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지방엔 벚꽃이며 꽃들이 죄 떨어지겄네요.
안타까워서 으쩌나?
ㅋㅋㅋ
저 사는 동넨 아직 꽃이 안폈어요.
심술맞은 아짐이예요.ㅎㅎㅎ
어제가 식목일 이었지요?
면사무소 앞에서 4일날..묘목나눔 행사가 있었어요.
꽈배기 줄을 서서 기다려 묘목을 받아왔네요.
금욜 영감 출근전에 재촉해서 새벽부터 나무를 심었어요.
대봉감.매실.자두나무.대추나무.
올핸 네 그루나 주더라구요.
숙제를 마친 아이처럼 신이나서
모두 집을 떠난 시간 바구니 옆구리에 차고
밭으로 들로 동네를 혼자 휘적휘적 돌아댕깁니다.
제 레이다망에 걸리면 모조리 캡니다.
돌나물도 뜯고
달래도 캐고, 냉이도 캐고.
우리 텃밭의 부추밭에 겨울을 난..첫부추가 제법 올라왔어요.
부추도 잘랐네요.
고 옆에 작년에 캐 먹고 남겨둔 쪽파가..참..여리여리한것이
가냘프고 짤딸막합니다.
것두 좀 캤어요. 오늘 비예보가 있었잖아요. 파전 해 먹으려구요.
민들레잎도 있네요.
뿌리는 안 했어요. 요번엔.
동네 노는 밭에 가보니..헐~~우리집 근처랑은 비교도 안되게
뿌리가 긴 씀바귀가 지천이더라구요.
하나를 잡아당기면 서로 연결되어 줄줄이 나오네요.
나 완전 횡재했어! 에헤야디야~~콧노래를 부르고.
저녁시간.
선배랑 술 한 잔 하고 오겠다는 영감에게
햇부추 죄 뜯어서 애들하고 싹 먹어치우겠다고 카톡을 날렸죠.
'쪼금만 남겨주면 안될까?'
'겨울 난 부추는 산삼하고도 안바꾼다던데..남길게 어딨노?'
미안타이~~
그랬더니....약속을 취소하고 막걸리 한 병 사 들고 집으로 왔어요.
부추 먹자고 집에 오는 참..단순무식한 울 영감 되시겄습니다.
집에 온 성의를 봐서 부추 살살 무쳐냈지요.
겨우겨우 한 접시 담아낸 돌나물..ㅎㅎ
꾸득꾸득 말린 조기 사다 저번에 냉동실에 넣어뒀던거.
그놈을 꺼내어
바닥에 마늘대 잔뜩 ..두툼한 메트리스처럼 깔아주고
양념얹어 끓입니다.
저녁밥상입니다.
참..간단하면서도 맛나게 그릇을 싹싹 비워주니
요리(?)하는 보람 있네요.
울 작은 아들이 요 부추무침 진짜 좋아해서
영감이랑 젓가락 싸움질을 해가며 먹드라구요.
하여간 애랑 어른이랑 다를게 뭐야?
저녁밥을 먹고
모두들 tv앞에 앉아 정글의 법칙을 시청하시는데
홀로 외로이 나물 다듬기 들어갑니다.
달래가 겨우 한 줌이네요.ㅎㅎ
씀바귀도 골라내서 다듬구요.
파도 몇 안됩니다.
민들레와 냉이를 함께 나물용으로 다듬구요.
드디어,
오늘이 되었네요.
모두들 집에서 머 먹을거 안주나? 목을 빼고 기다리는데
파전이라도 구워줘야죠.
굴을 듬뿍 넣은 파전 한 판 굽고
막걸리 한 병 따서 마셔줍니다.
굴은 잔뜩 넣었구만..죄 어디간겨?
가출한겨?
아직도 하루가 다 안가고 반나절이네요.
오늘 하루..죙일 주방에서 살아야 할 아짐이네요.
이런 날은 애도 어른도 달달하고 기름지고 바삭하고
머....그런것들만 찾아요.
지금도 렌지에서 뭐가 보글보글 끓고 있네요.
하다못해 간식으로 찐달걀이라도 내 줘야 조용한 하루가 이어집니다.
며칠 전 밥상.
영감이 모처럼 함께 밥을 먹는 날이네요.
이눔의 영감쟁이가 허구헌날 마라톤 연습한다고
지인들과 달리기를 하고 저녁까지 먹고 오는 바람에.
넷이 함께 밥 먹기가..쉽지 않군요.
그래갖고 밥상머리 교육은 언제 시킬라고 그라나?
집에 손님이 많으니
먹고 남기고 간 음식들도 많아요.
이것두 가브리살인가? 궈 드시고 쪼매 남기고 갔네요.
감사히 구워서 같이 먹어줍니다.
요즘 몹시 좋아하는 머위쌈.
마른새우 살짝 마늘넣어 볶아주면 수저로 퍼 먹어야해요.ㅎㅎ
이 날은 애들과 셋이 먹은 밥상이네요.
이 날의 메인은 마늘대 무침과
근대국 되시겄습니다..
제가 근대국 정말 좋아하거든요.
마늘대 살짝 데쳐서 고추장 고춧가루로 살짝 무쳐내면 너무 맛있죠.
알싸한..마늘의 매운맛도 나고.
제가 좋아하는 근대국.
왜 맛있을까요? 무지 맛있어서지요.ㅎㅎ
제 딴엔 애들 생각해서 따로 한 반찬이 버섯볶음 정도네요.
울 둥이 버섯 아주 환장 하거든요.
생색내면서 해주는 반찬입니다.
ㅋㅋ
밭의 머위는..너무 작아서 언제 먹나? 싶어요.
제가 산에서 캐 온 원추리도 너무 작네요.
요놈은 천상 꽃으로 봐야겠죠?
영감을 불러들인 그 부추입니다.
죄 짤라 먹었어요.
한 번 자르고 나면 금방 쑥 자라오릅니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내리고 나면 10센티는 자라요.
정말 거짓말 아닙니다.
제가 너무 잘 먹였나?
영감이 약간의 당뇨수치가 높아져서
요즘 돼지감자하고 아주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허구헌날 돼지감자 씻어서 썰어서 말리고
효소도 만들구요.
그냥 생으로 깍아먹기도 하구요.
아고고고...비님 오시는 날 저두 좀 쉬어야 할텐데
전..어째 더 바쁘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