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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넘치고 또 넘쳐도 좋은 봄^^

| 조회수 : 11,481 | 추천수 : 5
작성일 : 2013-03-25 21:01:01

 

 

남편의 생일날.

직장 다닐때는 맨날 바쁘다는 핑계로

쫌 비싼(평소보다) 곳에서 밥 사주는걸루 퉁치고

내 손으로 겨우 미역국 한 사발 끓여주면

의무를 다 한 것 같은 기분이었죠.

 

나이가 드니..참 미안터라구요.

친정엄마가 없는 형편에도 아빠 생신이 낑긴 주말아침

아빠 친구분들을 모셔와 함께 밥을 먹곤 하던 기억.

울 아빤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을까요?

 

난 한번도 남편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번뜩 들더군요.

작년부터 맘 먹었는데 함께 먹는 식구들이 갑자기 엄청 많아지면서

할수없이 오리고기집에서 대신 밥을 먹고 넘어갔지요.

 

 

 

딴에는 정성껏 차린 생일상입니다.

차돌박이 굽고

세발나물 가운데 놓아주니..차돌박이는 안먹고

세발나물만 죄 주워먹는 울 가족들땜에 좀 웃긴 했지만..

나름 잡채도 하구요.

 

 

 

몇가지 하진 않았지만

너무 과한 것보단 낫다 싶게

모두들 맛나게 먹어주고 남편도 매우 고마워해서..(실은 표현도 안하드라구요.)

그래도..그 맘은 아니까..ㅋㅋ

 

 

 

차돌박이보단 세발나물이 더 인기있었던..ㅎㅎ

 

 

영감 생일이라고 특별히

아주 특별히 피망대신 2개에 3500원 파프리카 손 덜덜 떨면서 주워담아

잡채를 했네요.ㅎ

 

 

미나리는 두부 으깨서 나물하고

 

 

그 비싼 감태도 사다 올려주구요.

 

 

 

생일케이크는 울 둥이가 선물대신으로 사선

지들이 거의 다 먹어치우고.

이번 생일은..조용히 우리 가족끼리 그렇게 지냈네요.

내년엔 친구들 불러다 밥도 같이 먹여주면

남편 기가 좀 더 살라나?

그래 볼려구요.

너무 기 살려주면 안되는디?ㅋㅋ

 

 

 

가끔 혼자 먹는 밥상입니다.

여왕처럼은 아니어도 그지처럼은 먹지 말아야쓰겄다고

다짐을 하면서..

 

 

세발나물과 참나물이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네요.

 

 

드레싱소스를 많다싶게 맹글어놓고

이것저것 찬물에 휘휘 씻어서 소스 부어 와삭와삭 씹어먹으면

봄이 오고 있어요.

 

 

비름나물도 살짝 데쳐주고.

제가 공언한 것 처럼.

세상 모든 봄나물들을 죄 먹어주려고

이것저것 많이도 먹습니다.

비름나물이 참나물과 비스무리한데..맛과 향은 참나물이 낫더라구요.

비름나물은 좀 밋밋해요.ㅎㅎ

 

 

 

 

주말에 쌍둥이아들 앞세워서

냇둑으로 달래 캐러 갔어요.

울 둥이가 저 따라 나물 캐러 가는 일...언제까지 할까요?

중학교가도 할까요?

더 크기전에 많이 데리고 다녀야겠어요.

나물은 쪼매 캐고..물수제비 하느라 시간 다 보내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옆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혼자 뻘쭘히 나물 캐고 있으면 것두 얼마나 웃기겠어요?

 

 

그렇게 캔 달래는 송송 썰어서 달래장을 그득 만들어두고

 

 

달래 된장찌개도 만들어 먹구요.

 

 

 

머위잎을 껍질벗겨 삶아서

달래장에 슥슥 비빈 밥 한수저 푹 떠 넣어 쌈 싸먹으면

누구 향이 더 강한가 내기라도 하듯이..

달래향도 머위향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도 묘하게 어울리는 맛이예요.

 

봄나물이 백가지도 넘던데..그걸 다 먹을라면

한가지에 집중하면 안되는데

모든 나물들이 중독성이 있어요.ㅎㅎ

언제까지가 봄일까요?

여름오기전에 100가지 나물먹기 도전 중이예요.

 

 

오늘 저녁도 영하로 떨어지던데

뭔놈의 꽃샘추위가 망령이 났나 물러날 기미가 안보이네요.

뽀대나게 차려입고 댕기다 감기 걸리십니다.

내복도 아직 벗지 마시고..꽁꽁 껴 입으시고 댕기시와요.ㅎㅎ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드로메다
    '13.3.25 9:53 PM

    헉...제가 좋아하는 식단입니다..세발 나물 사러 가야겟어요..이거 진짜 맛있어요~~~~요즘 살이 뒤룩 뒤룩..나이가 어쩔수 없나봐요...지금도 다이어트 중인데 이건뭐..테러당했어요^^~한국인은 한국 식단이 최고^^~

  • 둥이모친
    '13.3.27 12:24 PM

    세발나물 요즘 중독이네요. 냉장고에서 떨어지질 않아요.
    데쳐도 맛나고 생으로 먹어도 비린 맛 하나도 안나면서 맛있어요.
    다이어트를 왜 봄에 하십니까? 그런건 안드로메다로 보내삐리시고..ㅋㅋ

    봄나물은 많이 드셔도 살 안쪄요. 많이 먹자구요.ㅎ

  • 2. 내이름은룰라
    '13.3.25 10:30 PM

    세발나물양념 어떻게 하셨는지요? 울집에 식구들은 다들 별로라하네요 제가 맛없게무친모양입니다

  • 둥이모친
    '13.3.27 12:27 PM

    저희집이 이상한가요? 양념은.. 데친것은(살짝만 데칩니다.) 소금.집간장.들기름.통깨.마늘로 양념해서 주물주물 해 주고요.
    위의것은 거의 샐러드수준으로 드레싱소스만 만들어서 뿌려 먹는데 둘 다 맛있어요.
    샐러드로 먹는것이 더 나은거 같기도 하구요.
    드레싱소스는...저두 82에서 배우기도 하고..약간 변형시키긴 하는데요.
    (간장2큰술.소금한티스푼.올리브오일3큰술.매실청1큰술.통깨..좀 많이. 마늘갈아서 넣구요.
    통후추 좀 갈아주고.가끔은 바질가루를 넣기도 해요. 식초2큰술 넣어줍니다)
    중요한것은 간장.소금으로 간 맞추고.오일넣고..나머지는 그때그때 변화를 주는 편이예요.
    드레싱 소스 자꾸 만들다보면 이것저것 넣다가 딱 좋은걸 찾기도 하고..겁내지 마세요.
    다 맛있어요.

  • 3. 고독은 나의 힘
    '13.3.25 11:58 PM

    아직 나물류는 넘사벽인 저라서.. 어제도 시장에 가서 파릇파릇한 나물들 보구 고민고민만 하다가 돌아왔는데.. 둥이모친님 글을 보니.. 다시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집니다..

  • 둥이모친
    '13.3.27 12:29 PM

    나물을 준비하시고.
    머릿속에 딱 기본양념만 생각하세요.
    그리고, 꺼내놓고 시작하시면..나물 열가지 무쳐내도 30분도 걸리지 않아요.
    기본양념은 무조건-소금.집간장.들기름.통깨.마늘 이예요.
    소금을 쓰거나 집간장을 쓰거나. 아님반반 쓰거나.
    나머지는..재료 각각의 것들이 제 맛을 변화시켜서 내 주니까 이보다 더 쉽고 칭찬받을 일이 어딨겠습니까?
    많이 해 보세요.

  • 4. 작은언덕길
    '13.3.26 1:31 AM - 삭제된댓글

    둥이들이 나중에 컸을때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한장면이 될거에요.
    엄마 따라 나물 뜯으러 캐러 다녔었다.. 라고.

    둥이 모친님 정말 부지런한신분이라는거 항상 느낍니다.
    저같이 게으른 뇨자.. 저렇게 해먹지는 못하고 숟가락 하나들고 그 상에 끼고 싶군요.ㅎㅎ

  • 둥이모친
    '13.3.27 12:30 PM

    제가 딸을 낳지 못해 늘..속상해했는데 그나마 둥이들이
    나물도 캐러 다녀주고 해서..아직까진 너무 고마워하고 있답니다.
    숟가락은 저희집에 많으니까 언제든 오시면 나물밥상 차려드립니다.ㅎㅎ

  • 5. 안드로메다
    '13.3.26 9:17 AM

    세발 나물 된장소스로 만들어 보세요~마치 샐러드처럼~


    된장 한 두수저 샐러드유 매실 엑기스 식초 그리고 다진 마늘 조금 검은깨나 일반깨를 같이 넣어 갈거나 잘 섞어 드심 맛있어요~

    믹서이에 소스를 갈게 되면 검은깨가나 깨가 갈리면서 왕 고소한 냄새가 아주 뭐..그냥 뭐..코를 막 자극하고 ㅋㅋㅋㅋ

    전 세발 나물에는 드레싱의 개념으로 된장소스로만 무쳐 먹어요^^~

  • 둥이모친
    '13.3.27 12:31 PM

    맞아요. 된장을 넣은 소스도 너무너무 좋아요.
    아주 그냥..뭐..코를 막 자극하고....ㅋㅋㅋ
    ㅎㅎㅎ
    그렇죠. 뭐든 나물만 싱싱하면 최고예요.

  • 6. 굿라이프
    '13.3.26 9:54 AM

    재밌는 글....기다렸습니다^^
    저도 나물좋아하는데..아직 몇가지밖에 못먹었네요.

    근데..세발나물..데치나요? 아니면 생으로 먹나요?^^

  • 둥이모친
    '13.3.27 12:32 PM

    생으로도 데치는 것도 너무 좋아요.
    세발나물은 데치면 약간의 비릿한 내음이 데치는 물에서 나거든요.
    그러니까 다른것과 동시에 데칠때는 젤 마지막에 데쳐주세요.
    위에..안드로메다님 알려주신 드레싱소스 만드셔서 그냥..휘휘 뿌려 드셔도 너무너무 좋아요.ㅎㅎ

  • 7. suni
    '13.3.26 10:17 AM

    차돌박이와 세발나물 무침 레시피 알려주시면 안돼요? 부탁드립니다.

  • 둥이모친
    '13.3.27 12:34 PM

    차돌박이에 세발나물 함께 하는거는 저두 82에서 배웠는데요.
    차돌박이는 마늘과 소금과 후추..맛술에 살짝 재웠다가
    굽고.(기름이 많으니까 키친타올로 기름 제거해주고요)
    양파를 얇게 썰어서 물에 담궜다 물기 빼주고 바닥에 깔고 세발나물을 가운데 소복이 올려요.
    뺑돌려서 차돌박이 담아주구요.
    드레싱소스 만들어서 고기에도 수저로 돌려주시고 나물에도 올려주세요.
    그냥...아주 고급요리 하나 탄생합니다.ㅋㅋ
    차돌박이가 비싸서 그렇긴 하지만..손님접대 요리로 이것보다 빠른거 있음 나와보라고.ㅎㅎ

    드레싱소스는..위 댓글 참고 하시구요.

  • 8. 레사
    '13.3.26 10:28 AM

    와~~ 잡채에 자꾸 눈이가네요~
    저거 한그릇 먹으면 행복할듯....

  • 둥이모친
    '13.3.27 12:35 PM

    잡채는 역시 막 만들고 간볼때 먹는 맛.
    식으면 그 잡채 정말 먹기 싫어져요.
    전..늘 잡채만 따로 먹게 되더라구요.ㅎㅎ

  • 9. 해바라기
    '13.3.26 10:42 AM

    둥이모친님 덕분에 올 봄은 나물을 다양하게 해 먹고있어요
    항상 봄바람처럼 상큼한 글 잘 읽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둥이모친
    '13.3.27 12:35 PM

    그것 참 좋네요.
    해바라기님 봄나물은 살도 안찌니까 많이 많이 드세요^^

  • 10. 윤아맘
    '13.3.26 11:46 AM

    어 감태 어디서 사셨나요 그 귀한것을 ....... 좀 알수 없을가요

  • 둥이모친
    '13.3.27 12:36 PM

    감태를 아시는군요.
    백화점은 이 동네 없어서 모르겠구요. 시장서 샀어요.
    여긴 당진이라 감태가 아주 흔하거든요.
    감태 사시면..냉동보관 잊지마세요.
    상온에 오래두면 눅눅해져서 못 드십니다.

  • 11. 재슈짱
    '13.3.26 1:17 PM

    감태는 가까운 백화점에서도 팝니다.
    저도 작년에 롯데---에서 사서 먹었어요.

  • 둥이모친
    '13.3.27 12:37 PM

    백화점표 감태도 부드럽고 촉촉하고 그렇겠죠?
    여긴..시장에 김만 파는 곳이 있는데 감태가 너무 맛있어요.
    좀 비싸서 ..자주는 못 먹어요.ㅎㅎ

  • 12. 빨간초코
    '13.3.26 3:05 PM

    우리음식 넘 좋아하는데 침이 꼴깍~!!
    봄나물이 아삭아삭 씹혀요..ㅋㅋ

  • 둥이모친
    '13.3.27 12:38 PM

    나물류는 다 맛있어요. 침 삼키지 마시고 시장으로 달리세요^^

  • 13. 커다란무
    '13.3.26 3:07 PM

    부끄럽게도 달래장...한번도 못먹어봤어요..무슨맛일까 몹시도 궁금
    요리못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재료에는 묘한 불안감이 있어서
    늘 같은 요리(?)만 하게 되는데,,

    심히 폼뿌질 받고 갑니다.

  • 둥이모친
    '13.3.27 12:38 PM

    맞아요. 저두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아주 길었답니다.
    달래장은 정말 달래의 향이 너무 강해서..아주 맛있어요.
    꼭 드셔보세요.

  • 14. 루루
    '13.3.27 9:26 AM

    세발나물 머위잎 비름아물 모두 먹어보지 못했어요 이봄 가기던에 먹어봐야겠습니다. 몸이 힐링이 되는 밥상입니다.

  • 둥이모친
    '13.3.27 12:39 PM

    세발나물은 요즘 한참 나오는 중이던데 꼭 드시구요. 비름도 괜찮아요.
    비슷한 종류를 찾으시면 차라리 참나물이 좀 더 낫긴 하구요.
    머위잎은 쌈밥에 아주 최고예요.

  • 15. 라헬
    '13.3.28 2:06 PM

    둥이모친님
    쌍둥이 아드님이랑
    나물캐는 모습 넘 보고 싶어요
    담엔 사진 올려주삼
    키톡요리여왕님들이 죄다 미인이듯이
    둥이모친님도 나물 많이 드셔서 미인이실거얌

  • 둥이모친
    '13.4.2 8:41 PM

    82에서 강퇴당합니다.
    못난이 사진 올려서 눈 버렸다고..모두들 안과 가시면 우짤라고요.ㅋㅋ

  • 둥이모친
    '13.4.2 8:43 PM

    82없인 못살아^^
    저두 맨날 해 먹는 밥이지만..저녁 머할까? 하구 82오면
    번뜩이는 아이디어에..감동받고 필 받아서 주방으로 뛰어갑니다.
    봄나물 많이 드셔요.

  • 16. 장세실리아
    '13.4.1 3:26 PM

    정성쓰레 만든반찬들이네요

  • 둥이모친
    '13.4.2 8:43 PM

    ㅎㅎ
    정성스레 후딱 만든 반찬이기도 해요.
    점점 느는건 속도뿐이라능^^

  • 17. 간장게장왕자
    '13.4.1 3:34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 둥이모친
    '13.4.2 8:44 PM

    간장게장왕자님.
    전 82식구들 닉네임이 너무 재밌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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