해서
3-5명정도와 먼저 나눔을 갖겠습니다...)
영어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면 더 좋겠습니다..
영어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위로와 격려를 하고 싶습니다...
에딘버러에서 3주 정도 오전에 영어 학원을 보내주구요..
오후에는 액티비티도 하고, 주말에 스코틀랜드 이곳 저곳을 보여 줄 계획이구요
저녁시간엔 영어 성경공부와 찬송부르기 한시간 정도하려고 합니다.....
그 중 1주는 스코티쉬 현지인들 집에 홈스테이를 시켜 줄 계획입니다..
나머지 1주는 런던여행 3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불가리아 아이들과
겨울 캠프 4-5일 정도 하려고 합니다..



지나온 우리 삶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를 도와준 고마운 분들의 손길들에 보답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뭘까를 오래전부터 기도했습니다..
얼마전부터 계속 가난한 청소년 아이들을 향해서 마음을 갖게 되었는데..
구체적인 느낌과 인도를 갖게되었습니다..
올 겨울에 한 번 시작해 보면서 앞으로의 상황도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