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금’이 대통령 사진엔 후한 인심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8.05.12 01:14 | 최종수정 2008.05.12 10:12
[중앙일보 최상연] 청와대 여민관(비서동)엔 9일부터 정오만 되면 1시간 동안 전등불이 한꺼번에 강제로 꺼진다. 에너지 절약이 이유인데 무기한 계속될 예정이다. 불평하는 비서들에겐 "블라인드(햇빛 가리개) 올리면 업무에 지장 없다"는 대답이 돌아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절약 강조에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수입 좋던 최고경영자(CEO) 시절에도 주메뉴가 삼겹살 회식이었다. 현대건설 회장 땐 국회의원들 손에 이끌려 호텔 바를 찾았다. 술자리가 끝난 뒤 "술 한 잔이 쌀 한 가마니 값(당시 8만원)인데 왜 그런 술(발렌타인 30년)을 먹자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두고두고 혀를 찼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그런 태도 때문인지 청와대 영빈관 만찬 테이블에 주로 오르는 술은 소주 아니면 맥주, 아니면 둘을 섞은 '소폭'이다. 대통령 당선 후 탕수육 하나 없이 자장면과 짬뽕만으로 진행된 첫 가족모임 얘기도 화제였다.
청와대 본관의 기둥은 22m 높이다. 천장이 높아 1개 층이 거의 3층에 육박한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 대통령은 2층 집무실을 항상 걸어서 올라간다. 운동을 겸한 것이지만 몸에 밴 '절약정신'이 더 큰 이유란다. 과거엔 현대 본사 6층 자신의 사무실도 계단을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이런 '왕소금 대통령'에게 후한 게 하나 있다. 사진 인심이다.
오찬을 위해 본관 집무실에서 관저로 향하거나, 관저에서 여민관으로 이동할 때 관람객을 만나면 이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사진을 함께 찍는다. 그런 뒤 "사진 나오면 꼭 부쳐주라"는 말을 거르지 않는다. 청와대 행정관 300여 명에게 임명장을 주며 한 사람씩 기념 촬영을 했는데, 촬영 시간만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지난달 25∼26일 한나라당 낙천·낙선자, 재외 공관장과의 만찬 땐 496명과 부부 동반의 개별 사진을 찍었다.
반드시 인기 관리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그는 서울시장 때도 외국인 방문객과 만나면 사진을 찍고, 면담이 끝날 무렵 기념 사진을 선물로 줬다. 외국인들은 '디지털 코리아'라며 반겼다. 거기에다 눈이 작은 편인 이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 서면 눈을 크게 뜬다. 그는 최근 "사진 촬영 때 자꾸 웃으라면서 눈 좀 크게 뜨라고 한다. 나는 웃으면 눈이 감기는데, 웃으면서 눈을 크게 뜰 재주는 없다"고 농담한 적이 있다. 문제는 크게 뜬 눈에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다. 의료진은 실내에서 연속으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는 눈에 부담을 많이 준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앞으론 임명장 수여식 때 부부만이 아닌 가족과 함께 사진 촬영할 것을 검토하라고 최근 지시했다. 가난의 기억이 사진 집착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그의 현대 입사 이전 사진은 졸업 사진을 포함해도 10장을 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첫 월급으로 구입한 것도 라이카 카메라였다. 녹음이 우거진 청와대 관람길에 대통령을 만나면 함께 기념 촬영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닌 듯싶다.
최상연 청와대 출입기자 < choisy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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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을 판... 최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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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금’ 이대통령 사진엔 후한 인심
토나옴 조회수 : 780
작성일 : 2008-05-13 01:19:00
IP : 58.102.xxx.7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5.13 1:23 AM (210.205.xxx.234)누가 저치랑 사진찍고 싶다고 접근해서 미국산 쇠고기 입에다 쳐넣어줬으면 좋겠네요
2. 오마나~
'08.5.13 1:45 AM (58.229.xxx.114)그래서 2002년 히딩크 명예시민증 수여할 때, 아들 따로 불러 사진찍게 했답니까?
발렌타인 비싼건 아셔도 명품핸드백이랑 시계는 못알아보시는 모양이지요?
참, 잘나셨어요~3. ㅋㅋㅋㅋㅋㅋㅋㅋ
'08.5.13 1:47 AM (125.186.xxx.132)역시 중앙일보네요,...명품핸드백이랑 시계는 어디서 뇌물로받은거아닐까요 ㅋㅋ
4. 그래서
'08.5.13 4:49 AM (121.140.xxx.92)부인이 보석밀수 했냐? 것도 발가락에 끼워서...
5. ㅋㅋㅋ
'08.5.13 11:25 AM (211.202.xxx.150)발렌타인 비싼 건 아시면서 아들녀석이 신었던 50만원 넘던 쓰레빠는 몰라보셨나봐요.
마눌님 발가락에 끼고 들어온 보석도 모르시고....
참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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