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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추억이 깃든 음식 - 마지막 편.

| 조회수 : 11,344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02-27 09:40:22

안녕하세요!

엄니와 함께 했던 추억이 깃든 음식으로 2월 한달간 키톡을 찾아온 국제백수입니다.

'꾸벅'

오늘을 마지막으로 추억음식을 올리려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머니의 성품과 내력이 그 아들들에게 전해지고, 또 그 아래 자녀들에게 생김새와 전설이 전해지듯 그렇게 이어오고 이어갈 우리 음식들의 이야기는 계속 되겠지요.


제가 아주 어릴때 부모님께서는 닭을 키웠습니다.

4살때는 닭똥을 밟아 미끄러져 뇌진탕에 걸려 부모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했던 기억도 있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위해 닭 한마리마다 주사놓기 편하게 다리나 날개를 잡아 드리던 일등등...

집안 소소한 일부터 짜증내지않고 즐겁게 도와드렸던 일들이 생생합니다.

제가 그렇게 닭하고 친(?)한데 우리 아이들도 그렇더군요. ㅎㅎ

아니 요새 아이들은 치킨을 다 좋아하긴해요.ㅋㅋㅋ

엄니가 해주신 닭도리탕이 정말로 맛이 있었습니다.

또 제가 어릴때부터 직접 해먹던 것이기도하구요.


어느집이나 미역국을 끓여드시는데 제게는 그리 입에 맞지않은 음식입니다.

미역은 다 골라내고 고기와 국물만 먹었었죠.

엊그제 작년에 담근 국간장을 걸러 떠냈습니다.

색도 여느 국간장보다 진했지만 맛이 좋았습니다.

미역국은 간장맛이지요.

그래서 오자마자 미역을 담가놓고 다음날 아침에 끓였습니다.

곰솥으로 한솥...꼬리꼬리한 간장맛도 없고 깔끔하고 아주 맛있게 끓여졌더군요.

울엄니가 이 간장맛을 보셨더라면....

아들이 끓인 미역국을 드셔보셨더라면......

그 대답을 21살 딸에게서 듣습니다.

아주 맛있다고... 할머니께서 드셔봤으면 아주 맛있다고 하셨을꺼라고.....


그냥 음료수 한 잔 같기도 하지만 여러 사연이 있기도 합니다.

지금 사진을 보시는 님들께서는 어떤 음료수 같으세요??

바로 콩입니다.

그것도 우리 민족이 5천년을 함께한 이 터전을 고유 원산지 삼아 지금도 가끔 미기록종이 발견되는 서목태(쥐눈이콩,약콩)입니다.

해독성분이 강해서 예로부터 한방에서 많이 써왔죠.

제가 전에 포스팅한 글에도 설명을 했었습니다.

윗 사진은 약콩 껍질에서 추출한 원액입니다.

제가 콩과 관련한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만 키톡에서는 좀 그렇네요.

하여튼 울엄니께서 이 빨간 약콩 원액을 희석해서 드시면서 말기 암환자라는 모습은 별로 없었어요.

병원에서는 최대 3개월이라고 했지만 1년 조금넘게 계셨고 20여년을 고생시키던 골다공증도 정상이셨고 특히나 많이 안좋으셨던 시력이 평소에는 돋보기를 안쓰실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제가 좀 더 일찍 연구하고 계발해서 드시게 할 껄........

울엄니를 대하던 마음으로 가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제가 원래 잔소리 한마디 없었는데 말이죠.ㅎㅎ

그래도 그런 잔소리를 사랑인양 여기며 잘 받아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또 그렇게 내려가는 모양입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앙
    '12.2.27 10:06 AM

    콩의 효능에 대해 새삼 확인하게 하시네요. 모친에 대한 추억으로 애잔하긴 했어도 늘 좋은 공부거리 였습니다. 자주 뵙게 되기를...

  • 국제백수
    '12.2.27 12:16 PM

    네. 홍앙님!
    콩의 효능에 대해서는 약 절반에 못미칠정도로 밝혀졌고 또 앞으로 연구를 많이해야합니다.
    저의 연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데요.
    지금은 식품과 화장품원료까지 와서 완제품도 출시했구요.
    의약품 개발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되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가끔 올리겠습니다.

  • 2. 꽃게장
    '12.2.27 10:38 AM

    색깔이 저리 이쁘다니 놀랍네요
    눈팅만 하다 원액만드시는법좀 배울려고 처음으로 글남깁니다
    부탁드려요

  • 국제백수
    '12.2.27 12:18 PM

    콩에서 안토시아닌을 분리하고 C3G(시아니딘 글루코오스)까지 추출하는 단계입니다.
    간단히 하실 수 있는것은 아니고 전문 장비들을 사용해요.
    나중에 장비 사진들이랑 같이 올려볼께요.

  • 3. 딩딩
    '12.2.27 11:18 AM

    미역국.. 만만하게 끓이지만
    집간장 맛이라는 말씀에 고개 끄덕이며 좌절.. ㅜㅜ
    추억의 음식 그동안 잘 봤습니다..!

  • 국제백수
    '12.2.27 12:19 PM

    딩딩님!
    주소 쏘세요.
    ㅎㅎㅎ

  • 4. 부관훼리
    '12.2.27 11:43 AM

    추억의 음식을 재현하실수있는 능력이 있으시니 대단하십니다.
    전 어릴때 아버지가 만드신 이북식순대맛이 그리운데 어릴때 먹은지라 재현이 안된다는... ㅠㅠ

  • 국제백수
    '12.2.27 12:22 PM

    제가 전에 뉴욕가서 그로서리에서 물건을 샀는데 제 억양을 보고 남쪽에서 왔냐고 대뜸 물어보더군요..
    ㅎㅎ 그 새 조지아 촌놈 억양이 베어서.ㅎㅎㅎ
    몇년전에 평양을 갔었는데 평양냉면하고 순대가 인상적이더군요.
    한 번 만들어봐야겠습니다.

  • 5. 꿈돼지
    '12.2.27 12:48 PM

    닭도리탕이엄청맛나보여요....어쩜요리를그렇게잘하세요?

  • 국제백수
    '12.2.27 2:04 PM

    요리야 그냥저냥해요.
    혼자서해도 30~40명분은 뚝딱한다는.....
    설거지가 힘들어서 그렇지....ㅎㅎㅎ
    고맙습니다.

  • 6. 달해
    '12.2.27 3:34 PM

    미역국!
    저도 엄마한테 간장을 얻어 쓰거든요
    엄마가 아직까진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그시기 때문에...
    엄마 국간장이 없었으면 미역국을 제가 지금처럼 좋아했을까 싶을 정도예요
    갑자기 엄마 보고프네요

  • 국제백수
    '12.2.27 7:51 PM

    달해님!
    짬짬이 시간내셔서 어머님께 배우셔도 좋겠네요.
    부럽단.....

  • 7. 지니이뿌이
    '12.2.27 7:45 PM

    콩 음료 빨간게 엄청 맛잇을것같아요
    오또케 빨간색이 나오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
    가르쳐달라고 할려다가 댓글보고 좌절 ㅋ
    매실이나 타먹어야겠다능

  • 국제백수
    '12.2.27 7:56 PM

    ㅎㅎㅎ
    맛보다는 효능이 정말 좋습니다.
    뭐 맛도 음료로 개발(제형)이 끝났고요.
    언제든지 시장상황이 맞으면 출시 가능해요.
    단지 가격이 좀 비싸다는.......
    고온의 증기나 끓이지않고 제균필터로 걸러내는 과정을 걸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산이 된다면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죠.
    조금 기다려보시란.......ㅎㅎ

  • 8. J
    '12.2.27 10:55 PM

    맛있는 간장이 음식맛을 좌우한다는게 나이들수록 느끼겠어요. 특히 국 끓일때......
    정갈한 솜씨 빨리 보여주세요

  • 국제백수
    '12.2.28 7:00 AM

    네. 그렇치요??
    미역국 쇠고기무국, 토란국 등 국끓일때와 시금치나물 숙주 곰취 나물 등에는 집간장이요,
    얼큰한 찌개류에는 찹쌀고추장이나 특히 감고추장이 으뜸이고,
    새콤 매콤하게 무쳐내는 비름나물이나 미역무침등에는 유자향이 은은한 유자고추장.
    거기에 청국장과 구수한 된장, 쥐눈이콩으로 만들어 톡 쏘듯 맛있는 막장,
    마치 진한 다크 초콜렛의 여운이 남는 전통 숙황장.
    그리고 뚜껑을 열면 과일향이나는 향장.....

    뭐 이정도 장류를 갖춰놓으면 못할 음식이 없겠죠??

  • 9. 바람처럼
    '12.2.28 2:43 AM

    국제백수님,
    가끔 댓글에서 볼 때 중년 여성인줄 알았는데 남성이셨군요.
    아, 그런데 음식 솜씨가 탁월하시네요. 원래 요리사 출신이셨는지........
    집에선 부인께서 행복해하실 것 같습니다. ^^

  • 국제백수
    '12.2.28 7:18 AM

    네. 바람처럼님!
    용띠클럽 남자입니다. ㅎ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원는지.....
    요리사 출신은 아니구요. 돌아가신 엄니께서 음식을 잘하셨어요.
    그런데 맛있게 만들어놔도 먹어줄 사람이 그리 많치않네요. ㅎㅎ

  • 10. 바다사랑
    '12.2.28 12:50 PM

    어머나 그동안 여자분인줄 알았는데..
    놀라워요..
    콩의성분도 놀랍구요..
    진심 느껴보고싶네요 콩의성분을!
    제품출시되면 82쿡에도 알려주시와요^^

  • 국제백수
    '12.2.28 5:48 PM

    네~
    중년이 되면 여자나 남자나 크게 구분할 필요는 없는것 같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 11. 바람처럼
    '12.2.29 10:53 PM

    국제백수님,
    자유게시판과는 달리 줌인 줌아웃과 키친토크에서는 원글님들께서 일일이
    답변 댓글을 달아주시네요. 지난번, 줌인 줌아웃에 올린 ‘클래식 명곡’ 의
    댓글에 감사 댓글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남자가 부엌이나 주방을 출입하게 되면 흔히 비하해서 하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님의 어머니께서는 그런 면에 대해서는 관대하셨나 보지요?

    작품 중 약콩 껍질에서 추출한 원액을 보니, 요리사는 ‘연금술사’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런 독특한 기술은 어머니로부터 전수 받으신 것이 아니고
    순전히 스스로 터득하셨나보지요? 어떤 용도로 사용하게 되는 거지요
    색깔이 포도주처럼 참 아름답습니다. ^^

  • 국제백수
    '12.3.1 9:13 AM

    댓글에 단 링크가 깨지네요.
    키톡에 제 닉네임으로 검색하셔서 '콩(메주)이야기-12 음식의 한계를 넘어서-약콩!!'을 보시면 됩니다.

  • 12. christina
    '12.2.29 11:06 PM

    남자님 혹시 젓갈에 대한 호감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그라고 여기는 메주콩이 없어서 그러는데 완두콩으로 메주를 만들면 완전 엉뚱한 맛이 나올까요?
    일단 반되 만들어 놓았어요 보름 되었습니다 유럽이라 습도가 전혀 없어서 곰팡균이 생기지 않고 너무 깨끗하게 말라있어요

  • 국제백수
    '12.3.1 9:07 AM

    christina님!
    외국 친구들중에 christina들(?)이 꽤 있어서요...ㅎㅎ
    반갑습니다.
    제 딸아이도 같은 이름을 쓴다는....

    댓글주신 내용이 제가 젓갈을 얼마나 요리에 쓰는지 여쭙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제 외가가 전남 강진입니다.
    그러니 토하젓부터 시작해서 멸치젓 꼴뚜기젓 새우젓 등등등.
    지금도 50여년 전부터 이어져온 멸치젓과 새우젓이 있습니다.

    완두콩으로 메주 만들기는 힘들것 같네요.
    성분자체가 메주콩보다 단백질이 적어요.
    아마 만들어놓으신것이 그냥 마르기만하기가 쉬워요.
    공기중에도 메주를 만드는 곰팡이균이 있는데 쉽지 않을겁니다.

  • 13. christina
    '12.3.1 9:01 PM

    유럽에서 젓갈을 담아 먹을 수는 없을까요?
    크리스티나는 우리 아이와 저랑 친하게 지낸 미국출신 여선생님입니다
    순수하고 착해요
    저는 촌스러운 미숙입니다

  • 국제백수
    '12.3.1 9:24 PM

    그러시군요.
    유럽 어디신지는 모르겠으나 영국같은 경우 뉴몰든 지역에 한인마트가 많구요.
    독일쪽에도 있어요.
    직접 담그실 경우에는 프랑스에서 멸치가 잡히고(전에 현지에서 담근적이 있지요) 유고나 우크라이나 인근 해역에서는 이름은 까먹었는데 멸치보다 조금 큰게 잡히고 또 유럽사람들이 많이 먹는 청어로도 젓갈을 담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지역 수산시장에 나가서 알아보세요.
    소금은 천일염이 좋은데 유럽은 꽤나 비싸더군요.
    어느정도 감안하신다면 암염으로도 다습니다.
    우크라이나 장코이에서 암염으로 담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쪽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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