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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계란이 왔어요~계란이^^ (소박한 아침밥상)

| 조회수 : 17,009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08-27 13:07:27


엊그제...얻어먹는 최상의 식재료라고 제목을 써 놓고는

82쿡 대문이 열린 중앙에 턱 버틴 이 글귀가 참 민망도 하여서,

오늘은 서로 주고 받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해 볼라 합니다.ㅋㅋ

어제 일주일에 한번씩 받는 먹거리~ 유정란인 계란이 오는 날^^

요즘 빨갛게 익은 고추 수확에 바쁜 이웃사촌님이 돌담 너머에서 나를 부르길래

대답을 하니..."계란이 왔어요! 계란이~~~" 하며 최상의 먹거리 그득한

상자를 건네 주십니다. 하얀 비닐봉지 가득 고추잎을 따서 정리까지 해 주셨네요~ㅎ

어제 참으로 바쁜 날이어서 받은 그대로 냉장고에 직행시키고

그만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오늘 아침엔 뭘해 먹지? 하고 고민하며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하이고..울 이웃사촌님의 정성스런 먹거리가 턱하니 나를 반기네요~!


얼렁 소금넣어 물끓여서 깨끗이 다듬어까지 주신 고춧잎 삶아 건져 꼭 짜서

황석어젓 넣고 다진 파마늘, 깨소금, 참기름, 고추가루 함께 조물조물 무치고

조선호박 반 잘라서 속파내고 조금 도톰이 썰어 청량고추하나 채쳐 넣고,

포도씨유에 볶다가 자하젓으로 간하여 생수조금 둘러 약한 불에 푹 익혀내고,

오이고추 썰어서 혜경쌤님표 된장, 마요네즈에 무치고...

유정란 두개 후라이하고...(다른 때는 이쁘게도 부쳤는 데 오늘은 뽀대가 안 나누만요~ㅜㅡ)

일전에 받아 놓은 고추, 깻잎장아찌 담고 부드러운 맛의 풋고추 씻어 접시에 담아

아침밥상 차려놓고 보니, 세상에나 울집표 반찬은 어제 해 놓은 콩국과 고추장 김치뿐이네요~ㅎㅎ

정말 오늘 아침엔 구세주 만난 듯 너무 반가웠던 이웃님이 건네준 먹거리 입니당!

남편과 함께 아침밥 먹으며 반찬재료를 설명해 주었더만~~

울 남편왈 " 그분들 이사가면 어쩌지?" 헉~~~ @@@@


저는 이제 이렇게 빈상자를 돌담으로 넘겨 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갱상도 묵은지나 아직도 맛을 잃치 않은 나의 김장김치...

선물받은 들기름 그리고 밀감꽃꿀, 아니면 자하젓...그리고 또 보낼 것이 없을 땐

허브 잎새 따서 담기도 하고 새끼친 다육이를 담아 보내기도 합니다.ㅎㅎㅎ 

 

삼복더위에 두번째 이사를 감행한~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바라본 공천포 바다입니다.

효돈마을 주변이 모두 귤밭이었다면,

이곳 공천포는 눈앞에 바다가 펼쳐 지는 곳이얘요~

예전엔 굉장히 유명했다던 검은모래 해변의 공천포였다는 데

이제 쇠소깍으로 그 명성을 빼앗기더니만,

2~3년부터 조그만 까페가 생기고 깔끔한 민박집이 들어서고...

나름 분위기가 좋습니다.

포장이사를 했다고는 하나~

한마디로 이삿짐을 싸가지고 와서 그냥 퍼붓고 가는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요?ㅠㅠ

한달여를 가뭄이 계속 되었는 데

우리가 이사하던 월요일 잠시 1시간여 소나기가 퍼 붓었습니다.

그 시간에 이삿짐을 사다리차로 (2층이어서...)

올리던 중이었는 데 잠시 쉬었습니다.

그토록 가뭄에 왜 하필 우리 이사하는 날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저는 가뭄에 저리 단비가 내리니

이곳에서 참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내맘대로 생각했죠....ㅎㅎㅎ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침실 창가로 해가 떠 오릅니다.

이사하고 3일후에 촬영을 했는 데....


 

파란 하늘에 구름까지 멋진 아침 일출이어서

바라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방천지 정리되지 않은 이삿짐만 없다면

바로 슬리퍼 끌고 바닷가로 나가고 싶었는 데...ㅠㅠ


 

이층 난간 앞에 커단 소나무가 하나 서 있습니다.

멀리 공천포의 집들이 서 있고...

이층을 내려가 100m를 가면 용천수(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민물)가 흐르고

하루에 두번씩 발을 담글 수 있는 데 그 물이 어찌나 차갑던 지....

이삿짐 정리하는대로 매일 그 용천수에 발담그며

올 여름을 보내야겠어요~

 짐정리를 하며 창밖을 보니

숨비소리와 함께 해녀들 물질이 눈에 띄고

잠시후 작업을 마치고 물밖으로 나오길래

하던 일 멈추고 남편과 부지런히 달려 갔더만,

요즘은 소라가 잡히지 않고 보말을 따셨다네요~

보말 본김에 만원어치 달라해서 용천수에 씻어 와서

살짝 삶아 남편과 보말을 까 먹었습니다.

에휴~~그 작업이 보통이 아니더만요^^;;

성질 급한 저는 몇개 까먹지도 못하고...

그래도 남편은 이쑤시개로 잘도 끄집어 내며

이슬이 한잔을 합니다.

제주도라 해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즐기는 방법이 새로운 것 같아요~

중산간과 효돈마을에 살 때는 바다를 바라보기는 해도

바닷물에 발 한번 안 담그었는 데...

바닷가 근처로 이사를 오고보니, 여름을 제대로 즐길 것 같습니다.

만약 제주입도를 고려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제주도에서 어떻게 살고 싶다는 그림아래

사는 곳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맘만 먹으면 바다도 산도 가까운 곳이지만,

생활에 적응하여 살다보면 그 마음먹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아침 동뜨기 전에 내다 본 공천포 바닷가 입니다.

푸르른 빛이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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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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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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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illow tree
    '13.8.27 1:53 PM

    넘 멋지신 곳에 사시네요. 제주도라 정말 꿈같은 곳으로 느껴지네요. 자주뵈요.

  • 제주안나돌리
    '13.8.27 7:05 PM

    이사와서 살기 전에 알던 동네인데....와서 살아보니 더 좋더라구요~!

  • 2. 예쁜솔
    '13.8.27 2:56 PM

    푸르른 빛이 아름다운 아침...

    그리스의 어느 멋진 섬에 사시는 듯...

  • 제주안나돌리
    '13.8.27 7:06 PM

    ㅎㅎㅎ
    제주도에도 이보다 더 좋은 곳이 많이 있겠죠?

  • 3. 강혜경
    '13.8.27 4:14 PM

    그림같은 공천포....해변에서 안나돌리님을 만나고 싶은~~~선선한 가을이 다가오고있네요~
    그냥 막연히...뵙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요~~

    혹시 논짓물...이 가까운곳인가요? 용천수 얘기를 하시니...혹시나 해서요
    불과 지지난주에 다녀온...쇠소깍....새벽에 줄서야지...탈수있다는 배...ㅋㅋ
    추석때가서 타보자고...하면서 발길을 돌렸었는데..

    안나돌리님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아~~언젠가 입도해서 살아야할...난
    저렇게 이쁜 맘으로 살수있을까?~~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해본답니다~

    항상 잔잔한 글들 감사히 잘읽고있습니다~~^==^

  • 제주안나돌리
    '13.8.27 7:11 PM

    엊그제부터 저녁바람이 차갑다고 느끼고 있답니다.
    가을이죠...이젠...

    논짓물이 여기서 차로 30~40분 걸릴 것 같습니다.
    이곳 공천포는 쇠소깍에서 동쪽으로 차로 5분거리 랍니다.
    그 논짓물은 쇠소깍에서 서쪽으로 차로 30여분거리이구요~

    이곳으로 이사오기전에 쇠소깍 가까이 살았고...
    쇠소깍 태우타려고 오시는 저의 손님이 좀 많습니다.ㅎㅎㅎ

    제주도에 입도하실 생각이 있으신가 봅니다.
    이쁜 맘이라뇨? 나이답지 않게 쬐끔 철없는 소녀끼가....ㅋㅋㅋ

    고맙습니다. 댓글도 주시고...
    제주에 오시면 한번 연락주세요~ 차 한잔 하시자구요^^

  • 4. 사하라
    '13.8.27 4:26 PM

    공천포요??? 반가운 지명에 제가어렸을때 백중이면 공천포바닷가에서 백중놀이 하곤 했는데...위미리에서 가까운바닷가죠?

  • 제주안나돌리
    '13.8.27 7:13 PM

    넵...효돈에서 위미리가는 곳에 위치해 있어요~
    정류장 방송은 롯데공장앞이라고 하던데 그곳이 공천포입니다.

    아...! 제주가 고향이시네요~
    이번 칠월 백중에 달무리진 보름달보고 뿅~~갔는 데 백중놀이는 어떤 것인 지
    궁금...궁금 하네요~

  • 5. "찌니호야
    '13.8.27 10:04 PM

    육지에서는
    한시간차타는게
    쉬운데
    제주도에서는
    십분차타고 나가는것도
    쉬이 안되는 요즘이에요
    지난주에 서귀포로 삼박사일 여행가서
    쇠소깍에서 한라봉뷰스도 사먹었는데. .
    가까운 곳이었네요^^*

  • 제주안나돌리
    '13.8.28 8:11 AM

    맞아요~
    우리도 벌써 제주사람 다 되었는 지...
    10분 넘는 거리는 갈등이 생깁니다. 갈거나 말거나...ㅎㅎ
    제주시 넘어가는 것도 정말 큰 맘 먹습니다.
    제주시에 사시나요?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3박4일 여행오는군요~ 오호...
    예전엔 쇠소깍보다 공천포가 훨 유명했다고 하네요~!

  • 6. cactus0101
    '13.8.28 12:02 AM

    아...저 하늘 사진 보는거 너무나 좋아하는데...
    저런 하늘을 매일 아침으로 저녁으로 보실 수 있으시다니
    정말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하늘 사진 자주 올려주세요...
    꽉막힌 아파트 촌에서 대리만족이라도 할래요~~~~

  • 제주안나돌리
    '13.8.28 8:13 AM

    항시 저런 하늘을 보는 것은 아니얘요~
    이젠 습관적으로 눈을 뜨면 동트는 곳을 보곤 하지요^^
    내다보는 재미는 쏠쏠 합니다.

  • 7. simply
    '13.8.28 12:59 AM

    마지막 사진 색감이 마음에 쏙 듭니다..

    자연보다 아름다운 건 사진으로 남은 자연 같아요~

  • 제주안나돌리
    '13.8.28 8:14 AM

    사진찍어 컴에 저장할 땐 이렇게 찍어 놓았다 무얼하누 하는데
    한번씩 찍어 놓은 사진보면 정말 사진밖에 남는 게 없다 싶어요~!

  • 8. 리소모
    '13.8.28 8:23 AM

    바다 사진 너무 고즈넉하네요. 부럽습니다.^^

  • 제주안나돌리
    '13.8.28 3:30 PM

    옛 이름의 퇴색되어 가고 있는 그런 포구인 데
    요즘 활기를 다시 찾고 있는 듯 합니다.

  • 9. 장마물러가
    '13.8.28 12:10 PM

    일출사진 정말 멋져요. 우리집 시골인데 왜 저런 풍경이 안나올까요? ㅎㅎㅎ

  • 제주안나돌리
    '13.8.28 3:31 PM

    고맙습니다.
    구름이 고운 날 해가 떠 오를때 그 햇살을 받으면 멋진데...
    그런 풍광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은 듯 해요~
    우연히 내다본 창문 밖이 멋지길래 서둘러 찍어 보았답니다.^^

  • 10. 손사장
    '13.8.28 2:26 PM

    저도 이사가고 싶네요.제주도....

  • 제주안나돌리
    '13.8.28 3:32 PM

    제주도...한번쯤 살아 볼 만한 곳 같아요~!
    어여 이사오세요~~~!ㅎㅎㅎ

  • 11. 부관훼리
    '13.8.29 10:02 AM

    저리멋진 일출을 매일 볼수있다니 부럽네요~.

    저도 친구가 종종 유정란을 줬는데 그 맛은 정말 어느 슈퍼에서도 찾아볼수없는 그런맛이었죠.

  • 제주안나돌리
    '13.8.29 2:05 PM

    늘 멋진 일출을 보는 것은 아니랍니다.ㅋ

    그쵸?
    계란 비린내 안나고 그맛이 참 고소하더라구요!

    부관훼리님 이렇게 댓글주셔서
    감사해요 먼 이국땅에서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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