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엄마 생신상을 차려 드리기로 했어요.
결혼 10년차.
그동안 시부모님 생신상은 여러번 차려드렸는데. 또 아빠 생신상도 한 번은 차려드렸는데...
생각해보니 젤 사랑하는 울 엄마 생신상만 한 번도 못 차려드린거 있죠?ㅜㅜ
정말 부끄럽네요.
특히 이번에 동동이 출산하고 백일 넘어서까지 집에 계시면서 몸조리 도와주시고 육아도 함께 해주신 울 엄마.
저 낳고 몸조리 잘 못하셔서 평생 고생하신 엄마... 딸인 저 만큼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으셔서 조리원 한달 해주신것도 모자라... 백일 넘어서까지 집에서 도와주신거예요.
정말 끝도 없는 엄마의 사랑이지요. 엉엉.ㅠㅠ
그런 엄마의 생신.
이번 만큼은 꼭 제손으로 차려드리고 싶었어요.
당연히 저 힘들다고 몇번을 마다하셨지만... 무조건 집으로 오시라 했네요.
엄마 아빠와 동생 부부 초대해서 저녁 먹었어요.
그 어느때보다 정성을 다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차려드리려고 노력했네요.
이번 생신상은 한정식 컨셉으로.ㅋㅋ
생신상에 제가 자주 하는것들이 있는데 그런것보다 새로운 메뉴를 많이 시도해 봤어요.
우선... 채썰기 시작.
거의 한시간 넘게 채만 썬 것 같아요.
구절판 할꺼거든요.^^
오이를 시작으로 당근 피망 달걀지단... 버섯, 고기까지...
무념무상으로 채를 썹니다.ㅎㅎ
채를 썰고는 얼마전 지원이에게 합격점을 받은 새송이 떡갈비도 빚어놓고...
댓글로 떡갈비 레시피 물어보신 분들이 계셔서... 레시피 추가햇어요.
우선은... 말씀드린대로 제가 요리할때 레시피대로 계량화 하는 편이 아니라서... 눈대중 손대중 파라.ㅋㅋ
기억 더듬어 알려드리니... 맛 보시고 양념 조정하세요.^^
이런 자신없는 레시피를 보았나.ㅋㅋ
갈빗살 600g 기준으로
양념 - 간장 5큰술. 설탕2큰술. 매실청1큰술. 소금1/2큰술. 맛술2큰술. 생강즙이나 가루 1작은술. 다진 파,마늘2큰술. 참기름2큰술. 후추1작은술.
여기에 빠져도 상관없지만 제가 넣은 것은 배즙이에요. 4큰술 가량 넣었는데 빼도 전혀 상관은 없어요
채썰고... 밀전병도 얌전히 부쳐놓고...이렇게 구절판과 수삼 냉채 준비 완료.
쇠고기 구이도 양념에 재워놓고.
생신상에 어울리는 우아한 도미찜.
맛술과 생강으로 잠시 재워두었다가 대파 깔고 쪄줍니다.
이번 생신상에 구절판과 함께 가장 공을 들인 전복초.
친한 언니의 레시피로...
콩나물 냉채에 이어 전복초까지 언니 레시피 덕 톡톡히 보내요.
요건 죄송하지만 레시피 못 알려드려요.
제것이 아니기에.^^
요즘 전복값이 좀 올랐더라구요.
양식장에 전복들이 폐사 했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가봐요.
안그래도 별로 크지도 않은 전복들이 칼집 넣어 졸여주니 사이즈가...
전복이 오분자기가 되었어요.ㅋㅋㅋㅋ
나머진 바빠서 생략.
이제 상차리기 시작.
식구들 오시기전에 싹 세팅 해놓으려고 바쁘게 움직였어요.
크... 아름다운 구절판.
밀전병에 단호박 가루를 넣었는데 좀 덜 넣었나 색이 많이 안 나왔네요.
자연 식재료의 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처음 해본 전복초.
생각했던대로 잘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생신상의 격을 한단계 올려주는 기품있는 요리 같아요.
저는 싫어하지만 어른즐 좋아하실 메뉴.
닭수삼냉채도 만들어 봤어요.
역시나 엄마 아빠가 너무 맛있다며 좋아하셨어요.
닭수삼 냉채는 유자청 드레싱을 곁들였어요.
예전에 자주가던 한정식 집에 유자청 드레싱 샐러드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으로...
유자청 2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연겨자3큰술.식초1큰술. 매실1큰술. 통깨1작은술. 포도씨유1큰술.
넣고 섞어봤어요.
그냥 간 봐가며 이것저것 가감했어요.ㅋㅋ
매운 주꾸미 볶음은 찐 단호박 속에 담아줬어요.
원래를 피자치즈 뿌려 오븐에 구울려고 했는데... 엄마 아빠는 치즈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 그냥 상에 올렸어요.
도미찜...
비린내 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냄새는 하나도 안 났는데... 식구들이 좀 늦게 오는 바람에 다시 한 번 데웠더니 너무 익혀서 살이 좀 뻑뻑해져서 아쉬웠어요.ㅡㅡ
레몬 깔고 담았는데 예쁘죠?
구절판 하고 남은 재료들 올려줬는데 바빠서 모양이 좀.ㅋㅋ
우리 지원이 젤 좋아하는 바싹 불고기.
지원이는 국물 없이 구운듯한 불고기를 좋아해요.
새송이에 감싼 떡갈비.
그냥 모양 예쁘라고 영양 부추도 좀 깔아 줬는데 우리 식구들은 같이 먹으라고 올린 줄 알고 싹싹 비었다는.
하긴. 몸에 좋은 부추니까 같이 먹는게 좋겠죠?
생신상 이니만큼 잣가루도 솔솔 뿌려주고요...
쇠고기 구이&영양부추 무침.
불고기 양념에 고기 재웠다가 한장 한장 구워주고 사이사이 배를 한장씩 끼워줬어요.
예전엔 사과를 끼웠었는데 배가 고기랑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찹쌀가루 뭍혀 구울려다가 잘 타고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 그냥 구웠어요.
영양 부추는 간장1큰술. 매실 1/2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통깨. 참기름으로 무쳐줬구요.
양파채와 배를 조금 섞어서 함께 무쳤네요.
근데 마트네 한우는 저런 둥근 모양 고기가 없어서 호주산으로 사웠더니 고기가 어찌나 뻣뻣하던지...
아쉬웠는데 그래도 영양부추랑 싸서 먹으니 맛있다고 하셨어요.^^
지원양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잡채.ㅋㅋ
이건 잔칫상에 빠질 수 없는 메뉴죠?
이렇게...
우리 사랑하는 엄마 60번째 생신상을 차려봤어요.
아참. 사진은 못 찍었는데 푸짐한 해물탕도 끓였어요.
국물이 시원해서 다들 맛있게...
예전에 했던 삼색전 삼색나물..이런것들은 과감하게 패스했네요.
어떤가요??
하루종일 주방에서 종종거리며 만든 음식들이에요.
엄마가 좋아하실까? 아빠가 맛있게 드실까? 생각하며 정성으로 만들었어요.
다행히 울 부모님과 동생 부부까지... 음식 하나하나 다 너무 맛있다며 저 많은 음식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다 드셨어요.
그리고...
어떤 분이 예정일이 언제냐고 물어보셔서.ㅎㅎㅎㅎㅎㅎ
벌써 출산하고 집에서 백일상도 차려주고...
이제는 5개월이 되가는데 벌써 이도 나오고 있다고...
우리 지후도 공개합니다.
얼굴도 공개하고 싶어 근질근질 하지만...키톡이라서.ㅎㅎ
백일때는 잔치 안하고 저희 가족과 친정 부모님만 두분 오셔서 식사한거라 음식 거하게 안 차리구요...
그냐 기본 음식에 닭볶음탕 하고..
여기 히트레시피의 쇠고기 토마토 샐러드 한가지 해서 간단하게 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