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냐면, 멸치볶음과 콩장, 오징어포 볶음 등이랍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초딩 내내 물리게 먹어야했던 제 도시락 찬이었거든요.
뭐, 엄마 생각엔 김치국물 흐르는 것 보다 깔끔하다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엔 김치국물이 가방에 흘러 망신 당하는 친구들 많았거든요.
아이들을 위해 가끔 만들기는 하지만, 전 안먹어요....
우리 아이들 학교 입학 후 가장 기뻤던 건,
혼자 설 수 있게 자란 아이들도, 드뎌 내게 자유가 왔다는 사실도 아닌 도시락을 안싸도 된다는거였답니다.
참.....대한민국 문교부(요즘 교육인적...로 바뀌었지만) 만세를 외쳤어요.
도시락에 대한 추억....정말 많아요...
어릴적, 어느 집이나 그랬겠지만
아침이면 손수건에 묶인 사각의 양은 도시락이 아이 수대로 차곡차곡 쌓여있었어요.
고 3땐 점심, 저녁 2개를 싸주셨는데....
참, 우리나라 사람들 밥 빨리 먹는 노하우요...
그거 쉬는 시간에 도시락 먹어치우던 실력(?)때문이라는 거 아시나요?
오빠나 남동생 도시락에만 계란후라이가 들었었다며
아직까지 후남이처럼 가슴을 치는 여자 형제들....많죠?
당시만해도 계란후라이는 대단한 호사였고
위에 올리면 빼앗길새라 도시락 바닥에 깔고 밥으로 덮어서 싸주신 엄마도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혼식장려 행사때문에
쌀에 섞인 보리만 골라 도시락 위를 위장했던 기억.....
참, 얍쌉한 장학사들...도시락밥을 뚜껑에 엎어서 검사했다는...뭐, 바닦에는 쌀만 있어 거의 다 걸렸었죠..
최초의 급식이었던, 곰보빵과 갈색 병에 들어있던 슈퍼디
저는 급식 신청을 안해봤었기때문에
그 초코렛 맛나는 슈퍼디 먹던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친구 꼬드겨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과 바꿔먹기도 해봤어요.
겨울이면 죠지루시의 시커먼 보온 도시락 싸오는 부티나는 애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사각의 양은 도시락을 갖고 갔었고
양은 도시락만이 난로에 올려져 누룽지가 되는 권리를 누렸쟎아요.
4교시가 되면 예술적으로 난로 위에 놓인 도시락에서 나는 노곤한 냄새들...
수업 중임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나면 엄숙하게(?) 도시락 아래 위를 바꿔주는 행사가 치뤄졌었죠.
눈물 나게 그리운 도시락의 추억들....
그 시절, 아침마다 도시락을 준비했던 어머니들께 존경을 표하는 바입니다.
하지만....내가 도시락을 싸야할때가 오니
그 가슴 시린 추억들이 모두 웬수같은 현실로 다가오데요....^^
저, 요즘 11시에 오는 아들놈땜시
일주일에 3일씩 도시락싸요,,,,,ㅠㅠ
[ 단호박 부침 도시락 ]

4조각 낸 단호박을 비닐에 싸서 전자렌지에 돌려줍니다...전, 2분씩 4번 했어요.
통째로 돌릴때는 시간을 더 잡으세요.
껍질 벗긴 단호박 1개에 양파 2개를 갈아서 섞어줘요.

이 상태로 냉동시켜두면 반찬없을때 요긴하게 쓸 수 있어요.
위의 양을 3개로 나눠 2개를 냉동했어요,

커터기 꺼낸 김에 맛없는 배도 갈아서 냉동했어요.

단호박과 양파만 그냥 3장 부쳐서 먹고....

남은 ⅓의 양에 풋고추 2개, 캔옥수수 2큰술, 계란 1개, 부침가루 3큰술을 섞었어요.

기름 두른 팬에 부친 다음 키친타월 등에 놓고 기름을 빼줘요.

오이와 고추장, 불고기, 단호박 부침으로 만든 도시락

요렇게 싸줬습니다.

계란말이, 오이볶음, 무초절임, 불고기로 싼 도시락
우리 애들은 모든 고기를 무초절임에 싸먹는 걸 좋아해서요,

급할때는 빵을 싸주기도 해요.
소세지빵이 없어서
식빵 안에 양파랑 피클 다져서 깔고 데친 소세지랑 계란후라이 올린 다음
마요네즈랑 허니머스터드 소스 넣어줬어요.
일주일에 세번씩 싸는 도시락.....
참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고
엄마의 수고를 계속 느끼게 하는 작업이네요...
엄마.........이제 멸치볶음이랑 콩장도 먹어보도록 해볼게요.
초딩 2년때부터 10년 동안, 고생 억수로 하셨어요....22년만에야 엄마의 노고를 알게 됐네요.
저도 앞으로 굳세게 도시락 싸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