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오래 살고 볼 일이라더니... 전에 누가 저보고 그러더라구요.
용됐다구요.. ^^;;
텃밭을 하더니 사람이 저렇게 변하냐고요... 인정 100% 입니다.
저는 주말농장하기 전에는 김장도 안하던 사람이었어요.
인간 개조하고 싶어 시작한 10평 주말농장이, 호미 한번 삽 한번 쥐어본 적 없던 사람을
이렇게 변하게 할줄이야...
저처럼 '벌레도 싫고, 요리도 싫고, 밖에 나가 꼼지락거리는 거 다 싫다'는 분들은
어서어서 저를 따라 5평이라도 농사 시작해보세요.
강요합니다! ^^;;
제가 이번 겨울부터 올 봄까지 정말 초죽음이 되도록 바빴습니다.
그래서 여유롭게 글 올리고 뭐할 정신적 여유가 정말 부족했어요.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느긋하게 생각을 해가며 글을 쓰는 것이 사치였습니다.
책을 쓰고 있었거든요. 글 쓰는 게 지긋지긋한데 다른 데 글 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겨우겨우 블러그 유지만으로도 허덕허덕했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82쿡이 이제 바로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네요.
덕택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전에는 외부에 사진 올려서 일일이 다 링크해서 올려야해서 정말 엄두가 안났거든요.
이렇게 바뀐 줄 알았으면 진작 올릴 걸!
링크해서 올린 곳마다 다 사라져서 올린 사진들이 하나같이 액박인데 이제는 그럴 걱정 없겠네요.
오늘은 진작에 올렸어야하는데
<고추장 담그기>
입니다.
친구는 제가 고추장까지 담근다고하니 안 믿습디다.
제 전적을 아니까요. 제가 김장 혼자 한다고 할 때부터 입을 다물지 못했으니 뭐 그럴만하죠.
제 요리법의 가장 큰 원칙은 "쉽고 간단하고 성공율 높고 맛있을 것"입니다.
이 원칙을 벗어나면 안하고 맙니다.
단계 어렵고 복잡하면 안 먹고 삽니다.
그 요리를 기필코 해야할 정도로 제가 먹는 것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라디오 방송에서도 대놓고 공개할 정도로 저는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요리에 관심이 있겠습니까.
그래도 사람이 제대로 살려면 요리를 해야하고, 먹는 것도 즐겨야하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열심히 합니다.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추장을 담갔는데요, 맛있어요!
재작년 12월에 담근건 일년 내내 너무 잘 먹었고, 그래서 올 겨울 1월에 또 담갔습니다.
올 1월, 책 쓰느라 너무 바쁜데 고추장 담글 수 있었던 건, '너무 쉬워서'입니다.
그리고 전에 담그고 남은 고춧가루가 냉동실에 있었거든요..
그걸 써먹야지요.
그래서 담근 것은 <찹쌀매실 고추장>입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담근 건 <보리마늘 고추장>이었습니다.
이 두가지를 다 소개해드릴께요.
둘다 한꺼번에 담그면 더 편합니다.
담그는 시간은 사실 얼마 안합니다.
재료 준비만 해놓으면 20분도 안되어 끝나지요.
<< 찹쌀매실 고추장 >>
고춧가루 (1kg).
메주가루 (300g). 조청
(1kg).
매실액 (500ml ∼ 1kg).
찹쌀가루 (400g +물 1.5리터).
천일염 (300 ∼ 500g).
소주 (800ml +@)
이 양을 다 하면 6.5kg 정도 나옵니다.
조청; 시판 조청 사면 됩니다. 물엿같은 건데 설명서보면 '고추장용'이라고 써있는 것 사시면 됩니다.
메주가루; 역시 팝니다. 대형마트나 방앗간에 가보세요.
고춧가루; 일반 김치담그는 것이 아니라 고추장용은 분가루처럼 곱습니다.
매실액; 없으시면 매실고추장은 안되고 그냥 빼시고 일반 고추장으로 담그세요.
1. 찹쌀가루와 물을 섞어서 잘 섞은 후 약불에 쑤어서 찹쌀풀을 만듭니다.
그리고 식히세요. 전날 만들어놓으면 좋죠.
아니면 찹쌀로 밥을 해서 믹서에 갈아도 됩니다.
2. 이제 시작입니다.
먼저 가루는 가루끼리 섞어주세요. 그러면 한쪽으로 가루가 몰리지 않아요.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부터 섞습니다.
3. 액체끼리 섞습니다. 찹쌀풀에 매실액, 조청 다 섞습니다. (소주는 빼세요)
4. 액체에 가루를 쏟아놓고 섞어줍니다.
그러면 요렇게 됩니다.
5. 천일염을 넣어서 간을 맞춥니다.
온가족이 와서 맛을 보고 가면서 적당한 맛을 만듭니다.
6. 농도를 맞춥니다. 소주를 부어가며 농도를 묽게 만들어줘요.
농도는 초고추장 농도 정도보다 조금 더 굳은 정도가 괜찮은 것 같아요.
시간이 가면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조금씩 더 굳습니다.
하루정도 그냥 놔뒀다가 다음 날 항아리에 담습니다.
다음날 맛을 보면서 한번 더 간을 맞추시고요, 좀 덜 달면 조청, 싱거우면 천일염을
더 넣어서 내 입맛에 맞는 고추장을 담그세요~
완성된 찹쌀매실고추장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익어가면서 더 맛있어지죠.
<<< 보리마늘 고추장 >>>
고춧가루 (
700g)
메주가루 (300g)
물엿 (300g)
보리쌀 (300-500g)
깐마늘 (250g)
천일염 (150g)
소주 (500ml+@) 생수
저는 이 비율대로 하되, 양은 1/2만 했어요.
단, 보리밥을 300g 정도 넣었는데 좀더 넣어도 됩니다.
그래서 2kg 정도 나왔습니다.
1, 전날 불려둔 보리로 밥을 합니다.
그 보리밥에 마늘 넣어서 믹서에 갑니다.
이렇게 됩니다. 보리밥이 들어갔으니 찹쌀풀은 안 넣습니다.
2.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줍니다.
3. 여기에 보리밥과 마늘 간 것을 넣어줍니다.
4. 조청과 소주를 섞습니다. 아무래도 되직~합니다.
5. 그래서 소주를 섞어줍니다.
그래도 매실고추장보다 빡빡합니다.
마지막으로 천일염으로 간하면서 맛을 봅니다.
끝!!!
보리마늘 고추장 완성이요~
너무 쉽죠?
이 고추장은 막 먹어도 맛있어요. 반했습니다. ^^
해가 따뜻한 날 양지바른 곳에 놔두고 햇빛 받아 익게 해줍니다.
원래는 면보를 덮어줘야하는데 바람이 심해서 랩으로 감아버렸어요.
그리고 밤에 베란다로 들여와서 랩을 벗겨줬답니다.
사먹는 고추장보다 훨씬 맛있고 덜 달아서 아껴먹다가 올해 또 담갔어요.
매실효소를 담다보니 매실고추장을 담그게 되네요.
구입재료; 메주가루 1kg . 찹쌀가루 500g. 조청 1.2kg. 소주1병.
2년째 담가보고 전해드립니다~~
올빼미화원입니다.
책 한권 내다가 순직할 뻔 했네요.
좀 쉬다가 2권 쓰러 다시 들어갑니다.
요즘 텃밭에 나가고 있어요.
봄이 늦게 왔지만 봄은 봄이죠.
텃밭에 있으니 제가 계절을 알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