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다녀왔어요.
여긴 아직 시골분위기가 많아서
오일장이 어찌나 큰지..
정작 오일장엔 잘 나가지 않아요.
사람이 너무 많고 주차도 힘들어서.
가끔..볕이 좋은 날은 놀러 나가죠.
나가서 영감 손 잡고 꽃구경도 하고
메추리구이에 막걸리도 한 잔 걸치고 말이죠.
장에 갔더니 딸기가 완전 제철인가 들어갈 무렵인가?
장 전체가 딸기시장 같더라구요.
그에 못지않게 봄나물들이 아주~~널렸어요.ㅎㅎ
장바구니 푸는 재미가 쏠쏠해요.
함 풀어볼까요?
시장가면 보따리보따리 엄청나죠.
바퀴달린거 끌고 다니는데도 봉다리를 손에 쥐면
손가락에 쥐가 날려구 해요.
마트생활에 익숙해서 첨엔..멋모르고 마구 집었다가
차에 두 세번씩 왕복하곤 했더랬어요.
지금은? 절대 안그러죠.
딱 가지고 갈 만큼만 사서 ..끌고 들고.
아님 짐꾼을 데리고 다니거나.ㅎㅎ
나물들 위주로 샀구요.
영감생일이 코앞이라 차돌박이 한 팩 사구.
포도도 싸드라구요. 포도도 담고 낑깡도 담고 두부도 한 모 사구요.
고기빼구 21,000원에 몽땅 담았으면..정말 시장이 아직까진 저렴하긴 해요.
뭐든지 천원이네요.
참나물 천원
세발나물도 천원
마흔 넘어가면 원추리를 먹어줘야한데요.
우울증 예방에 좋다나? 우울증 걸릴 성격은 아닌데..그래도 좋은 건 먹어야죠.ㅋㅋ
원추리도 천원
좀 있으면 못 먹게될 매생이도 냉동실용으로
두 팩 담았어요. 매생이도 천원씩.
미나리도 천원.
무슨 천냥하우스도 아닌것이..장바구니엔 온통 천원짜리들이 담기네요.
커단란 스뎅그릇에 물을 팔팔 끓이고
소금 한꼬집 넣어
참나물. 원추리. 미나리. 세발나물 순서대로 살짝만 넣었다 빼기 반복.
너무 깨끗해서 머...씻을것두 없드라구요.
나름 향이 강하지 않은 순서로 데친다고 데쳤는데..모르겠어요.
세발나물은 비릿한 바다향이 나니까 젤 마지막에.
저녁준비하는데 영감이 저녁먹고 온다는 전화받고
양을 팍 줄였더니..세발나물이 좀 적네요.
바구니에 물기 빠지라고 받쳐놓고
기본 양념을 주루룩 꺼내 놓았어요.
들기름,통깨,집간장,마늘빻은거,
고추장,된장,소금
요건 미나리인데 가장 기본양념으로 소금과 집간장 약간씩 넣어 조물조물
참나물 역시..소금과 집간장으로
세발나물은 고추장과 집간장 쪼금 섞어서 조물조물
젤 마지막으로 원추리는 고추장과 된장을 반반 섞어 집간장 조금 넣어
무쳐냅니다.
설거지거리 없이 간단하게 나물 반찬 네가지가 쨘^^
나옵니다.
구운김 담고
아침에 먹던 김치찌개 한 그릇 데워내고
아이들과 셋이 앉아 도란도란 밥을 먹었네요.
아이들에게 나물이름 알아 맞히기 내기를 하고.
젤 맛있는 나물을 순서대로 나열하라니까
큰 아이는 원추리나물을 일들으로 칩디다.
된장향이 나면서 달달하니..아주 좋다네요.
둘째 아이는 세발나물이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톡톡 터지는 느낌이 나면서
좋다구 하고요.
저두 세발나물이 향도 맛도 식감도 최고였어요.
약간 안타까웠던 것은..원추리가 젤 맛은 있었는데..
다른 나물들이 워낙 부드러우니까 원추리가 젤 두툼하니 좀 질기게 느껴져서
일등으로 꼽지 못하겠더군요.
미나리와 참나물도 참 좋았는데
요렇게 나물 한꺼번에 놓고 먹으니 그렇지
하나씩만 놓고 먹으면 아주 인기만점이었을..녀석들이죠.
이 봄이 가기전에 봄나물을 죄 먹어볼 작정입니다.
될지는 모르겠지만..ㅋㅋ
나물들 많이 드셔요.
묵나물은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저런 색감이 안나오잖아요.
봄나물의 푸릇푸릇함이 너무 좋으네요.
좋은 주말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