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운날 일박이일로 화천에 물괴기 잡으러 갔습니다.
이틀동안 투자해서 입장료로 수억을 내다 버리고
물괴기는 달랑 한마리.
것두 울 아들이 잡은거 감사하게 궈 먹고 왔습니다.
감기만 딥따 걸려서는
일주일째 밥만 겨우겨우 해주고 있습니다.
때론 밥도 아들이 합니다.
왜 이러고 살까요?
화천가기전엔 의욕적으로 밑반찬도 만들었습니다.
히트레시피 따라서
2년ㅉㅐ 숙성중인 유자청 넣어서
연근조림도 만들고
우엉을 부드럽게 먹고 싶어서
필러로 죄다 벗겨내어 조렸습니다.
김밥도 싸고 아주 부드러워 좋더군요.
장날 꽁치도 사다가 구워 멕였습니다.
고등어보다는 시래기가 더 먹음직했던
고등어조림입니다.
어느날은 김밥 재료들만 만들어주고
하루종일 아들들 놀이를 핑계삼아
김밥을 싸게 했습니다.
빈둥거리며 받아먹는 김밥이 어찌나 맛있든지
시장에 내다 팔까 궁리 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울 둥이가 닭발구신들입니다.
맨날 닭발타령을 어찌나 해대는지.
장에가서 1kg에 4천원에 땡겨와서는
잘 손질하고
끓는물에 데쳐줍니다. 냄새제거하는 통후추랑 이파리등등 넣고..
건져내어 양념장에 슬슬 익혀주면 그만입니다.
이리 간단한것도 구찮아서 아주 큰소리 뻥뻥치며 해 줍니다.ㅋㅋ
이 날 좀 얄미웠던가? 고추장을 마지막에 한수저 더 넣었더니
아주 매워 죽더라구요.
불쌍해서 식혜 한사발 퍼다 줬네요.
날씨가 풀려서인지 마루에 내놔도 얼음동동이 안되네요.
우씨^^
이게 진정으로 닭발을 사랑하는 이들의 자세입니다.
퇴근하여 돌아온 영감에게도
막걸리 한 사발과 내 줬더니..은근슬쩍 저녁밥이 넘어갔습니다.
국물에 밥 비벼서 한그릇을 후딱 먹어치워주니
완전 땡 잡았죠.
앞으로 닭발을 자주자주 해 줘야 할라나봅니다.
냉동실에 쟁여놓은 것들을 하나씩 꺼내 먹습니다.
봄에 쑥 뜯어다가 삶아서
찹쌀이랑 빻아둔 가루를 익반죽 대충~~까이꺼 해 줍니다.
팬에 기름 널널하니 두르고
앞뒤로 노릿노릿 마구 눌러주며 굽습니다.
딸기 끝물에 잔뜩 사다 만들어둔 딸기쨈은 다 먹고
딸기 시럽이 좀 남았네요.
시럽 팍팍 찍어서 먹어주니 겨울간식으로 제격입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쫄깃쫄깃하고
쑥향도 나면서..봄이 손에 잡힐듯이 가차이..와 있나요?
감기땜에 병원을 네 번이나 가야할만큼 지독하니 떨어질 생각을 안합니다.
저녁에 돼지등갈비 한팩 넣고
잔멸치 한줌넣고
묵은지 두 통이나 넣어 푹 지집니다.
갈비는 저녁에 다 먹어치우고
담날 아침엔 냄비에 김치만 남아있습니다.
커다란 접시에 김치를 담아내고
손으로 죽죽 찢어 울 제비새끼들 밥수저에 척척 올려줍니다.
사진 찍었다고 완전 얼음^^이 되어 버린 아들입니다.
울 아들은 위의 사진이 삭제되고 아랫사진만 올라간 줄 알고 있습니다.
사기꾼 엄마입니다.
감기가 떨어져야 방학동안 아들들
포동포동 살찌워 잡아먹기라도 할텐데...걱정이네요.
간식도 제대로 못해주고
비실비실 거려서 참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