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가 그리울 때...추억의 단술

| 조회수 : 12,942 | 추천수 : 3
작성일 : 2012-06-28 16:22:47

어느핸가...

남편과 지방의 꽤 유명하다는 콩나물국밥집을 갔는데

국밥과 함께 나온 걸쭉한 모주 한잔~

 

남편의 기억 아스라이 먼 그곳....

모주 한잔이 스며들어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부활이 되었나 봅니다.

 

막내 아들 학교 다녀오면

쉰보리밥에 누룩섞어 발효시킨 시큼털털한 보리단술을

어머니가 뉴-슈가를 섞어서 주시곤 했다는데

그걸 똑같이 한번 만들어보라고

철부지 아이마냥 보채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걸 누가 먹는다고...

요즘 세상에 쉰밥은 또 어디있담?

툴툴대는 마눌의 잔소리는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제발 한번만 만들어 달라고 정중히 부탁까지....

 

결국 친정엄마와

요리만능 네이버신의 힘을 빌어

보리밥에 누룩섞어 만들어 보았지만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꼭 먹고 싶다기 보다는

엄마....

저 남자의 엄마가 그리운거였구나....싶더군요.

 

 

 

 

 

이후에 제 나름대로 응용한 우리집의 얌얌이표 단술이

생기게 된 유래입니다.


밥이 남으면 비닐에 담아 냉동에 얼려두었다가

어느정도 양이 모이면 그날이 단술을 만드는 날입니다.

 

전기밥솥 반쯤 밥이 모이면

장*막걸리 한병,

엿기름 2컵(1회용컵).

막걸리병 양 만큼의 생수,

설탕 반컵(1회용컵)

를 섞어서 전기밥솥에 하룻밤 재웁니다.

 

 

 

 


콩밥을 같이 넣었더니 검정콩이 동동 뜨는군요. ㅎㅎ..

밥알이 모두 뜨고

보글보글...

발효가 잘 됐습니다.

 

 

 

 


 

하룻밤 발효된 단술을 베보자기에 넣고 걸러서 걸쭉한 국물을

한번 우그르르르...끓이면 완성입니다.

 

싸늘하게 식힌 다음

유리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마시면 됩니다.

 

누룩을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손쉬운 방법으로 막걸리를 넣었는데

한번 끓이는 과정에서 알콜이 완전 날아가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저가 마셔도 전혀 취하지는 않는답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이 바뻐서 굶고

점심은 도시락을 먹습니다.

그러다보니 퇴근후에 폭식을 하는 습관이 있지요.

 

단술을 만들어 놓고

아침에 한잔을 마시면 엄청 든든해서 점심때까지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요.

그리고 저녁에도 식사준비 전에 한잔을 마시면 폭식을 막아주더라구요.

 

과학적 근거도 없고,

칼로리도 전혀 알 수는 없지만~

저처럼 폭식으로 인한 비만녀에겐 폭식을 자제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살짝 살이 좀 빠졌답니다. ㅎㅎㅎ)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정말 맛있답니다.

식은밥 처리도 할 수 있고,

식구들이 모두 좋아라 하니 82쿡식구님들도

꼭 한번 만들어서 드셔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치기 쉬운 여름철 든든음료로는 단술이 아주 그만이랍니다.

 

 

<꽁지글>

울남편, 엄마가 만들어주던 보리단술보다 맛나다고 좋아합니다~~^^*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얌얌이
    '12.6.28 4:25 PM

    동방생나님의 쉰다리음료를 보니 우리집 단술도 여름음료로구나 싶어서
    얼릉 올려봅니다. ㅎㅎㅎ

  • 2. skyy
    '12.6.28 4:33 PM

    저도 어렸을때 엄마가 자주 해서 먹었어요.
    진짜 안먹어 본지 오래 되었는데....
    그때는 맛이 이상해서 (쉰맛이 나서) 잘 안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리운 맛인것 같아요.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 얌얌이
    '12.6.29 10:40 AM

    설탕이나 꿀, 또는 조청을 가미하면 아주 맛있어요.
    한번 꼭 만들어 드셔보세요~

  • 3. 얼리버드
    '12.6.28 7:09 PM

    어머 너무 반가워요. 울 엄마도 이거 자주 만드셨어요. 특히 여름에는 밥이 잘 쉬잖아요. 오늘 쉰 밥 버렸는데. 근데 엄마는 이제 만드는 법을 기억 못하시나봐요. 먹고 싶다 단술. 임신했을때 뭔지 모르게 먹고 싶은 그 정체를 알수 없는 아득한 추억의 음식들......

  • 얌얌이
    '12.6.29 10:42 AM

    입맛이라는 것이 참 많은것을 기억나게 하곤 하지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추억의 음식들...
    맞아요. 어딘가에 숨어있던 맛의 기억들이죠.

  • 4. 동방생나님
    '12.6.28 8:19 PM

    그렇죠! 얌얌이님~
    마트에서 사다먹으면 편하기도 하지만 첨가물도 많고 돈도 들고
    집에 있는 남아있는 재료로 후다닥 ...그리곤 시간이 만들어준
    효묘음료를 마시고 보니 괜히 건강해진 느낌이예요~

  • 얌얌이
    '12.6.29 10:42 AM

    동방생나님 덕분에 이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많은 분들에게 꼭 만들어 드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음료예요~~~
    동방생나님 감사요~~~~ㅎㅎ

  • 5. 생강나무꽃
    '12.6.28 9:12 PM - 삭제된댓글

    이건또다른 버전이군요ㅎㅎㅎ....해봐야징...사실 저도 남들이 살빠져보인데요. 발효음료 만세!

  • 얌얌이
    '12.6.29 10:44 AM

    누룩 구하기가 쉽지않아서 나름 잔머리 쓴거죠~~ㅎㅎㅎ
    한컵 마시면 굉장히 든든해서 폭식하는 습관을 좀 자제하게 만들어주더라구요~~
    그리고 마시면 마실수록 입에 짝짝 붙어요. ㅎㅎ...

  • 6. 치로
    '12.6.28 9:46 PM

    우리집에서도 할머니가 단술 자주 만들어주셨어요. 단술 맛있죠. 할머니께 그걸 못배운게 참 한이 되요. 이거랑 또.. 우리집표 유과.. 다른데랑은 다른 좀 무거운 맛이었던 막걸리를 넣어 만든 유과였는데요..
    만들어보고 싶네요.
    우리집에 와서 이걸 마셔보고 좋아했던 남편은 부산사람이었는데.. 그동네는 단술이 식혜라서 한참 웃었어요.
    남편은 그런 이야기나 순대에 된장 찍어먹는다는 이야기같은건 한번도 해준적이 없었거든요.^^

  • 얌얌이
    '12.6.29 10:47 AM

    우리나라 전통음료나 음식들이 우리 후대에도 잊혀지지 않고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예요.
    치로님도 한번 만들어 보세요.
    정말 쉽고 간단한 것에 비해서 맛은 정말 좋아요.

  • 7. 꽃이 바람에게
    '12.6.28 10:16 PM

    짧은 수필같아요.

    정말 이게 단술맞네요.

    낯선 맛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데, 아무나 마셔도 거부감없이
    술술 넘어가는 단술일까요? ^^

  • 얌얌이
    '12.6.29 10:48 AM

    달달한 것이 마실수록 입에 짝 붙으면서
    다른 음료와 달리 매우 든든한 마실꺼리랍니다.

    저가 만든 단술에 고추가루,메주가루,소금만 넣어서 섞으면
    고추장이 되는~~~아주 다용도용 단술이예요. ^^*

  • 8. 지니제니
    '12.6.29 11:08 AM

    단술 ...만들어보고 싶네요 . 전 그런 그리움 없지만
    아침 저녁으로 급할때 한잔 먹으면 속이 든든할 것 같네요

  • 얌얌이
    '12.6.29 11:50 AM

    얼음 동동 띄워서 시원하게 드셔도 되구요~
    간단하게 한끼 대용으로 좋구요~
    뭐니뭐니해도 맛있습니다. 먹을수록 자꾸 생각나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 9. 감자부인
    '12.6.29 11:43 AM

    식혜 만들 때는 엿기름을 물을 넣어 체에 거르잖아요.
    근데, 단술 만들 때는 엿기름 가루를 그냥 넣는다 말이죠?.
    나중 베 보자기에 넣어 거르면 밥도 걸러져서 밥알도 다 뭉개지겠네요
    그럼, 단술이 걸쭉한 것입니까?
    저도 만들어 보구 싶어서요.

  • 얌얌이
    '12.6.29 11:55 AM

    엿기름 걸르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아주 좋아요.
    그냥 막걸리, 생수, 엿기름, 설탕(입맛에 맞게) 넣고 섞어서
    전기밥솥에 넣고 하룻밤 재우고~~그냥 고운채나, 베보자기에 넣어서 꼭 짠 다음,
    부그르르...끓이기만 하면 끝입니다.

    미싯가루 탄 것처럼 걸쭉해서 한사발 마시면 정만 든든하답니다.
    아주 쉽고 간단한데 맛이 참 좋아요~~

    예전에 엄마들이 고추장 만들려고 가마솥에 엿기름 고와서 조청만들기 전 단계쯤으로 생각하심 됩니다.
    한그릇 얻어먹으면 정말 맛있었지요.

  • 10. 여유~
    '12.6.29 11:49 AM

    감사합니다 저도 만들어 보고싶네요

    전기밥솥에 보온으로 하나요?

    막걸리는 두종류가 있던 데 어떤걸 넣어야 되는지요.

    생 막걸리? (발효)

  • 얌얌이
    '12.6.29 12:40 PM

    전기밥솥에 보온으로 하룻밤 두면 되구요~~
    저는 그냥 장수막걸리, 일동막걸리... 그냥 슈퍼에서 쉽게 파는 걸로 만듭니다.
    생막걸리가 좀 비싸지요 아마?

    달달하게 만들어서 함 드셔보세요, 아주 맛나요.

  • 11. 희이
    '12.6.29 5:21 PM

    무슨 맛일지 너무 궁금한 처자.. 엿기름은 어디서 사야하는지도 모로는 처자입니다..ㅠ.ㅡ;;
    엿기름은 어디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까요?

  • 얌얌이
    '12.6.29 6:35 PM

    엿기름은 슈퍼에 가면 팝니다.
    동네 방앗간이나 떡집에서도 팔구요~~~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

  • 12. 감자부인
    '12.6.30 12:35 PM

    얌얌이 님!! 상세히 설명 해 주셔서 넘, 넘 감사합니다.
    이 방법으로 고추장 담기를 할 수있다 하셨는데, 혹시 찹쌀 또는 보리 밥을 해서
    이 방법으로 고추장 담기 한다면 멥쌀로 삭히는 것과 동일하게 잘 될런지요.
    이리 간단한 방법으로 해도 고추장의 깊은 맛들 낼 수있겠죠?

  • 얌얌이
    '12.7.3 8:59 PM

    보리쌀은 몰라도 찹쌀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삭혀서
    고추가루, 메주가루, 소금을 넣고 버리면 찹쌀고추장이 됩니다.
    양은 후리후리하게 반죽하고, 달달한 고추장을 좋아하시면 조청을 좀 첨가하면 되구요,
    마지막으로 소주를 좀 넣어주면 혹시라도 고추장 위에 피는 꼼따지(곰팡)를 예방할수 있어요.
    메주가루를 넉넉하게 넣어서 오래 삭히면 고추장은 깊은 맛을 낸답니다.

  • 13. thotholover
    '12.6.30 11:00 PM

    막걸리 대신 누룩을 사용한다면 양을 얼마나 넣어야 할까요?
    맛은 모주랑 많이 비슷한가요?
    제가 워낙 모주를 좋아해서 몇 년 전 인터넷을 샅샅히 검색했었는데 레서피를 못 구했더랬어요.
    모주와 맛이 비슷하면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

  • 얌얌이
    '12.7.3 9:02 PM

    양을 어떻게라고 꼭 집어서 말씀드리기가 좀 애매하네요.
    누룩과 밥을 섞을때 (1:2)쯤이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저가 계량에 좀 약합니다. ㅋㅋ..

  • 14. 감자부인
    '12.7.4 10:48 AM

    소중고 귀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알려 주신대로 고추장을 담궈 보겠습니다.~^^

  • 15. 윤마미
    '12.7.18 12:07 AM

    맛있어 보이는데, 혹시 밥솥에 술냄새가 배이거나 하진 않는지 궁금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 코코몽 2024.11.22 1,043 0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34 ··· 2024.11.18 8,354 4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28 Alison 2024.11.12 11,695 5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9,301 2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7,407 2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5 백만순이 2024.11.10 7,996 2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245 4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362 2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9,700 4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284 6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299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9,918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109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455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07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08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054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9,993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01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434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5,976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32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162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09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789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431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392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53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