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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세식구를 위한 선물- 봄소풍^^

| 조회수 : 5,091 | 추천수 : 3
작성일 : 2006-04-17 22:17:23
올 초에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그것이 오지 않아서 ‘이상하다...’하던 중에 감기처럼 열이 불덩이처럼 오르고 몸도 쑤시고 이빨도 쿡쿡 쑤시고 아픈게  며칠을 침대만 파고 들었습니다..
휴일이라 약국도 열지 않고 참아보다가 도저히 힘들어 견딜 수가 없어서 약국문 열자마자 신랑을 시켜서 약을 사오게 했어요. 약먹고 좀 나아진듯해서 치과 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상한이빨 치료도 하고 ...

그러다보니 문득! 아직도 그것이 오지 않고 있음을 또 이상히 여겨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매달 그것이 하루 이틀 늦어지면 아닌 것 알면서도 꼭 5000원을 버리고 한줄을 보아야만 직성이 풀렸더랬죠. 이번에도 그러려니...하고 테스트 후 결과를 기다리는데... 아침이라 눈이 희미해선지 눈꼽이 껴서인지 쓰물쓰물 선명하지 않은 선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아찔~했습니다. 이렇게 밖에는 그때의 심정을 설명할 수가 없네요.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왼쪽머리에 꽃을 꽂고 맨발로 돌아다니는 여자처럼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가 마인드콘트롤을 좀 하고나면 괜찮았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신랑이 퇴근해서 얼굴을 마주하기까지... 백년의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 오빠 나 임신한 것 같아” “정말??” “으응...!!” 신랑도 믿기지 않는 듯 했습니다.
사실 오바스러운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워낙에 감정표현에 서투른 사람인데다 남자들 아내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실제로 아내를 들어올리며 뺑글뺑글 도는 시츄에이션은 드라마에서만 가능한거라고 들은바 있거든요. ^^;;

그때부터 입덧이 시작한거 모냥 어질한게 울렁거리는 것도 같고 이유를 불문하고 나는 힘든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유세’...였죠 ㅎㅎ ㅎ

며칠이 지나고 임신사실을 확인하러 병원에 갔는데 의사의 진단이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애매모호...그 자체였습니다. 신랑에게 얘기했더니 제 얘기가 무슨말인지 도통모르겠다고 그러는거예요. 다른병원을 가보자고...
다음날 다른 큰 병원에  신랑과 함께 갔는데... 첫 번째 의사선생님께서는 한 가닥의 희망을 가져보자고 하셨지만 이번 선생님께서는 완전히 부정적으로 진단을 하시면서 다음번 임신을 기대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파서 먹었던 약들과 치과에서 찍어댔던 엑스레이가 생각이 나면서 모든 것이 나때문인 것같고 ...

얼굴도 모르는 아기였지만 그 말을 듣고 어찌나 마음이 내려 앉던지요... 차를 몰고 집으로 오는 내내 둘이서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습니다. 서로에게 어떤 어설픈 위로도 위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도 모르니까 일주일 있다가 다시 보자는 말씀이 있긴 했습니다. 어렵게 일주일이 흘러 병원을 갔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아기가 힘든 싸움에서 이겨  살아남아 주었습니다. 아기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감사기도로 대신했습니다.

남들처럼 친정과 시댁에 전화해서 “ 저 아기가졌어요!!” 하며 축하받아야할 때 진단이 부정적이라는 이야기로 제대로 축하도 못 받고 그렇게 ‘입덧’이라는 몹쓸 놈이 찾아왔습니다.  

세상에 지금까지 살다가 뭐 이렇게 힘든병이 있을까 ... 방바닥을 기어다니며 생각했습니다. 먹지도 못하고 이렇게 계속 토하러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느니 기운도 없는데 그냥 화장실에 이불을 가져다놓고 누워 있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하루 종일 괴로워하다가 잠자리에 누우면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오빠아... 나 너무 힘들어어어어엉 흑흑흑...” “ 그래 그래... 지금 OO이 누구보다 잘 하고 있어...잘 견디고 있는거야...” 이렇게 토닥여 주었습니다. 회사일로, 집안일로, 예민해진 제 비위맞추는 일로 힘들었을텐데 짜증한번 내지 않고 저를 따뜻이 안아주었습니다. 다른 어떤 위로보다 그 한마디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임신5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치지 않을 것만 같던 입덧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고 이제 태동을 느끼며 매일 감사하게 태교중입니다.

입덧 기간 내내 잘 버텨준 제 자신이 너무 기특하고,
끈질기게 싸워 이겨낸 생명력 강한 우리 아기에게 감사하고,
무엇보다 가까운 옆자리에서 든든히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준 나의 짝궁...


우리 세 식구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봄소풍을 계획했습니다!!!
드라이브하면서 상춘객이 되어 봄을 느끼고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봄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네요.

초보주부인지라 김밥 싸는 것만도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피곤을 덜 수 있었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 너무 위대하고 대단하세요. 존경합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화니맘
    '06.4.17 10:42 PM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기다리던 아가랑 함께 봄나들이 잘하고 오셨군요...
    좋은 생각과 이쁜 책과 음악을 들으면서 아가랑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가을엔 출산기가 올라오겠죠?
    늘~ 꽁쥬님 가정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께요...^&^

  • 2. 이뿐맘
    '06.4.17 11:35 PM

    축하드려요 건강하시고 순산하세요~

  • 3. 황경민
    '06.4.18 12:24 AM

    축하해요..임신 초기에 몸살처럼 아픈 경우들이 많더군요..예쁜 아가가 도시락 많이 먹었나 모르겠네요..도시락도 넘 정성가득이네요..

  • 4. mulan
    '06.4.18 7:02 AM

    작년 봄이 생각나네요.~ 화이팅입니다. !!

  • 5. 까망포도
    '06.4.18 12:20 PM

    와우... 그 와중에도 어떻게 저렇게 맛난 도시락을 만드셨나요? ㅎㅎㅎ...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한입덧'했던 사람입지요. 남자들은 군대얘기로 밤샌다죠? 저는 입덧 얘기로 2박 3일 밤샐 수 있답니다. 히히히... 남은 기간도 몸조리 잘하셔서, 이쁘고 튼튼한 아기 맞이하세요. 소풍도 잘 다녀오시구요.^^

  • 6. 둥이둥이
    '06.4.18 12:31 PM

    건강한 아가....낳으세요^^

  • 7. 초록별
    '06.4.18 1:54 PM

    정말 축하해요
    즐태하시공....건강한 아가 낳으세요

  • 8. 도현엄마
    '06.4.19 12:18 PM

    고생이 많으셨군요.
    남은 시간 건강 잘 챙기시고 순산 하세요.
    예쁜 아기 만나면 모두 잊혀 질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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